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공개된 '이케아' 광명점의 모습
국내 첫 매장인 광명점의 오픈을 앞두고 있는 ’이케아’가 시급 논란에 이어 동해표기 논란과 가격 차별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과연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스웨덴 홈퍼니싱 브랜드 ‘이케아’는 오는 18일 광명에 국내 첫 매장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선보인다. 1943년 설립된 ‘이케아’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전세계 42개국에서 34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44조5000억원에 달한다.
◇ ‘불편’을 파는 ‘이케아’의 불친절한 태도, 비난의 목소리 더 키웠다
‘이케아’는 지난 11월 19일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광명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논란 진정에 나섰다. 이처럼 오픈을 앞둔 매장에서 기자들을 초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하지만 이날 ‘이케아’측의 가격 정책과 동해표기 논란에 대한 해명은 논란을 진압하기는 커녕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이케아’의 가격 정책 소개에 나선 앤드류 존슨 이케아코리아 세일즈 매니저는 “‘이케아’는 매년 2월 국가별로 판매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며, 나라마다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적용 사항이 따른다”며 “한국 시장 상황 분석을 통해 제품과 고객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물류환경, 환율, 관세, 부가세 등 업계 전반에 대한 사항을 고려했다. 매장 수에 따라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38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이제 첫 매장을 오픈하는 한국의 판매가가 똑같을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매장 수가 늘거나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면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앤드류 존슨 매니저는 전략적으로 타국가보다 한국에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상품들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PS TV 캐피넷은 한국에서 5만9900원으로 책정됐지만 미국에서는 10만9000원, 일본에서는 9만7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람판 테이블 램프도 우리나라에서 5000원으로 가장 저렴하게 판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이케아’가 유리한 몇 가지 상품에 대한 예시를 들은 것일 뿐 실제로 고가로 책정된 상품에 대한 설명이나 근거가 부족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예로 베스토 부르스 장식장은 미국에서 27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국내 판매가는 44만9000원으로 17만원 가량 비싸게 책정됐다.
그런가하면 동해표기 논란에 대한 사과 역시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여론을 얻고 있다. ‘이케아’는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한 벽걸이 세계 지도를 판매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안드레 슈미트갈 리테일 매니저는 “본사와 조속히 수정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면서도 “하지만 리콜은 그동안 안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에만 진행해왔던 만큼 아직 이에 대한 계획은 없다. 해당 지도는 한국에서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국내 정서 파악못해 안착 실패한 월마트 답습하나?
이 같은 ‘이케아’의 태도에 몇몇 전문가들은 ‘이케아’가 현지화에 실패한 월마트를 답습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 미국에서의 창고형 판매 형식을 그대로 고집하며 한국의 소비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8년 만인 2006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한 전문가는 “월마트의 한국 진출 실패는 아무리 세계적인 기업이라도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쉽게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이미 해외 경험이나 직구 등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이케아’의 가격대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치를 떨어뜨리고, 동해표기 등으로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당분간 한국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긴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케아’는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배송 및 조립 서비스를 실시한다. 배송 서비스는 기본 요금 2만9000원부터, 조립 서비스는 4만원부터 시작한다. 또한 조립은 배송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이케아’의 제품 가격에 배송 및 조립 서비스 가격을 합치면 한샘, 리바트와 같은 국내 가구업체와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을 비교적 사용 기간이 길고 AS도 가능한 국내 업체로 돌아서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불편을 파는 것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던 ‘이케아’의 유통 혁신이 우리나라에선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반면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출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들도 있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SPA 패션 브랜드를 이용하고 있는 1020 세대들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 소형 제품과 단품 포장을 내세운 ‘이케아’의 전략이 제대로 먹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케아’가 과거 일본에서 현지화에 실패했지만 전략을 수정해 일본 시장에 재진입, 현재 일본에서 동종업계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전략 역시 재편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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