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하반기 돼야 실물경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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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인사이트> 13개 주요 패션기업 CEO 경기전망 설문

2009-01-05 오전 8:59:58



경기부양책·판매 수수료 인하 등 相生철학 절실
효율경영 최우선 목표… 구조조정 기회 삼아야



미국發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는 최근 부동산 및 주식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기나긴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패션 시장은 경기상황이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또한 매우 민감하다. <패션인사이트>는 복종별 대표 경영자를 대상으로 향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실물경기 침체, 이제부터 시작

대다수 패션 업체 경영자들은 지난해 12월말 현재를 ‘하락기’로 생각했다. 지금도 심각하지만, 본격적인 실물경제 침체가 가시화되는 올 상반기가 가장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자들은 특히 올 상반기에는 판매부진과 함께 원가인상에 따라 안정적인 물량 수급까지 걱정하는 등 공급과 판매를 동시에 걱정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 등 금융위기 영향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또 그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를 가장 우려했다. 실물경제 침체는 다시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널 사장은 “부동산, 주식시장 침체는 소비자들의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구매심리를 악화시킬 것이다. 외부환경 호전으로 소비가 활성화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 침체 국면에서도 판매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단기 호전보다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상승 또한 경영자들이 지적한 공통된 악재였다. 대다수 패션 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환율상승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은 더욱 더 저렴한 가격을 요구해옴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가격인하 압박’이라는 2중고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경영자들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진출 본격화도 악재로 지적했다. 특히 최근 「유니클로」의 볼륨화와 「자라」의 본격적인 진출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건전한 구조조정으로 시장재편 기대

악재에 비해 호재는 매우 빈약하다. 그러나 빈익빈, 부익부 심화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가장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또 시장재편에 따라 우수한 유통망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캐주얼 업체 사장은 “경쟁력이 부족한 중하위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불황일수록 디자인력과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브랜드 로열티를 높여야 한다. 과거 「지오다노」 「인디안」 「크로커다일레이디스」 등의 성공사례를 보다라도 불황은 늘 새로운 신세력의 성장기회를 만들어주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와 같은 기업은 10년 전 외환위기와 같은 저가시장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예측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도 시사했다. 「유니클로」를 전개중인 안성수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는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유통망 확대가 용이해졌으며, 고품질의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욕구가 늘어났다”며 올 한 해를 새로운 기회시장으로 전망해 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국내 소싱 기반이 강한 회사는 소싱력을 바탕으로 한 발빠른 대응력을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반면 특별한 호재가 ‘없다’고 대답한 경영자도 절반 가까이 있었다.


효율경영이 최우선, 거품 제거할 계기 삼는 곳도

경영자들은 ‘효율경영’을 첫 번째 경영지침으로 꼽았다. 불필요하게 많은 물량은 줄이고, 비효율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소싱력 확대, 시기별 기획 확대, 위기 따른 시나리오 경영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거론했으며 △품질관리 △R&D에 대한 투자 확대 △충성고객 관리 등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박재홍 에이션패션 사장은 “최근 시즌 리스가 일반화 됐기  때문에 사계절 위주의 상품기획은 의미가 약화됐다. 시기별 상품기획을 강화해 재고 회전율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무 프로세스 점검을 통한 구조조정과 고비용구조 개선, 재고 회전율 향상 등 근본적인 측면에서부터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와 위안화 상승에 따라 지금을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경영자도 있었다.

이창구 보끄레머천다이징 사장은 “상품기획의 프로세스와 조직에서부터 과거 제조기업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디자이너, MD 등 구성원들의 직무분석을 통해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특히 상품기획의 병목을 없애고, 스피드를 높여줌으로써 궁극적으로 판매율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은 지난해 한국 사업은 최소로 줄이는 대신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시장에는 신규 브랜드까지 출시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만 8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쟁점으로 부각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과다한 판매수수료 인하’가 대다수였다. 요즘과 같은 소비시장 위축과 저가제품에 대한 시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백화점에 이어 대형 마트까지 30% 안팎의 높은 수수료를 책정함에 따라 패션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는 입점된 유아동복 업체들을 대상으로 평균 1.5%의 판매수수료 인상을 무리하게 요구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자라」 「포에버21」 「파파야」 등 해외 SPA 브랜드와 형평성 문제도 거론됐다.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판매가인 저가 브랜드까지도 해외 브랜드라고 우대해주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비용이 지출되는 불필요한 MD 개편과 매장이동, 이벤트 등도 자제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판매 활성화를 위해 한다지만 ‘생색은 유통업체가 내고, 비용은 고스란히 입점 업체 몫’인 형식적인 이벤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수익성 감소 등 어려움이 계속되는 만큼 같이 성장하는 ‘相生 경영’을 펼쳐달라는 것이 유통업체에 대한 주문이었다. 정부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빠른 경기부양책’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패션 산업은 실물경기 활성화를 이끌어주는 역할이 강하므로 패션 산업의 활성화는 타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용 카드 수수료 인하와 유아동복 브랜드에 대한 ‘세율 인하’도 조심스럽게 거론됐다. 


올 하반기부터 경기 살아난다

설문에 응한 경영자 가운데 9명은 올 하반기를 경기상승 시점으로 답했다. 대다수 경영자들이현재를 하락기로 답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나머지 5명도 금년 상반기엔 회복기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전문가는 “패션 시장은 타 산업과 달리 비교적 구조조정이 앞서서 진행됐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사실 시장경쟁에서 밀려난 것이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며 “패션 시장의 침체는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므로 시장의 불안요소만 제거된다면 실물경기에 앞서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경기 침체기일수록 △안정적인 소싱 기반 △중장기적 차원의 마케팅 투자 △인재양성 등 기업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뒷받침돼야만 호경기 때 또 다른 성장기회를 맛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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