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싱 돌파구는 없나?
위안화의 지속적 절상과 원화 절하, 신노동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증치세 환급율 인하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정말 어렵다’는 말이 실감나고 있다.
특히 중국 위안화는 지난 7일 한 때 달러당 7위안을 깨고 6위안대를 기록하면서 ‘6위안 시대 도래’를 예고했다.
실제 지난 3월말부터 올 추동 상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상하이와 다롄, 칭따오 등 중국 주요 소싱 중심지에선 인상분을 납품가에 반영하려는 소싱 업체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한국 패션 업체간 신경전이 매우 날카롭다.
중국 소싱 기업들은 “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6.9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15% 떨어진 수치다. 올 가을 제품을 납품할 시기가 7~8월인 것을 감안하면, 6.6~6.7 수준으로 계산해야 된다. 더욱이 한국 원화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산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 환율에서만 20% 이상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증치세 환급효과도 사실상 크지 않아 수출보다는 중국 내수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수출업체는 최근 두 달새 여름 물량을 실어내면서 5만 달러의 환차손이 발생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증치세 환급율은 최근 14%에서 11%로 조정됨에 따라 수출시 6%의 수출부가세를 물게 됐다.
한국 패션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절실하다. 한국 시장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원가인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홈쇼핑 등 온라인 시장의 위협과 오프라인 유통비용 인상, 정상판매율 저하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는 것이다.
3월말 상하이에서 만난 한 패션 업체 임원은 “현장에서 상담해 본 결과 원가 인상에 대한 압박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 납기와 물량을 생각할 때 중국 이외의 대체 소싱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동남아 얘기는 듣지만 물량을 감안할 때 거리가 있다. 해법을 찾아야 하는 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생산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디자인별 수 백장에서 많아야 수 천장인 로트(lot)를 생각할 때 동남아 생산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는 기획이 늦은 탓에 빠듯한 납기와 원부자재 소싱에 대해 취약한 한국 패션 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으로 ‘윈-윈 관계’ 구축할 때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급성장은 해외 기업들의 중국 소싱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중국기업들도 위안화 절상을 이유로 주 거래선을 중국 내수 브랜드로 급선회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 소싱 업체 대표는 “중국 내수시장 성장은 결과적으로 수출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물량이 많지 않고, 신뢰가 높지 않은 한국 패션 기업들은 소싱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탈중국을 생각하기 보다는 서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보다 조건이 나쁜 일본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지 않을 수 있는 요인을 찾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납기를 줄 수 있는 선기획력과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지시서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전문 에이전시를 통한 역할 분담 등 일본 기업들을 거울삼아 새로운 거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소싱 전문가는 “한국 패션 기업은 무엇보다 신뢰가 부족하다. 물량이나 공정이 까다로운 것은 충분히 맞출 수 있다. 그러나 같이 성장하겠다는 기본적인 신의가 없이는 지속적인 거래가 어렵다. 한국 프로모션 기업에게 하듯이 가격을 무조건 깎고, 판매부진을 이유로 사후 클레임 치고, 무원칙한 납기와 결제로는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환율과 인건비 문제가 심각하지만,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를 바꾸고 서로 노력한다면 중국 소싱은 아직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망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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