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영 前 리앤펑 홍콩지사 부사장 |
김석영 고문은 국내 패션업계에 뿌리 깊은 갑을 문화를 척결하기 위해 “오너의 마인드를 비롯, 기업의 구조부터 체질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80년대 말~90년대 초 미국 패션업계 역시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었듯, 장기적인 개선을 위해 당장 2~3년은 손해 볼 각오까지 해야한다는 것이다.
“미국 패션기업은 경영자의 마인드 전환을 바탕으로 지금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소싱업체를 철저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생각한 것이지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패션 시장서 ‘생사’를 함께할 동반자인 겁니다. 미국 기업들은 매년 자사와 거래하는 소싱업체들 앞에서 시즌 계획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합니다.
한국식 업계 구조로 따지면 ‘갑’이 제 발로 ‘을’을 찾아가 사업에 대해 상의하는 겁니다. 본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시즌 물량을 협의하죠. 철저한 파트너십으로 묶인 만큼 서로에 대한 평가 역시 엄격합니다. 패션기업은 생산업체의 선정부터 관리까지 정확한 룰과 프로세스를 따릅니다. 생산업체 담당 부서는 매년 세 번 협력사의 순위와 점수를 매기죠. 연간 10조 규모의 글로벌 소싱업체라도 ‘삼진아웃’ 당하면 다신 거래하지 않습니다.”
김 고문은 “을 역시 약자로만 비춰질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생산업체는 갑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다 보니 갑의 횡포에 맞설 생각은 하지 못하고 을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죠.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생산업체가 갑으로 대해야 할 대상은 거래처가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자체 기술 개발 등 업체만의 경쟁력을 기르고, 나아가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상품을 만든다면, 생산업체가 갑이 될지도 모릅니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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