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봐야 패션이 보이고, 가족을 잡는 브랜드가 성공하는 브랜드가 된다. ‘가족’이 패션의 새로운 중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알콩달콩,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새로운 모습의 가족이 확산되고 있다. ‘신가족주의’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가족의 중심은 ‘엄마’다. 10대 자녀와 30대 중후반의 엄마가 함께 입는 브랜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입고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 입는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패션을 넘어 사회 문화 전반에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신가족’의 세대 공감 현상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딸 하나를 둔 김경애 씨(42세)는 맞벌이 부부다. 그녀는 딸을 볼 때마다 애틋하기만 하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딸을 친정 어머니께 맡기고 토산품센터의 매니저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녀는 애틋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에 딸의 이야기에 항상 귀 기울이려 노력한다. 그녀는 딸과 수다를 떨면서 아이의 관심사와 취미, 생활을 알려고 노력한다. 또한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세 식구가 쇼핑을 가거나 외식을 하면서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한다.
딸 역시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학원에서 있었던 작은 일들부터 친구와의 대화, 반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과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까지 시시콜콜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그런 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이야기하는 경애 씨와 딸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엄마와 딸이 아닌 친구 간의 대화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족이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세상’
‘가족’을 통해 자신만의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취미를 나누는 친구 같은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족의 의미는 변화를 맞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가족이라는 구조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가족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한 명의 자녀. 3인으로 구성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권위를 내세우는 가부장적 아버지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듯 하다. 가족들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같이 편안한 관계인 가족이 가장 닮고 싶은 가족 모델이 되고 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함께 타는 아빠와 딸, 벼룩시장 쇼핑을 같이 하는 가족의 모습은 흔하게 목격된다. DIY 가구 조립도 가족 문화가 중시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터넷 DIY 사이트 ‘더다이’를 운영하고 있는 최필희 씨는 “6년 전에 오픈한 사이트가 2002년을 지나면서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20∼30대 주부와 남편이 함께 조립하기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 5일제와 외국 여행이 인기 상승의 요인”이라고 전한다.
자기 가족을 통해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가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가정 속에서 행복을 찾고 가족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친구 같은 가족’이 늘고 있는 이유
도시 생활과 주 5일제 확산, 사교육 증가로 여유가 없어진 자녀의 생활이 신가족문화 형성의 요인이 되고 있다.
도시 생활이 주를 이루면서 전통 사회가 가지고 있던 친족 간의 유대 관계는 약해졌다. 또한 현재 10대,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많다. 이들 세대 역시 형제가 보통 2∼3명 안팎으로 윗세대에 비해 적다.
주 5일제의 확산과 자녀 사교육의 증가도 신가족 문화를 부추기는 동인이다.
주 5일제의 확산으로 부모들은 개인 시간이 많아진 가운데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자녀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아버지들도 가족 문화 형성에 함께 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가수의 CD 한 두장쯤 없는 아빠는 요즘 아빠가 아니다. 자녀와의 대화를 위해 이모티콘과 다양한 인터넷 용어를 익히려 노력한다. 1980년대 경제 성장기의 아버지들이 ‘일’에 집중했다면 2000년대의 아빠들에게는 일 이상으로 ‘가족’이 중요해졌다.
‘행복한 가정’ ‘재미난 가정’이 사회 트렌드가 되면서 교회나 사회 단체에서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로운 시대 정신에 맞는 아버지가 되기 위한 아버지 학교는 물론 부부 학교, 가족 학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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