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들이 온라인 채널 확대를 통한 신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재치있는 문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SG닷컴 CF의 한 장면 |
#_ “아 추워. 코트 하나 ‘쓱’ 해야겠어요.”
최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CF가 하나 있다. 바로 ‘SSG닷컴’의 광고. 화려한 색감의 배경과 톱스타 공유와 공효진의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이 CF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이 주고받는 무미건조한 어투의 대사에 있다. 신세계의 통합몰 SSG를 내밀며 어떻게 읽어야 하냐고 묻는 공효진에 공유는 ‘쓱’이라 답한다. 수긍한 공효진은 이내 “코트 하나 쓱 해야겠다”며 응용해 보인다.
이 광고는 기업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온라인 통합몰’ CF라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만큼 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을 올해 주요 역점 사업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온라인을 브랜드 홍보와 정보 제공을 위한 도구 정도로만 활용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온라인 사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신세계뿐만이 아니다. 삼성물산, 한섬 등도 최근 온라인 통합몰을 선보였으며, LF는 이미 온라인몰 통합으로 매출 상승 효과를 쏠쏠하게 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엄지족들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백화점의 노령화와 가두 상권의 침체로 오프라인 매출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지금 온라인 매출만은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며 모바일 구매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으며,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46.1%에 달한다고 한다.
온라인몰의 확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인해 국가간의 경계가 사라진 지금이 국내 상품을 사려는 해외 역직구족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까운 중국과 동남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온라인몰은 글로벌화를 꿈꾸는 패션기업들에게 든든한 전초기지가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 온라인, 이제 직접 진두지휘 한다
가장 큰 변화는 패션 메이들이 직접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유통사가 전개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벤더사를 통해 간접 전개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들은 흩어져 있던 브랜드몰을 하나로 통합해 시스템을 갖추고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이 회사는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등 그룹 계열 온라인 쇼핑몰을 하나로 합친 SSG닷컴으로 온라인 채널 사수에 나섰다. SSG닷컴은 하나의 사이트에서 백화점과 마트 상품 330만여개를 구매할 수 있는 거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섬은 지난해 10월 통합몰 ‘더한섬닷컴’을 열고 올해 200억원, 5년내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가 자사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소통 간극을 줄이고 20~30대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몰이 필수라고 한단한 것이다.
더한섬닷컴에서는 ‘타임’ ‘시스템’ ‘SJSJ’등 국내 브랜드 8개와 ‘끌로에’ ‘MM6’ 등 수입 브랜드 8개 등 16개 브랜드를 모아 판매한다. 더불어 수입의류 편집숍인 ‘톰그레이하운드’와 ‘무이’도 입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빈폴’ ‘에잇세컨즈’ 등의 브랜드별 온라인 몰을 ‘SSF샵’으로 통합해 편리한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일찍이 통합몰 형태로 선보였던 ‘LF몰’은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 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숍은 지난해 전년대비 400%의 성장률을 보였다.
SK네트웍스의 온라인몰 ‘SK패션몰’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SK패션몰은 지난해 2배 가량의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몰에 ‘스티브J&요니P’ ‘SJYP’ ‘아메리칸이글’ 등의 신규 브랜드가 합류하면서 신규고객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더한섬닷컴은 5년 내 1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 특화 콘텐츠로소비자 유혹
패션통합몰들은 온라인 특화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만드는가 하면 동영상 등의 콘텐츠와 연계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사이트에 방문하고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의 주 사용층인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웹드라마’라는 무기를 꺼내들었다. 이 회사는 온라인몰 통합 후 온라인 전체 매출은 75%, 방문객 수는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여기에 웹드라마를 통한 소통채널을 강화했다. 멜로 웹드라마인 ‘옐로우’를 선보이고 드라마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인 ‘클리커블 솔루션’을 탑재했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6개로 확대하고 TV 광고 및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재치있는 CF 시리즈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유튜브 조회수만 80만건을 넘길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선 이 CF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매출을 전년대비 20% 신장시킬 정도의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LF몰은 동영상 쇼핑 콘텐츠인 ‘스타일캐스트’를 통해 온라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동아TV와 함께 선보인 ‘스타일캐스트’는 1분30초에서 6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제품 정보 및 코디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모델이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보고 스타일링 팁을 얻거나 전화·인터넷·모바일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한섬은 ‘온라인 한정판’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한섬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나친 가격 인하를 지양해왔다. 하지만 온라인의 경우 오프라인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필수 이기 때문에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다.
더한섬닷컴에서 시중가 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시스템 옴므’의 티셔츠는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2주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보브’ ‘갭’ 등을 SSG닷컴에 입점시키고 ‘디자인유나이티드’의 온라인몰도 지난해 7월 처음 열었다. 온라인과 SNS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방문객수와 매출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웹드라마로 2030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SSF샵 |
◇ 온라인으로 중국 시장 품는다
패션메이저들의 온라인 사업 확대는 글로벌화를 이루기 위한 준비작업이라 할 수 있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유통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으며, 온라인 홍보를 통해 현지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브랜드몰 ‘티몰’에 ‘에잇세컨즈’ ‘빈폴액세서리’ ‘구호’ 등 자사 브랜드 6개를 입점시키며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입점을 기념해 알라바바의 소셜커머스 플랫폼 ‘쥐화수안’과 티몰 글로벌과의 협동 프로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쥐화수완에 60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주문에서 수령까지 5일 이내에 완료하는 국제특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LF는 ‘라푸마’의 성공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온라인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티몰’과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웨이보 등 SNS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티몰외에도 슈핀닷컴, 샹핑닷컴, 쥐메이 등 중국 유수의 온라인몰들이 국내 브랜드 입점을 희망하고 있어 향후 국내 패션기업과 중국 온라인 유통의 협업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 관계자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노하우를 획득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중국이나 동남아까지 시장을 확대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한류에 대한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중국과 동남아의 온라인 시장 공략에 적기”라고 설명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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