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틴 세대가 캐주얼 시장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이 올 가을 매장 개편에서 야심차게 신설한 ‘쿨캐주얼존’이 오픈 초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이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외부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섞인 관심을 받으며 출반한 쿨캐주얼존은 10대 중후반인 15세에서 20세까지 소비자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영역이다. 「팀스」 「라틀레틱」 「BSX」 「디키즈」 「티니위니」 「트위티」 「GPA」 7개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첫 출발은 일단 괜찮다. 입점한 32개 매장 가운데 단 8개만 B등급을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A등급으로 분류됐다. 등급 분류는 롯데백화점의 자체 평가 기준에 따라 동종 브랜드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8월21일부터 31일까지 모든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이 100만원이 넘고, 「라틀레틱」은 본점 영플라자에서 320만원을 기록하며 시장 선두주자로 성큼 뛰어올랐다.
하이틴 시장 성장 가능성 높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성공
롯데 쿨캐주얼 출발 ‘합격점’
지난달 21일 롯데백화점의 쿨캐주얼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국 14개 점포에 최소 2개 이상의 브랜드를 배치했다. 본점 영플라자에는 7개 브랜드가 모두 들어갔다. 위치가 5층이라 10대 고객을 끌어올리기가 다소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는 것이 롯데측의 입장이다.
성기환 CMD(선임 상품기획자)는 “아직 늦더위 때문에 가을 상품에 대한 판매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10대 유효고객의 비중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류 뿐만 아니라 특화한 신발과 모자 등 액세서리 아이템의 구매 빈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팀스폴햄」이 본점 영플라자에서 일평균 250만원, 잠실점에서 182만원, 일산점에서 168만원 수준이고, 「라틀레틱」은 본점 영플라자에서 320만원, 포항점에서 146만원, 미아점에서 135만원 수준이다.
「디키즈」도 잠실점에서 226만원, 노원점에서 192만원, 안양점에서 159만원으로 동종 브랜드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브랜드들도 큰 차이 없이 대부분 평균 매출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초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쿨캐주얼존 7개 브랜드들은 각각의 특색을 나타내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예컨데 「팀스폴햄」은 미국 동부 사립고등학교의 하키선수를 모티브로 모자를 강조했다. 매장 한쪽 면을 모자 진열장으로 장식했다. 「라틀레틱」은 신발과 가방 등 학생들이 의류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을 대거 보강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와 다양한 스타일이 강점이다.
「디키즈」는 쿨캐주얼존에 합류하면서 미국 현지로부터 걸 라인 20스타일을 추가로 들여왔다. 최근에는 인기그룹 ‘카라’가 입고 나온 의상이 「디키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트위티」는 실버 액세서리, 「티니위니」는 가방, 「BSX」는 유니콘 캐릭터 등으로 특화된 아이템으로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살리고 있다.
성기환 CMD는 “하이틴 세대는 패션 아이템 구매의 상당부분을 인터넷으로 하고 있다. 편리한 점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백화점에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백화점에서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살 수 있다면 상당수 고객의 발걸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이틴 시장 선점해야 미래 있다
하이틴 시장은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소득을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주체적인 소비집단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개성이 뚜렷하고 옷이나 신발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추는 튜닝을 좋아하는 등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소비 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통계청 연령대별 소비구성비 통계에 따르면 15~19세가 12%, 20~24세가 13%로 전체의 25%에 달할 정도로 전체 인구의 소비구성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트렌드정보회사 PFIN은 지난해 이들 세대를 한국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소비집단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고 ‘원더틴즈’로 이름 붙였다. 원더틴즈란 안경 쓰고 공부에만 전념하던 모범생이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엄청난 정보력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예술, 문화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부류를 일컫는다.
일찍부터 영어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곧 한국을 이끌어나가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아직 교복을 착용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하나의 큰 시장을 만들어가는 절대 수요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점이 상당수 브랜드들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하이틴 세대는 앞서 언급한 이전 세대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성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야만 향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쿨캐주얼존의 초기 성과를 놓고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니치마켓으로서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과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업들이 늘면서 기존 브랜드에서 사이즈 스펙을 조절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브랜드 라인 확장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한 캐주얼 브랜드 임원은 “분명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단순히 사이즈스펙 조금 조절한다고 신소비층의 욕구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캐주얼 시장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다가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SSUE BRAND 이랜드 「라틀레틱」
“하이틴 시장은 무한한 보고(寶庫)”
「라틀레틱」이 쿨캐주얼존에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이랜드(대표 석창현)의 「라틀레틱」은 롯데백화점 쿨캐주얼존에 8개 점포를 오픈하며 하이틴 시장의 기대주로 평가받은 데 이어 론칭 초반 매출 상위권에 랭크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본점 영플라자에서는 하루 평균 320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7개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300만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박노현 브랜드장은 “「라틀레틱」은 기존에도 10대 고객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며 “쿨캐주얼존에 특화해 몇가지 전략을 더했는데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틀레틱」은 쿨캐주얼존 입점과 발맞춰 신발과 가방을 강화했다. 신발도 캔버스화와 하이컷 운동화로 세분화해 다양한 컬러와 그래픽을 넣었다.
가격은 일반 브랜드에비해 20% 정도 저렴하지만 국내 생산을 통해 품질을 높여 경쟁력이 높다. 영플라자 매니저는 “디자인이 예쁜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다보니 쉽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방도 스타일 수를 늘렸다. 주로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하이틴 세대의 특성상 의류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에 가방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매장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아일랜드 매장이라 벽면을 활용할 수 없었는데도 야구방망이 모양의 옷걸이와 스케이트보드 뒷판을 활용한 신발장, 야구 글러브를 활용한 청바지 수납 등 재밌는 느낌을 연출해 보는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성기환 CMD는 “매장 면적이 그리 넓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아이템을 복잡해보이지 않게 구성한 점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한편 「라틀레틱」은 최근 오픈한 롯데백화점 8개점을 포함 현재 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매장 수를 늘려 80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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