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레저형
최근 명동의 의류 멀티숍 ‘홍조’ 앞에서 만난 관광객 모리야스 유코(28)씨는, “「리바이스」 「나이키」 등 글로벌브랜드는 일본이 제품도 다양하고 값도 싸기 때문에 굳이 한국까지 와서 구입할 이유가 없다”라며, “한국 브랜드는 대부분 제품이나 매장이 너무 평범해 일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오히려 일본풍을 지향하면서 재미있게 매장을 구성한 ‘홍조’, ‘슈퍼마켓’, ‘안전지대’ 등의 멀티숍이 일본 잡지에 실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여 국내 관광·패션 상권 1번지 명동과 패션산업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었다.
같은날 밤 2시 동대문 두타쇼핑몰 지하 2층에 있는 스포츠 전문점 ‘CX스포츠’에는 한 그룹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다카다 유이치(26)씨는, “늦은 밤에 쇼핑할 수 있는 재미가 있어 즐겁다”며, “매장 구성도 여러브랜드를 복합·구성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관광객은 올 10월까지 200만명이 입국, 54만명에 불과한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며 “이태원상권이 몰락하는데는 이러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대 관광 수요국인 일본인들의 소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관광·레저 상권인 부산 해운대는 최근 대형 상권으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상권의 근간인 해수욕장 주변의 바닷가, 달맞이고개 등 기존 상권에 인구 12만의 해운대 신시가지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두 상권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 국제영화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해외 참관객이 늘고 있어 해운대가 국제적 관광지역으로 관심을 모으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지역은 신시가지와 지하철이 생기면 상권이 양분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지만 신시가지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탄탄한 배후 수요를 등에 업고 지역상권 전체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대 지역이 부산 내 주택단지 중 최고의 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대형 금융기관과 유통업체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겨울연가 품을 타고 춘천 명동도 신흥 관광·레저형 상권으로 발돋움 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국적은 일본·대만인이 주종. 연령대는 40∼50대 중·장년 층이 주류를 이루다 최근에는 10∼20대도 수학여행을 겸해 이곳을 찾고 있다. 이곳에서 여성복 「크로커다일」 매장을 운영중인 점주는, “관광객 중 대만인들은 간혹 상품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일본인들은 주로 사진 촬영만 하고가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 5일제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 인근 주요 산 주변 상권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봉산 주변 상권은 지하철 7호선으로 강남과 한 번에 연결되는 장점 때문에 최근 집중 부각되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10여 개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문을 열면서 기존 상권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봉상 산권에서 장사가 잘된다는 곳은 십중팔구 노점상이다. 어떤 곳은 권리금만도 5천만원을 호가 한다. 상가건물 15평 내외의 매장이 1억5천만원인 주변 실정을 봤을 때 노점의 권리금이 5천만원에 달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이 보장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5년째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민상혁씨는, “등산로 주변 소비자들은 주로 싼 물건을 찾는다”면서, “이곳에서는 브랜드 매장이라도 10∼20% 깎아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소비자 문화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다른 상권과의 형평성도 문제가 된다”며 “상권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과도기적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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