
지드래곤(GD)의 이름이 새겨진 제품을 사기 위해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에잇세컨즈' 명동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위기 탈출을 위한 회심의 승부수를 띄웠다. 토종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에 모든 것을 걸고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최종병기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삼성이 '에잇세컨즈'에 전사력을 집중하는 것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도 있지만, K-패션의 불을 지피는 선봉장이 되어 한국 패션의 르네상스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행보를 보면 이서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자금·상품·유통·글로벌 등 모든 면에서 회사의 핵심역량을 '에잇세컨즈' 한 곳에 쏟아 붓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각오가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은 '엠비오'를 비롯 '로가디스 그린' '로가디스 컬렉션' 같은 남성복 브랜드와 핸드백 브랜드 '라베노바'의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혀 유통가를 놀라게 했다. 대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에잇세컨즈'에 올인,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K-패션의 리딩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올해로 론칭 4년차를 맞는 '에잇세컨즈'는 그동안 토종 SPA 브랜드의 자존심이 되겠다는 명분에 걸맞지 않게 기대 이하의 성적표로 실망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경영진이 드디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GD)을 전속모델로 기용하고 한국과 중국시장 마케팅 공략에 나섰다. 이어 명동에 위치한 4층짜리 '빈폴' 종합관을 '에잇세컨즈' 명동 2호점으로 바꿔 오는 9월 30일 리뉴얼 오픈하고, 같은 날 상하이 화이화이루에 4000㎡(1200평) 규모의 '에잇세컨즈' 증국 1호점을 동시 오픈할 예정으로 막바지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 또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관에 입점돼 있는 360㎡(108평) 규모의 '에잇세컨즈'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기존 상품 구성에 스트리트 브랜드와 동대문 바잉 상품을 보강해 오는 10월 6일 그랜드 오픈할 계획이다.
'에잇세컨즈Ⅹ지드래곤' 콜래보 라인 심볼 |
◇패션부문 본사를 동대문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에 힘을 실어주듯 최근 들어 사업부 내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 군데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지드래곤 모델 기용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폭넓은 팬 층을 거느리고 있는 지디 마케팅에 60억원을 집중 투입하고, 지디 상품만 250억원 어치를 별도 준비한 것이 상승 반전의 기폭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올 6월부터 상승세에 발동이 걸리더니 8월에는 매출이 75% 증가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는 론칭 4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드래곤의 이름이 새겨진 모자·티셔츠·점퍼 등을 사기 위해 중국에서 온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면서 하루 매출이 2억원을 상회하는 것을 보고 'GD효과'를 실감했다"며 "온라인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지난 8월 매출이 전년대비 무려 600%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에잇세컨즈'의 의욕적인 행보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의 3대축인 'SPA·중국·온라인'에 최적화된 미래지향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당초 잡아놓은 올해 30개 매장에서 1500억원 매출 목표는 초과 달성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은 핫한 스트리트 브랜드와 트렌디한 동대문 바잉 상품으로 콘텐츠를 보강해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현대 신촌점 '에잇세컨즈' 매장의 리뉴얼 성적표가 좋게 나타날 경우 업무 효율화를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를 아예 동대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잇세컨즈' 모델 지드래곤 |

'에잇세컨즈'는 올 F/W 시즌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 '노나곤'과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스트리트 감성을 반영했다. |
김우현 기자
wh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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