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가 있다면 바로 ‘창조 경제’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면서 대기업·수출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산업의 체질을 강소 기업 위주로 바꾸자는 의미로 국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불러오고 있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패션 산업이야말로 ‘창조 경제’라는 키워드에 꼭 들어맞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해온 기존 패션기업들이 주춤하는 대신 인디 디자이너·인디 브랜드들이 위기감이 팽배하던 패션 시장에 활발한 기운을 불어 넣고 있다. 시스템과 자금력이 없는 대신 부족한 부분은 열정과 패기로 채워가는 인디 디자이너·인디 브랜드들은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완성도 면에서 해외 어떤 브랜드와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
또 이들이 가세하면서 패션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콘텐츠가 풍부해졌다. 동대문에서부터 출발해 인디 디자이너, 도메스틱 스트리트 브랜드, 해외 홀세일 브랜드까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이만큼 다양한 브랜드가 공존하는 시장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들의 주요 판매처인 온·오프라인 셀렉트숍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며 기존 유통 채널을 위협하고 있다.
변화하는 패션 시장, 올 한 해 다양화된 패션 시장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와 인물을 선정했다.
2013 Rising Brand
◇ 스트리트 캐주얼 - 크라비츠

‘크라비츠’는 올해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서 단연 돋보였다. 2007년 홍콩에서 먼저 론칭하고 지난해 인디브랜드페어를 통해 국내 시장에 데뷔한 ‘크라비츠’는 올해 ‘크라백’ ‘세븐걸즈’ ‘크라퍼니처’ ‘8가이즈’ 등으로 브랜드 익스텐션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올해 이슈를 모았던 히트 아이템은 ‘크라백’. 기부 이벤트를 위해 기획한 에코백이었는데 ‘크라비츠’의 독특한 패턴과 소재가 인기를 끌면서 12월에는 시즌7 신상품을 론칭하고 독립 온라인 쇼핑몰(www.krabag.com)로 규모를 확장했다.
‘크라비츠’의 전체 라인을 함께 구성한 ‘크라스토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12월 19일에는 신규 백팩 라인 출시와 함께 롯데백화점 본점 팝업을 진행한다.
◇ 온라인 리테일브랜드 - 스타일난다

이제 더 이상 ‘잘 나가는 온라인 쇼핑몰’ 정도로 소개하기 어려워진 ‘스타일난다’.
주력 브랜드인 ‘스타일난다’ 외에 ‘3컨셉아이즈’ ‘KKXX’ 등의 세컨드 브랜드까지 보유한 명실상부 우량 패션 기업으로 위상을 구축했다. 론칭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스타일난다’는 온라인에서의 파급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시장과 해외 유통까지 접수하며 1등 온라인 리테일 브랜드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입점으로 화제를 모은데 이어 올해는 대구 영플라자, 인천점, 잠실점에 차례로 매장을 열었다. 또한 올해는 홍콩의 유력 셀렉트숍 ‘i.t’ 4개 점포에 입점해 성공적인 해외 진출 성적까지 거뒀다.
◇ 가방 - 로우로우

‘심플 라이프’ ‘가장 가방다운 가방’라는 브랜드의 모토를 브랜드 이름과 연결시켜 직설적으로 표현한 ‘로우로우(RawRow)’. 해외 유명 브랜드가 즐비한 가방 시장에서 지난해 론칭과 동시에 인기 몰이를 시작하더니 올해는 남성 캐릭터 브랜드 ‘엠비오’의 가방 라인 기획과 공급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생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다보니 중견 캐주얼 브랜드가 이 브랜드 제품을 카피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망신을 당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올 겨울에는 브랜드 이니셜 ‘RR’을 활용해 신상품 모자 라인과 캔버스 소재의 가방을 관리할 수 있는 패브릭 왁스 제품을 출시했으며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스냅백 - 크리틱

1세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크리틱’이 브랜드인덱스를 만나 불이 붙었다. 지난해까지 이대웅 디렉터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써왔던 ‘크리틱’은 올 초 브랜드인덱스와 제휴를 맺고 생산과 유통을 브랜드인덱스에 일임했다.
디자이너 본연의 업무인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올 가을 출시한 ‘크리틱’ 신상품 스냅백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들이 즐겨 쓰는 모습이 더해지면서 연이어 리오더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굿네이션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상품력에 브랜드인덱스의 생산, 유통 노하우가 접목된 결과다.
‘크리틱’은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국내외 패션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홀세일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아우터 - 캐나다구스

지난해 시작된 ‘캐나다구스’의 인기는 올해 가히 열풍이라고 부를 만큼 폭발적인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2개점에 불과했던 공식 판매처는 올해 5군데로 늘었고 수많은 병행 수입 업체들을 통해 국내 유통됐다. 지난달에는 CJ오클락이 80만원대 가격으로 500장을 선판매 했지만 캐나다 현지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400여 명에게 환불과 함께 보상금을 지급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캐나다구스’ 열풍에 힘입어 ‘무스너클’ ‘노비스’ ‘파라점퍼스’ 등 고가 점퍼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 되기도 했으며 20여개가 넘는 국내 브랜드들이 ‘캐나다구스’ 상품과 거의 유사한 형태로 카피한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코리안구스’ 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 데님 - 누디진

2000년 스웨덴에서 탄생해 해외에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누디진’은 2011년 국내 론칭 이후 젊은 소비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생지 데님의 특성에 따라 입는 사람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주름과 워싱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만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100% 오가닉 소재를 사용하며 특유의 워싱과 주름을 만들기 위해 처음 6개월은 세탁 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 년 동안 한 번도 세탁을 하지 않으면서 만들어진 주름과 워싱을 자랑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는 셀러콘을 통해 전개되고 있으며 백화점과 직영점 포함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슈즈(스니커즈) - 리복

90년대 ‘펌프’ 시리즈를 유행시킨 이후 별다른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리복’이 올해 다시 태어났다.
‘나이키’와 ‘뉴발란스’의 굳건한 아성속에 절치부심하던 ‘리복’은 올해 여성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GL6000’ 시리즈와 ‘펌프 퓨리’ 시리즈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니커즈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리복’ 재도약의 단초가 된 ‘GL6000’ 시리즈는 모델 소희의 이름을 따 ‘소희 운동화’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1985년 출시 당시 뛰어난 안정성과 경량성으로 인기를 모았던 제품으로 현대적인 컬러로 재해석한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가을에는 1985년판을 복각한 클래식 버전이 출시되기도 했다.
◇ 슈즈(부츠) - 쏘로굿

‘목토(Moc Toe)’ 부츠. 올해 패션을 좋아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국민 부츠’라는 별칭까지 얻은 ‘쏘로굿’의 베스트셀링 제품이다.
‘대너’ ‘레드윙’ ‘쏘로굿’을 미국 3대 워크부츠 브랜드로 구분하는데 이 중 ‘쏘로굿’ 부츠는 굿이어웰트 독창적인 공법으로 단단하고 견고하면서도 편안한 착화감을 자랑한다.
‘쏘로굿’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래된 역사를 통해 느껴지는 브랜드 헤리티지와 함께 다양한 착장에도 어울리는 스타일에 있다.
1892년 미국에서 탄생한 ‘쏘로굿’은 국내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슈퍼에이전시를 통해 공급되지만 워낙 인기가 있는 탓에 병행 수입 제품의 규모가 훨씬 클 정도다.
2013 Rising People
김영한 <원더플레이스> / 이명신 <로우클래식> / 양준무 <프리즘디스트리뷰션> / 최정욱 <팬콧&플랙진>

◇ 리테일러_ 김영한 원더플레이스 대표
‘셀렉트숍’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저 그런 ‘보세 매장’으로 치부하기도 어려운 ‘원더플레이스’. 김영한 대표는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리테일러’다.
브랜드 대리점부터 보세 매장까지 운영해본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팔겠다는 직관적인 접근을 통해 론칭한 ‘원더플레이스’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현재 20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한 대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내년에는 액세서리 브랜드와 여성 어덜트 신규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 디자이너_ 이명신 ‘로우클래식’ 대표
올해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디자이너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로우클래식’이다. 상업성과 컬렉션의 경계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론칭 때만하더라도 인기 프로그램인 ‘프로젝트런웨이코리아’ 출신 디자이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3년 만에 바이어들로부터 인정받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세컨드 레이블 ‘로클’을 론칭하고, 올해 ‘로우클래식’은 가로수길 직영 매장을 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 올 가을에는 과감하게 서울패션위크 무대를 벗어나 계동 중앙고등학교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디자이너’라는 고정에서 탈피하는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 디스트리뷰터_ 양준무 프리즘디스트리뷰션 대표
2009년 국내 출시한 아이폰의 인기와 더불어 성장한 ‘인케이스’. 처음에는 ‘트렌디한 핸드폰 케이스 브랜드’ 정도였던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이제 당당히 패션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당장 인기라고 해서 대량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아무 곳에서나 팔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지켜온 브랜딩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 도입한 벨기에 시계·선글라스 브랜드인 ‘코모노’와 미국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인 ‘폴러스터프’는 프리즘디스트리뷰션의 실력을 인정하는 리테일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인케이스’의 중국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프리즘은 애플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 진출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는 상태다.
◇ 디렉터_ 최정욱 ‘플랙진’ 공동대표
2000년대 중반 온라인 멀티숍 ‘500m’과 ‘뱅크’ ‘플랙진’ ‘팬콧’ 등의 브랜드를 론칭한 최정욱 대표는 기존의 ‘브랜드 디렉터’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깬 인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이 론칭한 브랜드 가운데 사업의 확장을 위해 ‘팬콧’은 김민식 브랜드인덱스 대표와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플랙진’은 박상욱 플래시드웨이브인코리아 대표와 함께 운영한다.
브랜드인덱스에서는 ‘팬콧’의 뒤를 잇는 신규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플랙진’은 해외 트레이드 페어 참가를 확대해 홀세일을 유통의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패션인사이트 취재부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