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선보인 T커머스 ‘롯데OneTV’ 화면 |
본격 T커머스 시대 개막과 함께 제7홈쇼핑 개국을 앞두고 홈쇼핑업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오는 7월 일곱 번째 홈쇼핑인 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이 개국하는가 하면 롯데·현대·신세계 빅3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홈쇼핑 채널을 보유하지 못한 신세계가 T커머스 진출을 추진하는 등 새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
여기에 오는 5~6월 승인 기간이 끝나는 롯데, 현대, NS홈쇼핑 3사의 재승인 여부가 불투명해 홈쇼핑업계의 판도가 뒤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공영홈쇼핑, 벌써부터 수익 구조 우려
제7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은 중소업체와 농축수산업체에게 높아진 홈쇼핑 진입 장벽의 대안으로 지난 1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TV홈쇼핑 사업 대상자로 승인 받았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45%), 수협(5%)이 공동출자한 컨소시엄으로, 오는 7월 1일 개국을 앞두고 6월부터 시범 방송을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명칭은 중소기업청의 정책에 따라 ‘아임쇼핑’으로 정했다. ‘아임쇼핑’은 ‘아이디어 메이드(Idea made)’와 ‘아임쇼핑(I’m Shopping)’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미래부는 공영홈쇼핑의 허가 목적인 공영성을 확보하기 위해 승인 기간을 3년으로 정했으며, 이 기간 동안 주식 처분을 금지하도록 했다. 방송 제품은 중기 제품과 농축산물을 100% 의무 편성해야 한다. 판매 수수료율은 초기 3년 간 23%이며, 이후로는 20% 이하로 제한한다. 또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도 금지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기존 홈쇼핑사의 수수료는 30% 중후반대. 여기에 세트 설치비, 모델비, 판촉비 등을 남품업체에 부당 전가했을 때 40% 이상에 달한다. 때문에 공영홈쇼핑 역시 협력업체에 부당한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부당거래 행위 없이 사업체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설립 취지와는 달리 향후 승인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NS홈쇼핑은 농수축임산물 관련 상품을 80% 이상 편성하는 조건으로 2001년 설립됐으나, 2004년 재승인 때 수익성을 이유로 60%로 하향 조정했다. 중기제품을 80% 이상 편성하게 한 홈앤쇼핑 역시 매출에 의존해 방송을 편성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사실상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이 초기 설립목적에 걸맞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다.
공영홈쇼핑의 채널 배정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공영홈쇼핑 채널은 20번 대에 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홈앤쇼핑 출범 이후 높아진 송출수수료를 공영홈쇼핑이 부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 20번 대 채널로 떠밀린 공영홈쇼핑이 공중파 사이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존 홈쇼핑업체들과 경쟁해 중소업체 제품만으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은 중소업체를 위한 홈쇼핑을 설립한다는 취지 아래 규제 사항이 많고, 기존 홈쇼핑업체들과의 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며 “아직 개국 전이라 지켜봐야 하겠지만 초기 설립 의도를 계속해서 지켜가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 신세계와 롯데·현대 명암 엇갈렸다
그런가하면 신세계와 롯데·현대의 명암이 엇갈리는 사태도 발생했다. 연이어 T커머스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신세계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엿보고 있는 반면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불공정거래 과징금을 부과받은 롯데·현대홈쇼핑은 재승인 여부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우선 신세계는 계열사 이마트를 통해 화성산업의 T커머스 사업자 드림커머스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신세계는 오래 전부터 T커머스 사업 진출 의향을 밝혀왔으나 대기업 진출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T커머스 사업권을 획득한 건설업체 화성산업이 방송 및 유통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하자 드림커머스 유산증자에 참여했던 신세계에 손을 내밀게 된 것.
양사는 이미 신세계가 드림커머스 1대 주주로 나서는 것에 합의했으며, 신세계 인원이 드림커머스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신세계의 사업권 진출에 대한 미래부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으로, 승인이 떨어지면 신세계의 오랜 숙원사업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년부터 홈쇼핑 비리 문제가 붉어진 가운데 올해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와 현대, NS홈쇼핑은 재승인 통과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되는 것은 가장 많은 불공정 행위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7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은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다.
공정위는 지난 3월 기존 6개 TV홈쇼핑 사업자에 대해 서면미교부, 구두발주,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판촉비 부당전가, 부당한 정액제 강요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최초로 대규모 유통업법을 적용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표 참고>
이와 함께 공정위는 6개 홈쇼핑사의 제재 내용을 미래부에 통보해 재승인 심사에 반영키로 한 것. 뿐만 아니라 재승인 항목을 모두 통과해도 공정책임과 경영투명성 점수에서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해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여받은 CJ오쇼핑 보다 당장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롯데의 홈쇼핑업계 퇴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사건 이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명 경영을 강조해 온 롯데홈쇼핑의 퇴출보다는 향후 재발 가능성을 막기 위한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퇴출보다는 승인 기간을 5년에서 2~3년 정도로 줄이거나 중기제품 편성 확대, 투명 경영 강화 등 승인 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T커머스 시장 본격화…KTH 이어 롯데·현대도 오픈
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국내 T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790억 원 규모로, 올해 2500억 원, 내년 700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커머스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홈앤쇼핑을 제외한 기존 홈쇼핑업체 5개에 KTH, 아이디지털홈쇼핑, SK브로드밴드, TV벼룩시장, 화성산업 모두 10개 업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지난 2012년 8월 ‘K쇼핑’을 개국한 KTH다.
KT의 계열사인 KTH는 지난해 매출 1361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올해 급성장한 T커머스의 매출이 한 몫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들도 연달아 T커머스 시장에 발을 디디고 있다. 우선 롯데홈쇼핑이 기존 홈쇼핑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롯데OneTV’를 올레TV 채널 36번에 오픈했다. 상품 수와 편성시간 등의 제한없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입점도 신청부터 계약까지 하루면 가능하다. 영상 사전 심의가 통과되면 바로 올레TV와 롯데홈쇼핑 앱에 노출되며, 상품 구성, 가격 결정, 입퇴점 등 모든 권한을 판매자가 가짐으로써 불공정 거래 행위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 ‘롯데OneTV’는 개국 2주 만에 누적 시청 횟수 100만 건을 넘겼다.
현대홈쇼핑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스카이라이프 채널 43번을 통해 ‘현대홈쇼핑 플러스샵’을 송출하기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은 T커머스를 사회적기업 및 아이디어 상품 판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연내 추가로 IPTV, 케이블TV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핀테크 결제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향후 3년 내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T커머스가 아직은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인 만큼 재승인 심사 기간이 남은 CJ오쇼핑과 GS홈쇼핑 등은 아직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어 아직 정부의 T커머스 활성화 정책에 따른 눈치보기식 도입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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