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 戰場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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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오전 11:17:21


현 시점을 전쟁이냐 전장이냐 구분한다는 행위 자체가 작금의 패션 업계에 무슨 도움이 되랴 마는 올해 마지막 달 첫 날에 난 지금 해마다 되풀이 해 온 것 같은 심한 아쉬움을 토로해본다.


패션유통 戰場에서 살아남기

다수의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투 벌어지는 위기국면
패션전사로 무장해 글로벌 전장터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Getty Images 멀티비츠

전쟁의 국면이라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가 결과를 결정 짓는 만큼 뚜렷한 전쟁 상대방에 대한 다양한 준비를 통해서 선전포고를 할지 아니면 평화적인 공존의 길을 모색할지 그것도 아니면 국지전으로 체면치레만 할지, 혹은 전면전으로 대응할 지를 정해야 한다.

어느 정도는 인식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상황을 전쟁(戰爭)이라고 한다면 굳이 패션산업만을 거론하지 않아도 모든 경제 활동 자체가 치열한 경쟁과 대응에 의해 구성되는 초 자본주의 사회 속을 살아가고 있는 이 자체가 전쟁이 아닐까?

우리 앞에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 현실은 다수의 전선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쉴 새 없는 전투가 벌어져 부상자와 전사자들로 가득 찬 심각한 전장(戰場)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전쟁은 다양한 결과와 3자적 관점의 유지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전장은 내가 직접 당사자가 되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므로 단 두 가지 상황만이 가능한, 보다 국소적이지만 직접적인 결과를 불러 올 것이라는 점이다.

그 두 가지 결과는 바로 생존 아니면 몰락이 될 것이고 우리는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상황인식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전장 상황 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들어서 전장에서 생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동원할 수 있는 전투 기술들을 동원하느라 경험있는 지휘관들은 온갖 생존책 들을 강구하느라 정신이 없어야 맞을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여러 차례의 전장 상황에 대한 분석을 놓고 보면 여러 가지 전장 생존기가 가능 할 것이다.


전장(戰場)이 전쟁(戰爭)보다 심각한 것은
내가 주체가 되고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상황1. 전장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

결론적으로 이번 전장의 회피 방법은 없다. 전쟁 속의 한 현장이 전장이지만 전쟁보다 심각한 것은 내가 주체가 되고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백기를 들어 항복이라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목숨을 부지하고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처럼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부차가 되어 후일을 도모하였다가 회계산에서 원수를 갚아낸다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꿈꿀 수도 있지만 우리 곁에 오자서 같은 명 지략가가 전장에 항상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손자병법이나 삼국지를 보아도 쉽게 알 일이지만 군사(軍師)라 칭하는 유비곁의 제갈량이나 방통, 법정 아니면 조조 곁의 가후나 사마의 같은 지략가들이 전쟁을 설계하고 대처는 해나가도 전장터에 직접 나타나 임기응변적인 상황대처를 한다는 일은 거의 불가한 일이기에 전장은 철저하게 현장 지휘관의 순간적인 판단에 의해 대응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패션 전장에 임하는 장수와 병사들은 과거보다는 현재, 미래에 더 취하는 습성이 있어서 옛 고사의 회계지치(會稽之恥)처럼 또 뒤집어 질 상황도 순식간일 것임에 틀림이 없으므로 아예 이런 무망한 꿈은 생각도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옛날 손자가 가장 훌륭한 장수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자라고 했지만 그건 전쟁의 경우고 전장에선 이미 불화살과 창검이 난무하기 시작한 상황이므로 회피가 가능하다면 그건 전사(戰死)라는 결과밖에는 없을 것이다.


상황2.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일

장수들은 자기 앞에 나타난 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매출저하의 전장인지, 상품력 부재의 전장인지, 유통 노후의 전장인지, 프로모션 부재의 전장인지, 가격 정책의 전장인지, 동맹의 파괴인지, 내부의 반란인지… 전장을 판단하는 능력으로 손무가 손자병법에서 전장터를 구지(九地)라 하여 분류한 내용을 보면 전장 상황에 임하는 장수의 길을 잘 설명해놓고 있다.

자기 나라안에서 싸우는 산지(散地), 적진에 침입하여 싸우는 경지(輕地), 전략적 요충지에서 싸우고 있는 쟁지(爭地), 지금은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서로 눈치만 보는 교지(交地), 전장에서 승리하여 차지하기만 하면 내일이 보장되는 구지(衢地), 너무 적의 지역에 깊숙히 들어가 아군으로부터 단절되어버린 전장터인 중지(重地), 전장을 수행하기 어려운 최악의 환경에 놓여있는 비지(?地), 적은 수의 적도 당해내기 어려운 위지(圍地),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마지막으로 죽을 각오를 하고 머뭇거리면 죽어야 하는 사지(死地)까지 아홉가지 전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전장은 어떤 상황일까?

산지(散地)이면서, 중지(重地) 혹은 비지(?地) 이기도 하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죽을 각오가 없으면 살아나오기 힘든 사지(死地)의 전장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상황3. 전장에 대한 판단이 섰다면 그 다음 해야 할 일

시급하게 병사들의 재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사지에서 생존하는 방법은 전술적 전투의 전개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사지에서 살아나오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죽기를 다하는 의지만이 사지에서 살아나올 수 있다고 하였다.

이순신 장군도 병사들에게 했다는 말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 정신만이 사지에서 살아 나올 수 있다는 바로 그 말.

그렇다고 전장에 대한 판단이 선다면 모든 자원을 내 쏟아 부어 초단기 물량공세를 하여야 할까?  전장 상황의 내가 보유한 모든 자원과 자산의 정확한 분석을 한 후에 전술을 마련하지 않고 다른 군대를 따라하면 생존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사지의 전장이 될 것이므로 나를 정확하게 알고 그 다음에 대응을 정하는 것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원의 재배치는 말 그대로 전장 상황에 따른 배치를 의미한다. 사지의 전장 상황에서는 매복한 상황을 회피할 척후병도 필요하고 분소대 전술에 지원을 해줄 전술화기도 필요하고 정확한 상황 공유를 위한 통신병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보급을 원활하게 개척할 보급병도 필요하고, 이런 실전적 전술배치가 필요한데 평시의 배치로 전장에 임하고 있지 않은지를 판단해 보라. 평시에 능력 있던 병사가 비상시에도 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전장 상황별 직무 재조정이 현대경영에서 그렇게 강조하던 인적자원관리(Human Resource Management)와 다를 바 없는데 지금 아마 HRM에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는 장수도 있을 테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 병사들의 자원관리는 사지에서 살아 돌아 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뿐 더러 사지 이후에 펼쳐지게 될 경지나 교지, 구지의 전략적 기회에서 활용할 가장 소중한 기회요소를 제공 할 것이다.


매출 저하의 전장인지 상품력 부재의 전장인지
유통 노후의 전장인지 가격 정책의 전장인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상황4. 전장 중에 장수가 해야 할 일

손자가 전장에 임하는 장수의 모습으로 위엄 있는 장수를 강조하면서 지휘통솔력을 강조하였는데 실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장 상황에서 장수는 “관례를 깨뜨리는 포상을 하기도 하고, 상식밖의 명령을 내리기도 하며, 조직을 간결하게 만들어 지휘체계를 단순히 하여 자유로운 통제를 하고, 병사에게 임무를 맡길 때에는 이유가 필요 없는 무조건적인 명령을 내려야 한다. 또 장점을 들어 칭찬하되, 단점을 미리 알려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손자가 지극히 패권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므로 손자병법의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지만 전장상황에서는 매우 설득력이 있는 훌륭한 병법서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사지에선 살아남는 사람만이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패션 전장의 장수들이 하고 있는 지휘는 잘하고 있다고 보는가?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필연적 구조조정을 내세워서 미운털 박힌 병사를 미리 전사시키지는 않는지, 물귀신 작전으로 전장터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위해서 시장 교란하는 특공대를 조직하고 있지는 않은지, 난 하늘이 내린 정말 운이 좋은 장수이므로 이 전장은 남의 일이라고 방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동맹으로 극복하겠다고 같은 전장터에 있는지도 모르고 가짜 응원군에게 구애하느라 자원낭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필사즉생이라고 살아남은 뒤에 써먹어야 할 병사까지 수색 정찰에 내보내서 다 전사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상황5. 전장에서 살아 남았다면 그 다음 해야 할 일

본래 “군대란 멸망하는 땅에 던져져야 비로소 생존을 깨닫게 되고, 하나도 살아남지 못할 사지에 빠져서야 비로소 살아 남을 방법을 찾게 된다. 군대는 위험에 빠져야만 승부를 생각하게 된다”는 손자의 표현처럼 사지를 경험하고 돌아온 장수와 병사들은 진정한 승부사로서 패왕과 패왕의 병사가 될 필요조건 하나를 더 걸치게 되는 것이다. 

전쟁이라 하지 않고 전장이라 표현 함은 그 결과로 인하여 형질이 변경된 상황에 놓이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 세상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번 전장에서 살아나서 손자가 이야기 했던 것 처럼 매우 거대하고 행동이 재빠르며 난폭하지만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며,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달려들어서 어떤 상대방도 제압했다는 전설의 뱀 '솔연'처럼 '常山蛇陣(상산사진)'의 진법을 지닌 강력한 패션 전사들로 태어나 글로벌 시장이라는 새로운 전장터로 직접 진군할 그날까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생존하자. 지금은 무엇보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김묘환 CMG 대표

업계의 전략가로 통하는 글쓴이 김묘환은 국내 패션분야에서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 한국의 미디어와, 미국의 유통, 유럽의 컨설팅, 일본의 3사 비즈니스를 경험한 경력에서 배어나온 그의 철학은 3S(Simple, Synchronize, Shift)라는 툴을 사용해 선진기업 경영전략 컨설팅에 활용되고 있다.



글 김묘환 CM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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