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패션상권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
최근 명동에는 보여주고 과시하기 위한 ‘간판 매장’의 역할을 했던 브랜드의 매장은 IMF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IMF직후 반짝 호황을 누렸던 이동 통신이나 오락실 등도 다시 패션 매장으로 회귀하고 있다.
명동상권의 이러한 변화는 먼저 명동을 찾는 중심 고객들의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명동은 지난해부터 10대 청소년층과 외국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쇼핑인파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상권도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과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또 이동 통신이나 오락실 등 비 패션업종으로 업종을 전환했던 점포주들도 역시 패션업종 만큼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판단아래 패션업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을 찾기에는 명동의 자릿세가 버겁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틈새를 비집고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캐주얼 및 스포츠 브랜드들의 점포다.
캐주얼 및 스포츠브랜드들은 지난 99년말부터 최근까지 100∼300평 가량의 대형점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명동상권을 재편하고 있다. 이들 대형점은 몇몇 브랜드의 매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브랜드 매장이 의류회사의 직영이라는 점이 특징. 명동 상권의 높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직영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매장 관리의 효율과 투자비용의 분담을 위해 10여년 간 한국 패션유통의 한 획을 그어왔던 대리점유통 변화의 서막이 오르고 있는 것일까? 자본과 점포운영의 노하우가 모두 필요한 이른바 SPA형 유통이 시작되고 있다.
「쏘베이직」은 지난 99년말 300여평의 점포를 열며 명동 상권에 진출했으며 「지오다노」는 지난해말 100여평 규모의 명동 제2 매장을 오픈했다. 또 「후아유」는 지난해 11월에 350평 규모로 오픈했으며 「TBJ」와 「마루」 「AM하우스」 등도 매장을 확대하거나 계획중이다.
「나이키」는 이미 99년 12월에 대형점으로 이전했으며 지난해 4월 멀티 브랜드샵 「TAF」의 오픈이후 「휠라」 「스프리스」 「아디다스」가 대형직영점을 새롭게 오픈했으며 「푸마」도 직영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후아유」는 점포임대 등 하드웨어는 투자자가 점포운영의 소프트웨어는 「후아유」측에서 맡는 위탁과 직영의 중간 형태쯤 되는 독특한 형태로 운영되는 점포다. 「후아유」는 1호점인 이대점을제외한 COEX, 동대문, 종로점을 이같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매장 대형화는 화장품, 커피숍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와 「시애틀 베스트」 등의 대형 커피 전문점이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토다카사」란 화장품 전문 대형매장도 오픈했다.
이에 비해 남성복과 여성복 브랜드들은 매장수가 50∼70% 감소하는 등 대부분 브랜드들이 명동에서 철수했으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제화 3사와 중고가 살롱화 중심의 구두 매장도 50% 가량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IMF 이전까지 명동은 20∼30대 직장인을 겨냥한 남성복과 여성복 브랜드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중심 소비자로 등장함에 따라 캐주얼과 스포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캐주얼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같은 캐주얼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이 낮은 중고가 진 캐주얼과 스포츠 캐주얼 등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구두시장에서도 제화3사와 살롱화 매장은 크게 감소한 데 비해 캐주얼화와 운동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IMF 이전까지 활발한 영업을 펼치던 패션 전문점과 지난해부터 잇따라 오픈되고 있는 시장발 쇼핑몰은 어려움에 부딪고 있다.
10여개가 성업중이던 패션 전문점은 유투존과 트렌드20, 유스데스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폐점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패션 전문점들은 상품구색과 서비스를 백화점과 차별화 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작은 백화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카드영업 등 구태를 되풀이하다 자멸의 길을 걸었다.
밀리오레, 명동프리 등 시장발 쇼핑몰은 높은 가격경쟁력과 동대문에서의 성공신화를 앞세우며 명동에 진출했지만 상권과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품 구색과 영업전략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캣츠쇼핑몰과 명동 하트존(구 브이익스체인지)이 분양중이다.
소규모 보세점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지만 일본풍 편집샵과 캐릭터샵 등 한 눈에 띄는 뚜렷한 느낌을 주는 점포는 성업 중이다. 일본풍 컨셉샵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외국관광객들이 선호하고 있으며 유투존 뒷골목을 중심으로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명동상권이 다시 활기를 되찾음에 따라 임대료도 큰 폭으로 올랐다. 보증금과 월세 등은 이미 IMF 이전 수준으로 뛰었으며 권리금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을 위한, 고객을 따라가는 매장이
정인기, 조은희 기자
ingi@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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