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패션기업들의 기대 가득한 신천지, 거대 중국 시장의 실체는 그 크나큰 희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시장’이다.
지난 20여 년 봇물 터지듯 몰아친 한국 패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러시에도 불구하고 사실 제대로 된 성과에까지 이른 패션기업들의 성공사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반 수많은 중국시장 진출 세미나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몇몇 기업들의 면면조차도 지금 시점에선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형국도 드물지 않은 게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제한된 범위이기는 하나 공개된 경영정보를 통해 밝혀진 이랜드월드와 더베이직하우스가 최근 중국시장에서의 성과는 왜 그토록 수많은 우리나라 패션기업들이 중국시장에 대한 판타지를 품게 하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극단적으로 이들 중국시장 진출의 두 승자의 경우, 만약 이 같은 중국시장의 성과가 없었다면 오늘 그들의 기업 위상은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시장에 대한 한국 패션기업의 기회는 마치 한류와 같이 거대한 잠재성은 엄존하되, 구체적인 결과로 잘 엮어지지 않는 엉킨 실타래 같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수많은 실패사례와 뚜렷이 구별되는 이들 두 대표 기업의 중국시장 성과에 대한 스터디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국시장 잠재기회에 대한 유효한 참조가 될 것이다.
◇ 세계 최대 수요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패션시장
중국 패션시장에 대한 정보는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정보와도 같은 느낌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거대 중국시장에 대한 백서만도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 패션시장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손에 꼽을 정도로 부족하다.
본란에서는 우선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BCG의 보고서 내용을 기초로 간단히 정리해 보기로 하자. BCG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중국 패션의류 시장의 규모는 약 RMB 8000억 위안으로(한화 약 140조원) 추정된다. 또한 지난 5개년 CAGR 은 약 15%에 이른다. 중국의 패션시장의 성장세가 예전만 하지 못하다고는 하나 그 성장세가 규모 못지않은 매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Euro Monitor 중국시장 연차보고서에 따른 중국 패션시장의 간단한 구조를 리뷰해 보자.
중국시장의 가장 큰 파이는 여전히 여성복이다. 그 다음으로 남성복, 스포츠, 아동복의 순서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한국 패션시장 구조와 유사하다. 이처럼 한국의 패션시장과 중국의 패션시장이 유사한 구성과 구조를 보이고 있고 다만 시간차가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패션기업들에게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 기회가 여전함을 기대하게 한다.
◇ 이랜드의 중국시장 성과 요약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패션시장에서 이랜드와 같은 성공모델은 이랜드이기에 가능했을 뿐 이제 더이상 이와같은 전략 로드맵은 불가능할 것이라 단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2014년 매출액 2조 2천억원, 최근 5개년 CAGR 21% 에 대한 성과는 전설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혹자들의 다양한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시장에서 계열사를 포함하여 매출액이 2조원을 초과하는 패션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볼 때, 그 성과의 대단함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베이직하우스의 중국시장 성과 요약
백가호(상해)시장유한공사를 100% 보유하고 있는 TBH global limited 사를 통해 중국시장 비즈니스 경영을 하고 있는 더베이직하우스의 눈부신 성과는 사실 그 동안 그 혁혁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주목을 크게 받지는 못하였다.
2014년 베이직하우스의 중국 비즈니스는 모두 9개의 브랜드 영업을 통해 약 4100억원의 매출을 성취하였다. 매출 규모가 한국시장에서의 성과를 두세 배 능가함은 물론 그 성장세 또한 최근 3년간 CAGR 24% 로 우리나라 패션기업의 중국시장 비즈니스 가치를 단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 맞춤형 중국시장 진입 전략
섬산연, 패션협회 등 공기관 백서에 의하면 지난 20여 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패션기업의 수가 100개 사를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시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패션 기업 초기 단계부터 핵심전략 축으로 패션기업 지속성장 로드 맵에 포함되어야만 하는 필연적이고 중요한 지렛대이다. 사실 우리 패션업계 안팎으로 자칭 타칭 수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전이나 10년 전에 비해 한국 패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비용이나 성공률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는 드문 것 같다. 이는 마치 수많은 경영혁신 프로그램의 경우와도 같이 개별 기업마다의 여건과 특성이 고려된 맞춤형 전략의 부재 때문으로 판단된다.
중국시장 진입의 다양한 옵션과 브랜드 협업 수준별 적절한 네트워크의 활용, 그리고 ‘내가 모두’ 라는 편협함의 한계를 뛰어 넘는 파트너십 구축 등 보다 유연하고 장기적인 전략 포트폴리오가 준비되어 있다면 선행된 한국 패션기업들의 성공사례가 결코 다른 회사의 스토리로만 남게 되진 아닐 것이다.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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