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K11 입구. |
상하이 K11, 핵심 콘텐츠와 컬처 통해 몰링 진수 보여줘
엘에비뉴, LVMH 투자…프랑스 럭셔리 문화 발신지
#1 평일 오후임에도 매장 안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보니 예쁜 새끼 돼지가 작은 우리를 거닐었고, 어린이들은 앞다퉈 손을 내밀어 돼지를 쓰다듬는다. 부모들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바로 옆 농장에는 토마토와 오이 등 야채가 무럭무럭 자라고, 바로 옆 버섯 전문식당에서는 투명 유리 속 버섯을 선택하면 곧바로 따서 요리를 해준다.
#2 작은 공간 하나에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통로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작품들로 지루할 틈이 없다.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에서부터 통로 바닥을 피아노 건반으로 만들어 행인들은 연주를 하며 지나갔다.
#3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이 핸드백을 높이 들고 목청을 높이자 여기저기서 사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족히 40~50명으로 둘러싸인 매장은 순식간에 활기넘치는 경매장으로 변했다. 소비자들은 간단한 신청서를 쓰고 경매에 참가할 수 있고, 보는 사람 못지않게 즐기고 있었다.
중국 패션 쇼핑몰이 빠른 속도로 진화되고 있다.
흔히 중국 유통은 ‘헌 따(매우 크다는 중국어)’란 말로 압축될 정도로 면적이나 높이 등 외형의 규모를 중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주요 도시에 오픈하는 쇼핑몰은 콘텐츠 구성에서부터 재미,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강한 디테일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대국적인 스케일에 홍콩이나 유럽 등 유통 선진국의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외형과 디테일, 운영 시스템 등이 모두 갖춰진 선진 쇼핑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쇼핑몰은 상하이 화이화이루와 홍차우루에 각각 오픈한 K11과 엘애비뉴(L’Avenue).
K11은 홍콩 신세계 그룹 산하 ‘K11 콘셉트 리미티드’가 직접 운영하는 새로운 개념의 쇼핑 공간이며 1호점은 2009년 홍콩 침사추이에 열었고, 2010년에는 베이징에도 오픈했다.
지난 7월 그랜드 오픈한 상하이점은 입구에서부터 유명 브랜드 디렉터와 콜래보레이션으로 진행한 말 흉상을 전시해 주목받았으며, 쇼핑몰 입구에는 회전목마를 만들어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 철저히 라이프 스타일 반영한 콘텐츠
K11은 무엇보다 아트와 자연을 접목한 콘텐츠 기획력이 놀랍다. #1에서 언급했듯 가족들이 모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곳곳에 구성했고, 직접 만져보고 따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체험을 곁들였다.
특히 뷰티와 헬스, 라이프 스타일에 그치지 않고 검증 받은 브랜드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함으로써 몇 시간이 아닌 늘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예술 작품을 통한 마케팅도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K11은 점포를 이어주는 공간이나 엘리베이터 옆, 화장실 통로 등 흔히 쉼터 공간을 예외없이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인 작가의 작품도 있었는데, 이이남 작가가 앤디워홀의 작품을 팝아트적으로 재해석해 ‘금연’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 앞은 중국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관람 대기를 할만큼 관심이 높았다. 복도는 피아노 건반을 레이저로 설치해 재미를 더했으며, 축구를 테마로 한 가상 게임은 IT 기술을 절묘하게 접목했다.
또 매일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한 여성복 매장에서 경매 이벤트를 펼쳐 행운과 쇼핑의 재미를 함께 제공했다.
패션은 럭셔리 브랜드가 중심을 이뤘다. 「돌체앤가바나」 「막스마라」 「버버리」 「발리」 「엠포리오아르마니」 「비비안웨스트우드」 「모스키노」 등 인지도 높은 브랜드들을 전면에 비치했다. 또한 K11에서만 볼 수 있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브랜드 「포인트」는 「컬렉트 포인트」로 업그레이드 돼 선보였으며, 안경 마켓의 혁신 브랜드 「진스(JINS)」, 한국에서 기획한 「지오다노레이디스」 등도 재미있게 구성했다.
특히 최근 중국 내에서 이슈인 ‘셀렉트숍’도 비중있게 구성했다. 홍콩 『I.T』를 비롯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믹스트라(MIXTRA)』는 유통업에서 앞서가는 홍콩 유통업체들의 디테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피 플러스』 『디지트』 『비인러버』 등도 유니크한 브랜드 중심의 구성이 돋보였다. 한국 브랜드 가운데는 「온앤온」이 「더블유닷」 「라파레뜨」와 복합으로 구성된 것이 유일했다.
쇼핑몰을 함께 찾은 패션메이저 전재환 대표는 “몰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 놀랍다. 상상만 하던 것을 현실로 만들었으며 보는 것마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패션 또한 여느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 아닌, 유니크하고 상품력이 돋보이는 브랜드 위주로 궁성돼 있어 지갑을 열고 싶은 충동을 주고 있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유럽 브랜드로 가득한 엘애비뉴 내부 전경. |
◇ 프랑스 문화를 즐기는 상류문화
한국 교포들이 적지않은 상하이 구베이 인근 홍치아오에 6월 17일 오픈한 엘애비뉴(L’Avenue)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엘에비뉴는 세계적인 패션그룹 LVMH가 투자한 쇼핑몰로서 오피스와 쇼핑몰을 결합한 복합쇼핑몰이다.
「루이비통」을 비롯 「펜디」 「프라다」 「크리스찬디올」 「불가리」 「로에베」 「셀린느」 「지방시」 「겐조」 「랄프로렌」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비롯 샴페인 브랜드 「모예샴동」과 자동차, 초콜릿 등 유럽 고급 문화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셀렉트숍 『I.T』와 「H&M」의 세컨 브랜드 「C.O.S」 중국 1호점, LVMH가 투자한 중국 브랜드 「조야(JOYA)」, 미국 「갭」을 입점시키는 등 중산층을 겨냥한 시장확대 전략에 대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전문가 윤대희 고문은 “패션에서부터 자동차, 식음료,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고급문화를 그대로 옮겨놓음으로써 상하이 패션리더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정인기 기자
ing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