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 '96뉴욕' '조이너스' '꼼빠니아' '비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여성복 시장의 맏언니 노릇을 하고 있는 이들이 일제히 변신을 시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10년 이상 시장을 리드했던 이들 브랜드는 IMF 금융위기 등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시장 내에서 굳건히 제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진출, 온라인 마켓 확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뭔가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이에 따라 1~2년 전부터 대대적인 ‘브랜드 다듬기’ 작업에 돌입했고 올해 들어 매출 호조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콘셉 재조정, 인테리어 리뉴얼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 높인다
사실 이들 브랜드는 1~2년 전부터 ‘다듬기’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한 브랜드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브랜드 이름 빼고는 다 바꿨’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콘셉이다. 오랫동안 시장을 선도해 온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고급스러움과 명품화를 내세우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전면 리뉴얼했다. 과감한 투자로 고급스럽고 독특한 분위기로 쇄신하면서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3년 오랜 전통을 가진 「데코」는 올해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적인 콘셉은 ‘모던&시크’지만 특히 강조하는 것은 베이직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과 뉴욕의 도시적이고 합리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한 ‘컨템포러리 프레스티지’ 라인이다. 이 라인은 보다 높은 감도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중점으로 정교한 테일러링과 페미닌한 터치의 믹스로 한층 젊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달 7일 청담동 더갤러리에서 열린 2011 F/W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컨템포러리 프레스티지 라인과 함께 VIP 고객들이 소장해 온 옷을 모아 빈티지 컬렉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가두점 위주의 페미닌 캐주얼 「꼼빠니아」도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매장의 SI 교체 작업을 실시했으며, 안테나숍, 직영점 등을 늘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내년 F/W 시즌을 겨냥한 「꼼빠니아」의 고급 서브 브랜드 개발은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올 하반기에 사업부 조직을 구성해 내년 S/S 기간 동안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2013년에는 단독 매장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조이너스」도 브랜드 고급화와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가두상권 여성복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브랜드들이 중저가 캐주얼 중심이라면 「조이너스」는 고급스러운 DNA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를 반영해 매장 인테리어 리뉴얼도 고급스럽고 감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 전국 180개 매장 중 현재 총 50개가 리뉴얼을 마쳤으며 올 연말까지는 100개 매장에 새로운 BI, SI를 적용할 예정이다.
‘뉴 컨템포러리 시크’로 브랜드 이미지를 조정한 「나인식스뉴욕」은 올 봄 시즌부터 매장 리뉴얼을 시도하고 있다. 특이한 형태의 행거와 뉴욕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감성으로 2030 여성 고객들의 유입을 크게 늘렸다.
지난 5월 26일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경우 정상 매출만 따졌을 때 월평균 매출이 1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매장 및 상품 리뉴얼이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비효율 매장 정리하고
대형화·직영화로 가두상권 주도
현재 가두상권은 대형 쇼핑몰과 글로벌 SPA 브랜드 등의 영향으로 매장 대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코엑스몰과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도림 디큐브시티, 여의도 IFC몰 등 대형 쇼핑몰은 넓고 쾌적한 환경으로 쇼핑 문화를 바꾸고 있고, 대규모 물량과 자금을 앞세운 글로벌 SPA 브랜드의 유통 확장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가두상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 브랜드도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대형화·직영화로 유통구조를 새로 짜고 있다.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사업설명회를 마친 「조이너스」는 올 초부터 공격적으로 대형 메가숍을 오픈하고 세력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0년 약 1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대리점 중 당당히 매출 1위를 차지한 일산 덕이점은 올 초 165㎡에서 330㎡로 두 배 가량 규모를 확장했다. 새로운 SI를 적용한 리뉴얼로 겉모습까지 새단장하고 올해 매출 20억원을 낙관하고 있다. 광주 충장로점 역시 198㎡ 규모로 새로운 SI를 적용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백화점 위주로 매장을 전개 중인 「데코」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가두상권에 진출할 계획이다. 서울과 지방 주요 상권 중심으로 2년 내 5개 정도 오픈할 예정이며, 현재 구체적으로 방향을 조율하는 단계다.
이순록 이사는 “「데코」는 명품 브랜드로 방향을 분명하게 잡았고 프리젠테이션 쇼를 통해 시장 반응도 충분히 살폈다”면서 “주요 상권에 오픈할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론칭 16년 째를 맞이한 「비키」는 대리점 사업과 함께 수익형 직영점이라는 형태로 몇몇 매장을 운영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형 직영점은 회사에서 임대료 등 각종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능력 있는 매니저에게 매장 관리를 맡기고 수익의 일부분을 지급하는 형식의 매장이다. 현재 강릉점, 구리점, 하남점이 이러한 형태로 운영 중이며, 특히 강릉점은 다른 대리점에 비해 비교적 넓은 규모(82㎡)로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매장이다.
김남규 이사는 “강릉점이 오픈하면서 그 지역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을 정도로 훌륭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무조건 매장 규모를 대형화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형태가 더 낫다”고 밝혔다.
국내에서의 브랜드 파워 업고
중국 내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
이미 국내 주요 상권에서는 쉽게 매장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브랜드는 국내에서 쌓아올린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론칭 패션쇼를 가진 「나인식스뉴욕」은 오는 9월 중순 1호 매장을 연다. 중국 백화점 가운데 단위 점포 매출이 가장 좋은 항주 따샤(대하)백화점 내에 99㎡ 규모로 오픈하며 이미 1차 상품이 입고된 상태다.
지병희 본부장은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명품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계획으로 명품 콘셉에 맞는 유통망 입점을 우선 추진했다”며 “올해 안에 10개 매장을 오픈하는 게 목표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명품으로 자리매김한 후 국내로 역수입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모기업 이랜드가 중국 내에서 탄탄하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데코」는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유통망을 확대한다. 9월에 3개 매장 오픈을 확정지었고 올 하반기까지 10개 이상 매장이 문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코」도 역시 중국 내 포지셔닝을 명품 브랜드로 정하고, 99㎡ 이상 규모 매장에 잡화 비중을 높여 다양한 상품 구성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순록 이사는 “중국에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오히려 물량 공급을 조절하고 있을 정도”라며 “내년에는 100개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지형 기자
hj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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