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신규 브랜드 시장도 자본과 전문성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현재 <패션인사이트>가 조사한 2010년 상반기 신규 브랜드는 33개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와 위기란 단어가 반복된 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로 평가된다. <별표 참조. 조사 자료가 부족한 일부 브랜드 누락> 신규 브랜드를 내놓은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기업과 일정 규모 이상의 중견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져 보인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 등 대기업군은 물론 형지패션그룹, 휠라코리아, 신성통상, 금강제화 등 중견업체들이 신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마켓이 거대자본과 정보통신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규 시장도 자본과 전문성을 갖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흔히 패션은 감성산업이니까, 능력만 있으면 소자본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산업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미 국내 패션시장도 자본과 전문인력, 정보통신과 물류 등 인프라 등을 갖춰야 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바뀌었다.
최근 한국 패션시장은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 전체를 공략할 수 있는 포스트 시장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최근 LS네트웍스와 같은 非 패션업종 기업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와 신세계, GS 등 유통 기업들이 패션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남성복·레저웨어 각광, 잡화는 틈새 시장 상품군별로는 남성복 브랜드가 7개로 가장 많다. 남녀를 복합으로 구성한 어덜트 캐주얼까지 포함하면 셋 중 하나는 남성복이다. 이미 세분화되고, 포화 상태인 여성시장에 비해 남성시장은 지금부터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반증이다. 제일모직이 「니나리치」를 내세워 남성복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며, 「지이크파렌하이트」로 新 성장시장 발판을 마련한 신원은 고급화를 통한 또 한번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퀵실버」를 전개했던 김성영 회장은 「노티카」란 빅 브랜드로 트래디셔널 시장의 확장을 자신했다.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 이 시장은 3~4개 브랜드 외에는 제대로 된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러나 몇몇 기업들은 3일 현재까지도 브랜드 네임을 확정하지 못하거나 자료를 밝히지 못하는 등 주먹구구식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복에서는 캠브리지코오롱의 「로크」가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쿠아」를 통한 여성복 시장의 노하우와 대기업의 탄탄한 지원, 최근 소비 주체세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영 쇼퍼를 공략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시장 최고의 이슈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동광인터내셔날의 「데카당스」도 흥미롭다.
「숲」 「스위트숲」 「비지트뉴욕」 등 3개 브랜드로 여성복 시장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회사에서 출시한 신규브랜드란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데카당스」는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위해 50%는 사전 기획, 50%는 매장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완사입할 계획이다. 본사에는 5~7명 안팎의 핵심 인력만 운영해 고정비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거래선을 최소화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적기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제일모직·LG·형지그룹 등 공격경영 주목 스포츠, 아웃도어, 어덜트 캐주얼 등 시장은 조금씩 차이 나지만 이들은 ‘3040 캐주얼’이라는 고객과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란 측면에서 동일 시장으로 분류된다. 이 시장에는 LG패션에서는 스포츠를, 형지그룹과 휠라코리아에서는 아웃도어, 신성에서는 캐주얼을 새롭게 뛰어든다.
LG패션은 남성복 중심에서 여성과 액티브웨어 시장으로 확장해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고 있어 향후 패션 전문 대기업으로서 위상이 기대된다. 여성 중심으로 성장한 형지그룹은 남성에 이어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측면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구축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에 올랐다. 신성통상은 「에이폴스토리」의 성공여부에 따라 내수사업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폴스토리」가 정상궤도에 들어갈 경우 수출과 내수, 남성과 캐주얼 등으로 분산돼 상호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아킬레스 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수사업이 탄력을 받을 경우, 수출 관련 인프라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패션잡화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상위 5~6개의 드레스 브랜드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듯 캐주얼, 중저가, 홀세일 등의 키워드를 앞세운 군소 브랜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라비엔코」로 백화점 내 캐주얼 잡화 바람을 이끌고 있는 예진F&G는 미국 캐주얼 패션잡화 「럭스버리」를 통해 또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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