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씨는 지난 6월 초 싸이월드 투멤(투데이 멤버스.today members)으로 선정됐다. 투멤은 평범한 직장인이이던 김씨를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인으로 바꿔 놓았다.
그녀가 투멤에 선정되던 날, 그녀의 홈피 방문자수는 7만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루 1천명 가량이 꾸준히 그녀의 홈피를 방문하고 있다. 일촌을 맺고 매일 들르다시피 하는 팬도 백여명. ‘디카’와 ‘미니홈피’가 그녀를 작은 연예인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녀의 인기는 사진에 달린 수많은 리플로 확인할 수 있다. 로우라이즈 진에 선명한 오렌지 컬러 탑을 입은 그녀의 사진 밑으로는 이어지는 뜨거운 반응들. “와우∼너무 이쁘네요!” “청바지 어디건가요?” “여기 어딘가요? 조명발 좋은데...” “근데 이거 입으면 불편하지 않나여?” “정말 거기서 산건가요? 생각보다 훨∼이뿌군 쩝.” “내가 입어도 어울리려나….”
2004년의 젊은이들은 디카와 홈피를 통해 나를 나타내고 타인과 소통한다. 단편적인 사진 한장이 나를 대변하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몸’과 ‘패션’이 중요한 키워드.
‘잘 빠진 몸매’와 ‘세련된 옷차림’이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방편으로 떠 오른 것이다.
젊은이들은 모자부터 신발까지 완벽하게 세련되게 갖춰입고 트렌디한 트렌디한 커피숍과 레스토랑, 청담동의 길 한복판에서 사진을 찍어댄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미니 홈피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보여지면서 나의 가치가 판가름난다.
디지털의 발전은 또 몸짱, 얼짱 등 새로운 형태의 연예인을 만들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이 세상의 관심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디지털 업계 관계자들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한계가 있다. 차별화는 그 안의 내용물, 즉 컨텐츠에서 이루어진다”며 “사람이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은 나.
‘디카’와 ‘미니홈피’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서는 개개인이 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이다.
트렌드의 발생지가 디카와 인터넷으로 바뀌었고, 이와 함께 일방적으로 문화를 수용하던 소비자들은 이제 문화의 주체가 돼 트렌드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문화평론가들은 “디지털의 발전은 자아표현의 욕구를 자극해 문화와 트렌드 생산을 활발하게 촉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엽기 패러디 티셔츠. 유명브랜드의 로고를 패러디 하거나 ‘아헤헤’
‘ ’ 등 인터넷 신조어 등을 프린트한 엽기 티셔츠는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트렌드이다.
엽기티셔츠를 제작, 판매하는 티공구(www.t09.co.kr)의 김인욱 사장은 “아헤헤닷컴에 장난삼아 내 놓은 아이디어가 호응을 얻는 걸 보고 사업 아이템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티공구는 최근 주문량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가두점 오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문화는 새로운 패션을 창조하기도 한다. MP3 플레이어를 패션 소품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폰카를 위한 주머니가 패션성을 높여주는 장식으로 제안되기도 한다.
레인콤은 액세서리 개념의 목걸이형 MP3 플레이어를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어 레인콤은 팔목에 장식할 수 있는 밴드형 MP3플레이어로 다시한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FnC코오롱의 「안트벨트」과 마라스인터내셔널의 「엘록」도 디지털 세대를 위한 기능성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핸드폰을 담을 수 잇는 주머니, 벨트 등은 기능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디지털 시대가 만들어낸 패션이다.
디지털은 텔레비전보다 빠르다.
디지털은 빠르다. 파급효과도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을 능가한다. 지난 5월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은 디카와 인터넷의 위력과 속도를 전 세계에 입증한 명확한 사례이다.
이렇듯 빠르고 거대한 디지털의 파급효과는 단시간내 ‘팬덤(fandome)’을 형성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홀터넥 탑, 화려한 패턴의 시폰 원피스, 비비드한 컬러의 트레이닝 웨어와 트러커 캡 등 연예인 뺨치는 과감한 컬러와 파격적인 디자인도 이제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얼진」 「프랭키」 「폴프랭크」 「본더치」 등의 수입 브랜드도 인터넷에서 얻은 호응을 바탕으로 국내에 진출한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위즈위드, 아이하우스, 뉴욕엔조이 등 구매대행 싸이트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되 인기를 얻었다.
「미샤」와 「유리아주」 등은 다음가페의 뷰티관련 까페인 ‘화장발’의 호응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 특히 미샤는 온라인 사이트서 얻은 반응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해 주목을 받았다.
파급효과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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