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키덜트족을 잡기 위해 피규어, 드론 등을 판매하는 키덜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타운의 ‘일렉트로마트’ 전경 |
유통업체들이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키덜트 마켓’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전매장을 개편해 키덜트 MD와 혼합하는가 하면 대형 토이를 전시하고, 드론이나 RC카를 조종할 수 있는 체험장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키덜트 시장은 아이들에게 놀거리를 제공해 줄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동심과 향수를 자극하면서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디저트 시장과 함께 ‘작은 사치’로 일컬어지는 키덜트 시장의 매출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키덜트 시장의 규모를 연간 5000~7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매년 20~3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피규어부터 드론, 액션캠, 3D 프린터까지 모았다!지난 6월 18일 일산 킨텍스에 문을 연 이마트타운의 ‘일렉트로마트’는 오픈 두 달째인 아직까지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2480㎡(750평) 규모의 이 곳은 기존 가전 매장에 키덜트 매장을 합친 것으로, 냉장고, 텔레비전과 같은 일반 가전은 물론 다양한 사이즈의 피규어, 드론, 장난감 로봇, 액션캠, 3D 프린터, 맥주 제조기까지 키덜트족과 얼리어답터들을 위한 상품들로 채워져 있다.
매장에 한 번 들어서면 쉽게 나올 수 없는 이유도 바로 다른 곳에서는 쉽게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없는 아이템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를 통해 “전자제품과 히어로에 환호하던 과거 B급 감성으로 돌아가 가전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소개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렉트로마트는 키덜트족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일렉트로맨’이라는 캐릭터를 제작, 매장 전면에 대형 동상을 만들고, 곳곳에 배치해 스토리를 부여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전 매장에 ‘일렉트로맨’이라는 캐릭터를 심어 놓음으로써 친근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
이마트타운은 ‘일렉트로맨’을 십분 활용,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제작해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다. 뿐만 아니라 드론이나 장난감 로봇을 조종해볼 수 있는 체험존을 매장 내 마련해 기존의 ‘장보러 오는 마트’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다.
소비자들의 경험은 구매로 이어졌다. 오픈 첫 한달 간 61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 이는 이마트 전 점포 중 가전매출 1위를 차지하는 은평점과 비교해 2배 이상 앞선 수치다.
또 남성 고객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일렉트로마트는 기존 매장과 비교해 남성 고객 비율이 3% 포인트 더 높았으며, 30~40대 고객 비중이 7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 2호점을 오는 10월 영등포점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홍극 이마트 가전담당 상무는 “일렉트로마트는 양판점 형태를 벗어나 이야기가 있고 재미가 있는 가전 매장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가전제품에 대한 모든 것이 실현되는 공간(Digitally, Everything is possible)이라는 일렉트로마트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스토리와 상품구성으로 품질은 물론 고객들의 감성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옥상에서 드론 날리고, RC카 조종하고기존에 키덜트 매장을 선보였던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의 경험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키덜트 매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같은 층에 스포츠 특화 브랜드와 함께 키덜트 매장을 선보였던 AK&은 지난 7월 옥상에 RC카 레이싱 트랙을 마련했다. 이미 옥상에 풋살 경기장을 선보인 수원 AK&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고객들의 체험 장소를 마련해 준 것.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은 AK&은 오는 9월 말 경에 ‘타미야 전국 RC카 조종 대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에 있는 마니아 고객들이 한 곳에 모여 키덜트 매장을 붐업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일 AK& 부장은 “키덜트 매장을 1년 남짓 운영하다보니 입소문을 타고 아빠와 아이가 함께 와서 구경하는 등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올 연말에는 드론 등 상품을 보강해 키덜트 매장에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고’ ‘하비클럽’ ‘타미야’ 등 세 개 브랜드 매장이 모인 AK& 키덜트존은 231㎡(70평)의 비교적 적은 규모의 매장에서 1억 5000만원 가량을 판매하며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의 키덜트 테마관 ‘토이앤하비’는 서울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은 곳이다.
지난 2012년 5월 오픈한 이 곳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매출이 30~80%씩 늘다가 최근 100% 가까이 치솟으며 ‘키덜트 시장’의 인기를 증명했다. 인기가 높은 한 개 브랜드가 월 5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
특히 드론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뛰고 있는 아이파크백화점은 한국모형항공협회와 함께 지난 1월 옥상에서 드론 조종 교육 프로그램 ‘DJI 뉴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예상 인원의 2배가 넘는 100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아이파크백화점은 현재 문화관 7층에 있는 ‘토이앤하비’를 내년 1월 오픈하는 HDC 신라면세점과 이어지는 3층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에 있다.
체험존에서 이를 조종해보는 고객들의 모습 |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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