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의 주역 사업 가운데 하나인 면세점 사업은 오는 26일 롯데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입구. |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 롯데 그룹의 핵심 경영진들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현재 그룹 경영에 필요한 주요 의사 결정들이 중단된 상태다.
이같이 롯데 그룹의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핵심 계열사들의 사업 방향이 불투명해면서 그에 따른 주력 사업들의 어려움도 하나 둘 커지고 있다. 특히 6개월 영업 정지 명령을 받은 롯데홈쇼핑 사업과 특허권 입찰에서 떨어져 문을 닫게 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오는 9월 28일부터 6개월 동안, 하루 6시간씩 영업을 정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4월 채널 사용 재승인 과정에서 납품비리로 형사 처벌을 받은 임직원 수를 신헌 전 대표 등 2명을 고의로 누락해 과락을 면했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롯데홈쇼핑의 프라임타임 6시간인 오전 8~11시, 오후 8~11시의 영업 정지는 홈쇼핑 사업자로서는 치명적이다. 프라임타임은 롯데홈쇼핑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연간 매출 3조1000억원 가운데 50%, 6개월이면 775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큰 매출 손실은 협력 업체와 고객의 이탈 현상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여 손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프라임타임 때 협력업체 매출은 이 시간대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홈쇼핑과 거래하는 업체 수는 전체 800여 개, 중소기업은 이중 500여 개에 이른다. 롯데홈쇼핑의 징계로 전체 협력업체에 중소기업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지난 8월 초 영업 정지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본안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이후 지난 9월 6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영업 정지 처분을 당분간 면하게 된 것. 일단 법원의 이번 인용은 롯데홈쇼핑과 함께하는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직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니다. 최종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다.
롯데의 이러한 어려운 난국 상황이 이어지자, 일부 회사들은 한편으로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를 기회로 삼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TV 커머스 사업을 출범시키며, 차세대 홈쇼핑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7월 T커머스 사업자인 '드림커머스'를 인수했다. 이후 2015년 11월에 드림커머스가 신세계티비쇼핑으로 출범할 당시 시장에서는 신세계티비쇼핑은 결국 TV홈쇼핑 사업을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여기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번 신세계티비쇼핑과 롯데홈쇼핑의 영업 정지로 롯데 협력업체들의 이탈로 인해 별도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반영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것.
이에 신세계티비쇼핑은 롯데의 영업 정지 프라임타임 6시간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롯데의 고객들이 타 홈쇼핑 방송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고, 자사 신세계티비쇼핑 방송으로 고객들을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에서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롯데홈쇼핑의 영업 정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결국 시장에서는 롯데홈쇼핑이 퇴출되면 그 채널을 이어받을 곳은 신세계가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이달 26일 종료
롯데그룹의 또 하나의 치명타가 롯데월드타워 내 면세점의 영업 종료다. 오는 9월 26일이면 사실상 문을 닫는다. 공식 영업 종료는 30일이지만 일반 고객 대상 판매는 26일까지다. 한때 재승인을 받아 면세점을 다시 열 것이라고 했지만 롯데그룹의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다가오는 연말에 있을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4곳에 대한 특허 신청에 참여할 계획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7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0여 억원 횡령과 네이처리퍼블릭 등 롯데면세점 입점 업체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재판 중에 있다. 이처럼 신 이사장이 롯데면세점 관련 불법 혐의로 재판 중에 있는 상태에서 롯데면세점의 추가 특허권 부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의 면세점 사업이 안개 속에 갇혀있자, 기존 면세점 사업자와 신규로 이 시장에 뛰어 들고자 하는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면세점 신규 특허 선정에 기존 사업자 외에 신규로 현대백화점, 이랜드, 패션그룹형지, 한국패션협회 등이 참여했었다. 여기에 오는 연말 면세점 사업자 특허 신청에 일각에서는 CJ그룹도 신규로 뛰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이번 사태를 업계가 환영할 리는 없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이 흔들리면서 커다란 기회로 찾아온다면 이를 마다할 기업이 없는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조심스러워하면서 한편으론 남 주기 보다는 자신이 갖고 싶어하는 냉혹한 기업의 생태계가 이번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 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김성호 기자
k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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