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사이트 선정 ‘2008년 올해의 패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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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오전 9:08:32



위기에서 금맥 캐는
실용 패션의 大家


최병오
형지어패럴 회장


대담 : 김우현 편집국장




<패션인사이트>는 ‘2008년 올해의 패션인’으로 최병오 형지어패럴 회장을 선정했습니다.

최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성공 노하우를 터득하였으며, 그 결과 한국 패션시장을 대표하는 패션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 최병오 회장은 「여성크로커다일」과 「샤트렌」 「끌래몽뜨」 「올리비아하슬러」 「라젤로」 등 5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전개 중이며 전국 주요상권에 900여개 매장에서 올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신화의 주인공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터득한 시장에 대한 안목과 본능적인 직관력이 성공의 배경이었습니다
.

그는 내년엔 남성복 시장에 새롭게 도전합니다. 올해로 28년째 패션업에 몸담고 있는 그이지만 업(業)에 대한 열정만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기에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요즘 이력에는 ‘기부’ ‘사회환원’ 등의 단어가 늘 따라다닙니다. 유니세프 후원에서부터 아름다운 가게, 기아대책후원회, 유방암지원, 전주대, 서울대, 순천향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 관련 단체와 학교를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고객들 덕분에 성공한 만큼 그에 따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최 회장은 개인과 기업은 물론 패션산업의 이미지 업그레이드에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패션인사이트>는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성공신화를 만든 최병오 회장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편집자주>



최병오 회장은 1980년대초 동대문에서 시작해 한 때 재래시장에서 여성복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거상(巨商)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무리한 사업확장 때문에 90년대 중반에는 깊은 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梅景寒苦發淸香(매경한고발청향)’.
이는 ‘모진 비바람과 추위를 겪은 매화는 그 향이 맑고 깨끗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최 회장의 인생역정을 잘 아는 어느 지인이 2005년경 선물한 휘호이다.

그만큼 최 회장의 인생 스토리는 몇 번의 좌절과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현장밀착 경영이 여심(女心) 사로잡았다.

최병오 회장은 90년대말 「크로커다일」로 다시 한번 국내 여성복 시장을 노크했다. 1947년 브랜드 출시 이후 첫 선을 보이는 여성복이었지만, 여성복에 대한 최 회장의 현장실무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여타 패션업체 경영자와는 달리 소재에서부터 봉제,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무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통해 터득한 시장에 대한 안목과 본능적인 직관력이 「여성크로커다일」의 성공 밑천이었다.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하고, 정말 좋은 상품을 부담 없는가격에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원칙이었다.

최 회장은 “한국 여성들의 행복문화 창출이라는 기업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백화점 중심의 고비용 구조로는 불가능했습니다. 보다 좋은 상품을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는 생산에서부터 판매 채널에 이르기까지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해야 했습니다”라며 사업 초기 가졌던 초심(初心)을 되살렸다.


최우선 가치는 고객행복, 두 번째는 대리점주 성공

형지어패럴은 계열사 브랜드를 포함해 전국 주요상권에 9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대리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브랜드 성공은 점주들의 이익과 밀접하다.

고객의 행복이 제1의 가치라고 한다면, 이들과 가교 역할을 하는 대리점주의 성공이 제2의 가치라는 것이 최 회장의 지론이다. 이러한 그의 경영철학 덕분에 900여개에 이르는 점포를 운영하면서도 이탈 점주는 손에 꼽을 정도다.

최 회장은 지난 9월부터 협력업체 결제를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3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하다 현금으로 바꿨기 때문에 당장 10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지만 최 회장은 주저함이 없이 예정대로 진행했다.

“사실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대란까지 겹치면서 우려도 됐고요. 그러나 어려울 때 일수록 협력업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패션사업은 공정이 많고 거래선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객들에게 충성하기 위해서는 생산 협력업체와 본사, 대리점주 등 세 주체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형지어패럴은 내년에 「아날도바시니(arnaldo bassini)」란 브랜드로 남성복 시장에 도전한다. ‘그 어려운 남성복 시장을 왜 들어가느냐?’ ‘잘 모르는 시장인데 괜찮겠느냐?’는 등 주위 우려도 있지만, 최 회장은 또 한번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 때 ‘위기가 기회’라는 역발상으로 수 천 억원대 대형 브랜드를 키워낸 최 회장은 이번 금융위기를 또 한번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아줌마에 이어 아저씨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변화에 대한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국내 남성복 시장은 거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상품을 부담 없이 입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저의 욕심이고, 이를 위해 지난 28년간 쌓은 노하우를 모두 바칠 각오입니다.”


고객들이 준 성공, 사회환원으로 보답

최병오 회장은 요즘 기부와 기증이 일상화 됐다. 6000억원대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여유를 내기도 어렵지만, 기부 행사에는 반드시 참석한다. 처음에는 패션업계에서도 ‘생색내기가 아니냐’ ‘마케팅 차원이겠지’ 라며 진의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횟수가 반복되고 기부 단체도 십 여 개로 늘어나면서 최 회장의 본심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실 초기에는 마지못해 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직원들도 ‘왜 하느냐’며 탐탐치 않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부는 경험이고,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번 해보면 ‘참 좋다’라는 것을 느낍니다. 또 그런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더욱이 패션사업은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학교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 수도권 대학 외에도 전주대, 순천향대 등 지방대에도 각별하다. 얼마 전에는 개인적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전주대에 패션정보관을 기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인턴 직원을 채용하는 등 산학 연대에 적극적이다.

“패션 관련 졸업생만 한 해 1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지만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 실력 있는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재육성 없이는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 최 회장의 소신이다. 자신이 오직 열정과 도전정신으로만 성공을 이뤘듯이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최병오 회장의 인생철학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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