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의류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입는 사람들만 입던 이태원 옷들이 해외 문화를 경험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들에게 하나의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다. 이태원 의류 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태원 의류 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이 소위 ‘잘 나가는 멋쟁이’들을 이태원으로 오게 하고 있을까. 이태원 의류 시장의 작지만 이유 있는 변신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최근 이태원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북적인다. 특이한 점은 내국인들 중에서도 여성, 그것도 세련되게 잘 차려 입은 20~30대 여성들이 부쩍 많아진 것이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진 씨(30)는 “이태원에서는 이국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미국에 1년 동안 유학한 적이 있는데 이태원에 오면 그때의 기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명품족, 보세족, 이태원족
이런 현상은 90년대 중반부터 몰아친 어학연수의 혜택을 본 글로벌 문화 세대가 외국 생활에서 경험한 카페나 브런치, 파티 문화 등을 즐길 곳으로 이태원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청담동도 있지만 청담동이 외국 문화보다는 상류 소비문화의 본거지로 변해가면서 이국적이고 트렌디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이태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브런치’를 즐기려는 젊은 여성들이 대거 이태원으로 몰리면서 덩달아 이태원 의류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브런치란 브렉퍼스트와 런치의 합성어로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식사를 말한다.
미국 뉴요커 여성들의 생활을 그린 TV 드라마, <섹스앤더시티>가 국내에 방영되면서 생겨난 트렌드로 이 드라마에서 친구 사이인 주인공 네 명은 주말마다 뉴욕 도심의 레스토랑에 모여 브런치를 먹는다. 그들은 브런치를 먹으면서 온갖 수다를 떠는데 여기에는 뉴욕의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의상 디자이너 김희진 씨(28)는 “주말 아침 친구와 이태원에서 만나 브런치를 먹고 이태원 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것. 이게 요즘 유행이다”라고 말했다.
주말 오후 이국적인 레스토랑에 앉아 브런치를 즐기며 패션과 스타일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대화 속에 등장했던 최신 스타일의 옷을 사기 위해 이태원 상가로 향한다, 이것이 요즘 젊은 여성 사이에서 트렌디하다고 불리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태원족은 스타일로 승부한다
이태원 상권에는 7백 개가 넘는 의류 매장이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근처 맥도날드에서 시작되어 이태원 역을 조금 못 가서 끝나는 거리는 이태원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렌디한 이태원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태원 상가에 가봐야 한다. 이태원 시장이 시작되는 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위치한 허름한 상가. 팻말조차도 잘 찾아보기 힘든 낡은 2층 건물이 바로 이태원 스타일을 형성하는 핵심이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두 개 층으로 나뉘어진 이태원 상가는 60여개의 점포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층층마다 세련된 스타일의 여자들이 검은 비닐 봉지를 몇 개씩 들고 다니는 것은 이태원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사람들을 비집고 옷을 고르던 직장인 김희연 씨(33)는 “주말마다 이태원을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마크 제이콥스 스타일의 코트를 단돈 8만원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4~5년 전 이태원 상가가 여성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초창기만 하더라도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백화점에서 옷을 사기는 부담스럽지만 독특한 감각을 추구하는 여성들이었다. 주로 잡지사 기자, 스타일리스트, 의상학과 학생, 디자이너 등 패션 업계 관련 종사자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온 쇼핑 장소였다.
하지만 최근 특정 직업인들이 아니라 해외 문화와 트렌드에 관심있는 일반 여성 고객들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컬렉션에서 발표된 스타일의 옷을 아이템별로 다양하게 찾을 수 있고 가격은 대부분 10만원을 넘지 않아 정식 수입 매장보다 이곳이 오히려 인기가 높다.
신상품 주기는 2∼3일. 해외 컬렉션 발표 다음날이면 똑 같은 스타일을 이곳에서 살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빠른 회전율을 보인다. 그 외 핸드백, 이너웨어, 구두, 선글라스 등의 품목도 이태원을 찾는 멋쟁이들의 필
오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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