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쿠팡發’ 배송전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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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도전에 물류협회 소송 제기…알리바바·아마존도 국내 물류 투자

2015-07-07 오후 1:06:53


유통업체가 자체 물류센터를 만들고 전담 인원을 배치하는 등 물류?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사진은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담하는 쿠팡맨



이커머스 기업 쿠팡의 촉발로 시작된 유통업체의 배송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자체 물류기지를 만들고 배송 전담 인원을 배치하는가 하면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에서 전국 광역시로 확대하는 등 배송 시간 단축이 유통업체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

한 전문가는 “모바일 결제가 급증하고, 유통 채널마다 가격이 비슷해지다 보니 ‘당일배송’ ‘총알배송’ 등 유통업체들이 저마다 빠른 배송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가격이라면 출근길에 주문해 당일 퇴근 이후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셜커머스 이어 대형마트, 홈쇼핑까지 대대적인 투자 감행

배송전쟁의 서막을 알린 곳은 다름아닌 소셜커머스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채용하고 고객이 구입한 상품을 한꺼번에 배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 물류 인프라에만 15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전국 8곳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인천에 9만9173㎡ 규모의 물류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위해 채용한 쿠팡맨도 1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서울 및 6대 광역시, 경기 지역을 기반으로 유아용품, 생필품, 반려동물용품, 뷰티, 식품, 가구, 주방, 도서 등 쿠팡이 사입한 제품에 한해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부재 중일 때 손편지를 남기거나, 배송한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등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쿠팡은 7월 말까지 쿠팡맨을 80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물류와 배송에 들어간 투자 금액만 보자면 쿠팡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봤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1000억 원을 넘겼기 때문. 여기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견제한 물류협회가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논란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기업의 핵심 서비스로 평가 받으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000억 원 가량을 투자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것.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자 대형마트와 홈쇼핑, 오픈마켓 등 여타 유통업체들도 배송전쟁에 끼어들었다.


먼저 이마트몰은 지난해 6월 8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보정에 첫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이전에는 개별 점포에서 수작업을 물건을 일일이 취합해 고객에게 배송했다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상품을 취합하고 포장한다. 보정센터에서는 서울 남부와 경기 북부 지역으로 배송되는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데 이 지역의 당일 배송비율은 70%에 달한다. 이마트몰은 현재 경기도 김포에 김포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6개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에서는 CJ오쇼핑이 배송전쟁에 가세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어 온 당일배송 서비스인 ‘신데렐라 배송서비스’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울산 등 지방 5대 광역시로 확대하며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CJ오쇼핑은 당일배송을 전담하는 인력을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CJ오쇼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충남 천안과 전북 전주, 충북 청주, 경남 창원 등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배송 지연 시 보상금을 지급하는 지연 보상제를 실시하며, 오픈마켓 옥션은 각기 다른 판매자의 상품을 묶음으로 배송하는 스마트 배송을 시작했다.




◇ 알리바바·아마존도 국내에 물류센터 만드나

국내 유통업체들의 배송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알리바바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물류 비즈니스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이 또한 이슈를 모으고 있다.

올해 초 알리바바가 인천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인천은 국제 물류 허브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고, 송도지구에 인천신항이 들어서는 등 물류센터를 세우기에 최적지로 꼽히는 장소.

얼마 전 티몰에 한국관을 오픈한 알리바바는 한국 상품을 빠르게 현지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한국의 물류업체와 손을 잡기도 했다. 지난 4월 현대로지스틱스가 알리바바의 물류사인 차이냐오의 한국 파트너 아이씨비와 역직구 물류업무 계약을 단독으로 체결한 것. 이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는 역직구 상품의 국내 운송과 창고운영, 통관, 항공운송 서비스 등을 맡게 됐다.

그러나 현대로지스틱스의 역할은 국내에서의 물류 관리에만 그치는 단계로 결국 역직구 물류를 관리하는 주체는 차이냐오다.

국내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역시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면 물류센터를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이 한국에 물류센터를 만든다면 한국의 해외직구 규모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배송이 느리고 반품이 어려운 해외 직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 아마존은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 이미 물류창고를 두고 있다.

결국 유통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배송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이에 직구, 역직구에 대한 패권을 알리바바와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도 여행을 와서 중국인 소유의 호텔에 묵고, 중국인 소유의 식당을 가듯 알리바바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만든다면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차이냐오가 배송을 전담하는 식으로 알리바바가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알리바바의 사례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물류 시스템과 인프라가 향후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순위를 좌우하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신데렐라 배송서비스 모습.


이슬 기자
l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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