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되었던 서울 성수동 상권에 청춘들이 모여들며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션 디자이너들이다. 성수동에는 가죽을 다루는 공장이 많아 전부터 잡화 및 슈즈 등에 특화된 브랜드들이 모여 있었지만, 최근에는 신사동과 이태원 등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찾아든 의류 디자이너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또한 뚝섬역 인근에는 공정 무역이나 사회 공헌 활동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20여 곳이 모여 새로운 군락을 형성해 화제가 되고 있다.
◇ 디자이너 찾아 젊은 소비자까지 증가
수제화의 메카였던 성수동은 기술을 이으려는 젊은 인재가 줄어들고 주요 공장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며 점차 쇠퇴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성수동이라는 우수한 소싱처를 가까이 두고 이용하려는 잡화 및 슈즈 브랜드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적하고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를 갖춘 상권을 찾아 이주해 들어온 의류 디자이너들로 인해 부활하고 있는 조짐이다.
윤홍미 디자이너가 2010년 론칭한 슈즈브랜드 ‘레이크넨’은 성수동이라는 소싱처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윤 디자이너는 성수동에서 상품을 100% 생산하고 있다. 생산처가 가깝다보니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품질 향상은 덤이라고.
남성 수제화 브랜드 ‘스펠로’도 성수동 터줏대감 중 하나다. 성수동에서 독립 디자이너의 꿈을 이어온 이윤호 ‘스펠로’ 이사는 브랜드가 더베이직하우스에 인수된 이후에도 성수동에 작업실과 쇼룸을 두고 있다.
‘프루아’는 젊은 소비자들을 성수동으로 불러모으는 핫 브랜드다. 이탈리아 베지터블 가죽으로 만든 고품질의 가방와 액세서리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이 브랜드는 성수동에 작업실을 두고 손수 제작한다.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으로 유명세를 타며 전화 주문만 진행했지만 최근 성수동에 작업실 겸 쇼룸을 오픈하며 직접 찾아오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여성복 브랜드 ‘서리얼벗나이스’의 이은경 디자이너는 오랜 고민 끝에 사무실을 신사동에서 성수동으로 옮겼다. 보다 넓은 공간으로 이사한 ‘서리얼벗나이스’ 쇼룸에는 곳곳에 애정어린 손길로 꾸며진 인테리어들이 눈에 띈다.
남성복 ‘유즈드퓨처’의 이동인 디자이너는 장충동에서 서울숲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업 공간을 찼던 그에게 제격인 장소라고.
◇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청년들
뚝섬역 인근에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청년들이 찾아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인 ‘소녀방앗간’. 이곳은 청정재료를 사용한 건강한 밥상으로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핫플레이스다.
‘소녀 방앗간’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청년 사업가들이 형성한 새로운 상권을 만나볼 수 있다. 가죽공방인 ‘스튜디오 빈카’부터 예쁜 슈즈를 도매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노란문’, 달콤한 냄새로 발길을 사로잡는 ‘서울숲 파이’ 등이 아기자기한 공간과 다채로운 색감의 인테리어로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목해야할 점은 이들이 단순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창업가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작품으로 디자인 제품을 생산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마리몬드’, 도시숲을 조성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서울그린트러스’, 창업가들을 위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이노베이터스 라이브러리’ 등 이웃과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청춘들이 모여 마을을 이뤘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 둥지를 튼 청춘들은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처음부터 알려지기 위해 시작한 사업도 아닐뿐더러 괜히 ‘뜨는 동네’로 낙인찍혔다간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이태원처럼 옛정취를 잃고 임대료만 높아져 쫓겨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때문에 취재를 거절하기 일쑤였다.
이들이 창의적인 생산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대림창고&자그마치
대림창고’와 카페 ‘자그마치’는 성수동 상권을 대표하는 곳이다. 현재 비어있는 ‘대림창고’는 신진 아티스트들이 파티를 열고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며 유명세를 탔으며, ‘자그마치’ 또한 인근 창작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공간을 내주며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리얼벗나이스
‘서리얼벗나이스’는 성수동으로 옮겨오며 더욱 널찍한 작업공간을 갖추게 됐다. 옛 건물의 특색을 그대로 살리되 ‘서리얼벗나이스’만의 독특한 감성을 손수 입힌 것이 특징. 쇼룸에 들어서는 계단부터 그 감성에 젖어들 수 있다.



소녀 방앗간
건강 밥상으로 유명해진 ‘소녀방앗간’은 새롭게 형성된 서울숲 인근 청년 창업군락을 대표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녀방앗간’ 뒤쪽에는 사회를 생각하는 청년 기업 20여 곳이 밀집해 있다.

프루아
인스타그램을 통해 뜬 SNS 스타 ‘프루아’. 올 초에는 성수동에 작업실 겸 쇼룸을 오픈하며 젊은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소 찾기 어려운 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프루아’를 찾는 고객들에게 그정도 번거로움은 아무 문제도 아닌 듯 싶다.

스펠로
가죽에 특화된 성수동 소싱처를 발판삼아 성장한 수제화 브랜드 ‘스펠로’는 더베이직하우스에 인수된 후에도 성수동에 머물러 있다. 생산 공장에 바이어들을 위한 쇼룸까지 갖춘 이 공간은 ‘스펠로’만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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