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치 하나의 브랜드처럼 ‘레인.910’과 ‘에스 우’ 제품이 잘 어우러진 쇼룸 |
#. 인터넷 쇼핑을 통해 이미란 디자이너의 슈즈 브랜드 ‘레인.910’을 발견하게 된 김희연(32)씨는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만 사이즈가 맞을지가 고민돼 직접 서울 가로수길 인근에 위치한 쇼룸을 찾았다. 처음에는 신발만 살 목적이었으나 ‘레인.910’과 함께 전시되어 있던 이승우 디자이너의 여성복 ‘에스 우’ 원피스가 새 신발에 잘 어울릴 것 같아 함께 사들고 나왔다.
#. 대학생 최지연(24)씨는 종종 쇼핑을 목적으로 홍대 카페 ‘허그인’을 찾는다. 이 카페에는 신진 아티스트들의 제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 독특한 아이템을 찾는 편이다. 이곳의 제품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데다 아티스트들의 독창적인 감성이 묻어나서 좋다”고 말했다.
2 카페 허그인은 ‘스토어 쉐어링’ 서비스를 통해 청년 창업 디자이너들의 창작물을 판매하고 있다. |
공간을 함께 나눠 쓰는 디자이너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영국 LCF에서 패션을 공부하며 연을 맺은 이미란 디자이너와 이승우 디자이너는 지난 4월 가로수길 인근에 공동 쇼룸을 마련했다.
여성복 ‘아리’의 이선아 디자이너 또한 주얼리 브랜드 ‘미니모앙셉트’ 강민희 디자이너와 함께 한남동에서 보금자리를 나눠쓰고 있다. 또 17일부터는 리사이클링 브랜드 ‘메이크 어게인’과 함께 인사동 쌈지길에 쇼룸을 오픈한다.
디자이너들이 공간을 나누어 쓰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목적에서 출발한다. 소자본으로 창업을 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임대료 등 높은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공생은 뜻밖의 성과를 내기도 한다.
이미란 ‘레인.910’ 디자이너는 “처음에는 어머니 작업실 옆 작은 공간에서 브랜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업무량이 늘어났고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상품을 보여주려면 쇼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트렌디한 여성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로수길이 가장 적합한 상권이라고 생각했는데 임대료가 부담돼 함께 해보자고 권유했다”며 “지금은 ‘레인.910’을 보러왔던 손님이 ‘에스우’의 팬이 되기도 하고 서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서로 아이디어나 의견을 교류할 수 있어 기획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선아 디자이너는 두 명의 디자이너와 공간을 나누고 있는 상태.
그는 “원래 단독으로 쇼룸을 사용하고 있던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강민희 디자이너가 작업 공간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다. 화보 촬영 시 서로의 제품을 활용하고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등 일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는 마음의 안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3 카페 허브인에 전시된 창작물들 |
◇ 남는 공간 연결해주는 전문 서비스 등장
함께 공간을 나눠쓸 수 있는 파트너를 아직 찾지 못했다면 ‘스토어 쉐어링’ 서비스에 주목해보자.
‘스토어 쉐어링’은 가게 공유 서비스로 매장 내 남는 공간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판로가 필요한 신진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는 원하는 매장의 공간을 원하는 기간만큼 공유 비용을 내고 사용할 수 있다.
‘스토어 쉐어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아이디어 벤처스의 송준우 대표는 “‘스토어 쉐어링’은 공유 경제를 지향한다. 가게 공간을 독자적 소유가 아닌 공유라는 가치로 이끌어내면 공존을 넘어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지난 7월에는 서울시에 ‘공유기업’ 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주요 상권에서 높은 임대비용으로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에게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또 쉽고 빠르게 가게 안의 여유 공간을 독창적이고 특색있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예비 창업자나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신진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고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현재 홍대 카페 ‘허그인’, 쌍문동 카페 ‘카페, 꽁지’ 등 5개 매장과 40개 창업자들이 가게를 공유하고 있으며 참가자 수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아이템은 패브릭, 캔들, 디자인문구, 카드, 의류, 잡화, 주얼리 등 다양하다.
‘스토어 쉐어링’에 참여하고 있는 전미지 다작 대표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장소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알린다는 목적으로 ‘스토어 쉐어링’을 이용하고 있다. 블로그에 카페에서 ‘다작’ 제품을 구매했다는 후기가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보고 홍보 효과가 있음을 체감했다”며 “그밖에도 아이템 개발 시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는 테스트 마켓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 카페 허그인 내부 전경 |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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