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상품들이 길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압구정동, 강남역, 코엑스몰, 명동…. 사람들의 발길이 몰려드는 곳이면 어디든지 캐릭터 군단(?)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트박스, 루니툰 같은 대형 캐릭터샵 뿐만이 아니다. 길거리 곳곳에 위치한 작은 액세서리 매장, 가판대에서도 캐릭터 상품 판매는 성업 중이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나 가방에는 어김없이 조그만 캐릭터가 하나씩 매달려 있다.
스누피, 헬로우키티 같은 고전적인 캐릭터에서부터 마시마로, 졸라맨 같은 엽기·황당 캐릭터까지 -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최근에는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사이버 캐릭터 아바타가 인기를 얻고 있다. 100원에서 5천원 상당의 아바타 의상을 구입하기 위해 사이버 원조교제를 하는 청소년들이 생겨났을 정도다.
“아니, 그게 뭐가 그렇게 좋다고 그런 짓까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캐릭터 선호는 이제 어린아이들에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20대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3·40대 중장년층도 캐릭터 흥행의 숨은 주인공들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의류샵 「티니위니」 코엑스점은 8평 남짓한 좁은 매장에서 매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강남 매장 오픈에 이어 신촌, 명동 등에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티니위니」측은 “주고객층은 18∼23세로, 전체 고객의 70∼80% 가량이 대학생들이다. 뿐만 아니라 30대 초·중반의 미시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인형이나 기타 소품류보다 티셔츠, 바지 등의 의류 판매가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곰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친근감이 10대를 비롯한 20, 30대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게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캐릭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의류에서는 아동복에서나 사용되던 캐릭터들이 최근 골프, 힙합,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캐릭터 상품의 인기가 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열중하게 만드는 캐릭터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못되고 못 생긴, 황당·엽기 캐릭터도 인기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귀엽고 예뻐서 좋다”고 입을 모은다.
주부 안미정(38세, 양재동)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 둘 다 포켓몬스터랑 디지몬을 좋아한다.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으면 그냥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한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캐릭터들 이름까지 줄줄이 다 외울 정도”라며 “최근엔 아바타라는 인터넷 캐릭터가 예쁘다며 난리”라고 말했다.
압구정동 소품샵 「생활의 향기」에서 만난 유현지(23세, 압구정동)씨는 “테디 베어 인형을 좋아한다. 생긴 것도 귀엽지만 만졌을 때 촉감이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워서 꼬옥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며 “테디 베어를 직접 만드는 강좌도 기회가 되면 한 번 참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귀엽고 예쁜 캐릭터만 인기가 좋은 건 아니다. 별 개성 없는 순둥이(?) 캐릭터보다 못생기고 못된, 더 나아가 엽기적인 캐릭터가 더 좋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대학생 장인욱(28세, 대치동)씨는 “옛날엔 피너츠 만화에 나오는 스누피 같이 착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취향이 좀 달라져서 가필드나 도널드덕 같이 못되고 심술궂은 캐릭터가 좋다. 내가 성격이 못돼져서 그런 건가? 그런 캐릭터를 보면 어딘지 모르게 나랑 비슷한 면도 있고 인간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딸기」 브랜드의 캐릭터들을 좋아한다는 장은정(17세, 잠원동)양은 “동그란 눈, 커다란 얼굴의 비슷비슷한 캐릭터들보다는 못생겨도 개성 있는 캐릭터가 좋다. 딸기나 수박군, 똘밤 같은 캐릭터들은 오히려 못생겨서 더 정이 가고 친근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회사원 양인석(29세, 목동)씨는 “친구들이 엽기토끼 마시마로 얘길 하도 많이 해서 인터넷에 올라있는 동영상을 찾아 봤다”며 “보통의 토끼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엽기적인 마시마로의 행동이 황당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줬다. 역시 인터넷에서 떠서 TV 광고에까지 출연한 캐릭터 졸라맨도 비슷한 경우다. 유치원생들 그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림체, 황당하다 못해 허무한 내용 등이 오히려 인기를 끈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착하고 귀엽고 예쁜, 평면적인 캐릭터에 식상한 사람들은 못되고 못 생기고 황당한, 다중적(?)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 같은 전염성에 마약 같은 중독성을 지닌 캐릭터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상품의 특성은 빠르고 강하게 전파된다는 점.
압구정동에서 만난 대학생 한정준(22세, 천호동)씨는 “마시마로를 처음 봤을 땐
엄수민·조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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