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남성, 남산서 여유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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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색다른 콘셉의 패션 매장으로 新상권 형성

2015-05-20 오후 6:10:17





명동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빼곡히 들어선 상가들과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일 터. 하지만 길 하나만 건너면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상권이 펼쳐진다.

명동역 3번출구 퍼시픽호텔을 왼쪽에 끼고 남산으로 향하는 퇴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각기 다른 콘셉의 셀렉트숍들을 만나볼 수 있다.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놓은 숍부터 아메리칸 캐주얼, 스트리트 캐주얼, 스케이트보드 전문숍, 테일러숍,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숍까지 각기각색의 숍들은 마니아층 고객은 물론 남산을 방문하는 해외 방문객들의 발길까지 유혹하고 있다.

평일에도 손님들이 수시로 방문하는 것은 기본.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와 아이템을 미리 알아보고 온 고객들이기 때문에 열에 아홉은 구매로 이어진다. 남성 상품의 비중이 높지만 방문객 중에는 여성 고객도 꽤 많다. 또한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좋아하던 브랜드를 찾아오는가 하면 남산을 찾아가던 해외 관광객들이 들러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 새 둥지 찾아 남산으로 온 청춘들

퇴계로는 아직까지도 개발의 손길이 많이 미치지 않은 곳이다. 새로 단장을 하는 곳들도 더러 있지만 보통은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하우스다. 패션 상권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 곳에 셀렉트숍들이 자리를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다. 대부분 젊은 오너들이 꾸려가는 이 숍들은 투자금이 넉넉치 않다. 따라서 이미 상권이 발달해 임대료가 높은 홍대, 강남 등의 상권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강남에서는 이미 포화된 가로수길 메인을 벗어난 세로수길이라도 33㎡ 규모의 매장을 빌리는 데 월 300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하지만 퇴계로는 절반 정도인 150만원 정도의 월세면 임대할 수 있다는 것이 오너들의 설명이다.

퇴계로는 임대료가 저렴한 데 비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의 ‘유니클로’ 중앙점이 시선을 사로잡는 명동의 핵심 상가 타비몰의 바로 건너편이며, 명동역에서 5~10분 정도만 걸으면 모든 숍을 둘러볼 수 있다. 이 점은 외국인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 마니아 출신 오너들,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 잡아

뭐니뭐니해도 퇴계로 셀렉트숍들의 강점은 탁월한 셀렉팅이다. 오너부터가 옷을 좋아하고 특정 분야의 브랜드를 수집했던 마니아이기에 업력은 짧더라도 그 분야의 이해도나 정보력이 우수하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엄선한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

온라인에서 다년간 사업을 펼쳤던 것도 마니아층을 두텁게 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 이들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의 테이스트, 경영 노하우 등의 경험을 축적해왔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자 직접 상품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프라인 매장까지 오픈했다.  




◇ 각기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 유혹

지난 7일 남성라이프스타일숍 ‘맨케이브’가 퇴계로에서 머지 않은 곳에 문을 열었다. 백스테이지에서 전개하는 이 숍은 원래 청담에서 매장을 운영해왔다. 다소 매장 규모는 작아졌지만 한적한 곳이어서 고객들이 보다 편히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는 숍의 성격과도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맨케이브’는 향초, 비누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 비중을  보다 늘렸으며, 매장 한켠에 카페를 열어 고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를 다루는 ‘8디비젼’과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은 ‘러드’ 또한 올 초 퇴계로에 입성했다.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에 반해 온라인 스토어를 전개하던 이들은 퇴계로를 첫 오프라인 매장 자리로 낙점했다. 처음 우려와는 다르게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잘 유입되고 있다고. 특히 ‘러드’는 새로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비중을 80%까지 늘려 국내 마니아는 물론 한류를 좋아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테일러숍 ‘루바나’는 인근에 숍을 운영하다 퇴계로로 자리를 옮겨온 지 2년째다. 보통 테일러숍은 소공동에 모여있기 마련이지만 보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다보니 새로운 상권을 찾아 왔다.

스케이트보드 전문숍 ‘팀버샵’은 가장 먼저 퇴계로 상권의 가능성을 발굴해냈다. 2012년 생소한 상권을 찾아 퇴계로에 매장을 낸 이 숍은 직접 조립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부품부터 관련 장비, 의류 등을 총망라한다.

스케이트보더들의 아지트로 국내는 물론 해외 스케이트보더들도 꼭 찾아와서  한쪽 벽면이 유명 스케이트보더들의 사인으로 빼곡할 정도다. 특히 ‘팀버샵’이 ‘스케이트 나이트’ 이벤트를 펼치는 날이면 젊은 스케이트 보더들이 모여들어 퇴계로를 가득 메운다. ‘팀버샵’을 전개하는 케이던스디스트리뷰션은 이 곳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세로수길에  2호점을 냈으며 ‘클릭’ 등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스트리트 캐주얼 셀렉트숍을 운영하던 ‘엘카르텔’은 ‘팀버샵’을 통해 퇴계로 상권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매장을 오픈한 케이스다.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를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특히 외국인 고객층이 두터워 외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명동 상권을 선택했다. ‘엘카르텔’은 똑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잘 수주하지 않는 개성 강한 아이템을 많이 들여와 까다로운 마니아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며 성장하고 있다.


컨템포러리 셀렉트숍 ‘러드’



'8디비젼'

'팀버샵'

'루비나'

'엘카르텔'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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