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인재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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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폴」 「밸리걸」 등 국내 디자이너 대거 스카우트

2007-04-23 오전 9:45:10

최근 한 여성복 업체 임원은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내 디자이너 가운데 팀장급 2명이 미국 「사우스폴」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한창 일해야 할 핵심 인력이 빠짐에 따라 당장 하반기 상품 기획 차질이 불가피했다. 최근 독일 「푸마」는 직진출을 앞두고 본사 직원들은 물론 전국 대리점주까지 실사를 핑계로 만나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랜드는 푸마코리아를 상대로 채용 및 유인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핵심 인력’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국경 없는 인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액의 연봉을 제안함은 물론 가족들의 부양까지 책임지겠다고 제안하는 등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기도 한다. 한 명의 핵심 인재가 수 십 명의 몫을 커버하는 만큼 핵심 인재에 대해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패션업체들의 핵심인재 확보 양상과 함께 중장기적인 방안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주> 특명! 핵심 인재를 확보하라 미국 「사우스폴」은 올 초 한국에서 17명의 디자이너를 스카우트 했다. 지난해 말부터 사전 서류심사를 실시해 사람을 모았으며, 올 초 사장과 인사 담당 임원이 들어와 최종 면접을 실시해 채용했다. 「사우스폴」에는 4월 현재 디자이너 50명(그래픽, 작업지시서 컴퓨터 작업 디자이너 20명 포함), 엠디 30명, 생산관리 80명 등 상품기획과 관련해 160여명의 인력이 움직이고 있다. 이 가운데 80%가 한국인이며, 한국 패션 기업에서 건너간 인력도 30%(약 50명)에 이른다. 이 회사는 올 초에도 20명의 인력을 새롭게 채용했다. 이 가운데 디자이너가 17명에 이르는 등 한국 디자이너 채용에 적극적이다. 본부장급 인력에 대해서도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이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은 한 본부장은 “ ‘가족’을 이유로 거부하자 ‘가족까지 책임지겠다’고 다시 제안할 만큼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호주 여성복 브랜드 「밸리걸」은 중국 광저우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광저우 스튜디오에 근무하는 10명의 디자이너 모두 최근 1~2년 새 한국에서 건너간 디자이너다. 뿐만 아니다. 미국 브랜드 「포에버21」 「후부」 「에코」 「타미힐피거」 외에도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아비렉스」에 이르기까지 한국 디자이너의 역할은 폭 넓다. 중국 내수 패션 기업들도 한국 디자이너 영입에 적극적이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사업부장, 생산 책임자 등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 한국 패션인 영입에 적극적인 기업은 공통적으로 한국 교포가 오너이거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한국 출신 전문 인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한국인이 상품 기획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며, 특히 임무가 주어지면 매듭을 짖기 전에는 퇴근을 하지 않는 성실성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폴」 관계자는 “최근 외형이 확대되고 있어 늘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국 사람은 미국인에 비해 업무 추진능력이 뛰어나며, 특히 책임감이 강하다. 대다수 미국 사람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바로 퇴근하지만 한국인은 일이 있으면 밤 10시고 12시고 일을 마무리한다. 앞으로도 능력 있는 사람이면 한국인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신규 브랜드 출시와 한국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 한국 패션기업 출신을 계속 채용할 계획이다. 핵심 인재 방어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국내 한 캐주얼 업체 회장은 5명의 임원에게 ‘10년간 이직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할 경우 매월 500만원을 10년간 적립해 주겠다는 약속도 함께였다. 중간 관리자급 이하 직원들의 유동이 있더라도 임원급 핵심 인재만 자리를 지킨다면 흔들림 없이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추진한 배경이라고 한다. 여성복 「미샤」는 언론에 무척 인색하다. 특히 상품 조직에 대해서는 디자인실장은 물론 실무자들에 이르기까지 일체 외부 노출을 금하고 있다. 프로세스 혁신으로 핵심인재 양성해야 한국 캐주얼 업체에서 1년 전 호주 「밸리걸」로 자리를 옮긴 C씨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C씨는 “한국에서는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더라도 디자인실장이나 팀장의 눈에 벗어나면 상품에 반영되지 않는다. 특히 품평회 이전까지는 이번 시즌 기획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고,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품평회가 끝나면 이것 저것 수정하느라 밤을 샌다. 이렇게 몇 년을 지내다 보면 입사 초기 가졌던 의욕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감사나 실장 등 특정인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밸리걸」에서는 시즌 시작 이전부터 시즌 컨셉을 공유하기 위해 수많은 토론을 거친다. 그러나 전체적인 컨셉이 정해지고 상품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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