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서 혼자 생활하는 직장인 이수정(26세, 역삼동)씨.
그녀의 10평 남짓한 집에는 작은 침대를 제외하고는 가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옷장은 붙박이장이 해결해주고 식탁 겸 탁자와 접었다 펼 수 있는 의자가 전부다. 싱크대 선반위에는 알록달록 컬러풀한 플라스틱 식기류와 도마 등이 마치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 제품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붙박이장 안에는 올해 구입한 티셔츠 몇 장과 스커트, 바지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두 1∼2만원을 주고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제품이다. 그러고보니 올 여름에는 지난해보다 시장에서 티셔츠나 바지를 5벌 더 구입했다.
친구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그녀는 일회용 낱개로 포장된 선블럭 크림을 바르고 샘플로 받은 화장품으로 화장을 한다. 또 어제 「후아유」에서 구입한 2만9천800원짜리 진 스커트에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한 스트라이프 무늬 1만5천원짜리 티셔츠를 입고 길을 나선다. 친구를 만나서는 근처 「스타벅스」 매장에서 프라푸치노를 하나씩 사서 길을 걷는다.
푸드·뷰티에서 시작해 패션·리빙·생활 용품까지
저렴한 가격에 그 시즌의 최신 트렌드를 즐기고 부담 없이 버리거나 치워버리는 ‘디스포저블(Disposable)’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값은 저렴하면서 품질은 좋고 거기다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의 제품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푸드와 뷰티에서 시작된 디스포저블 트렌드가 패션과 리빙·생활 용품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의 고가 가구대신 가볍고 밝은 느낌의 저렴한 소 가구와 생활용품을 파는 「룸(Room)」 「주(Zu)」 「공(空)」 등의 새로운 개념의 매장이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이제 옷이나 가방도 싼 제품을 부담 없이 즐기는 시대가 왔다. 요즘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정장은 브랜드의 고가 의류를 구입하더라도 소위 트렌드 제품은 「망고(MNG)」 「후아유」 「나라야」 등에서 부담 없는 옷과 가방을 집어든다.
지난 2월에 국내에 진출해 센트럴시티 3층에 자리잡은 스페인 브랜드 「망고」에서는 유럽 감각의 최신 트렌드 수트를 10만원대의 가격에 살 수 있다.
「후아유」는 올 상반기에 면 반바지를 제외한 모든 품목을 완판했을 정도로 이미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공주 풍 리본 가방으로 유명한 「나라야」는 21개 대리점에서 한 달에 몇 만개의 가방이 팔려나가고 있다. 이들 패션 브랜드는 넓은 매장에 쉽게 집어들 수 있도록 상품을 진열해 놓아 소비자들의 쇼핑을 즐겁게 한다.
푸드나 뷰티는 이미 오래전부터 디스포저블 트렌드가 자리잡았다.
거창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비싸게 밥을 먹는 대신 저렴하고 편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고 커피나 차를 즐기는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실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맥도날드」나 「캔터키후라이드치킨」은 우리나라 브랜드처럼 친숙해진지 오래고 몇 년 전에 처음 들어온 「스타벅스」를 즐겨 찾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개념의 샘플을 마치 정품인양 사용하는 여성들도 있으며 일회용 개념의 클린징, 리프팅, 팩 제품이 정품으로 등장했다.
이렇듯 소위, ‘디스포저블(Disposable)’제품은 푸드, 뷰티부터 패션과 리빙·생활 용품 전반에 걸쳐 우리들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특히 압구정과 청담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한 번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흐름인가, 아니면 거역할 수 없는 대세일까? 또 ‘디스포저블’ 상품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제품 올해는 No!
‘디스포저블’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작년에 사용한 제품을 올해 다시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 비싸게 구입한 제품은 오래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트렌드는 바뀌는 속도가 빠르므로 전 시즌에 구입한 제품이 그 시즌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한수영(25세, 경기도)씨는 “수트 정장은 브랜드를 보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편이지만 그 시즌에 유행하는 티셔츠나 바지 등 트렌드 아이템은 「후아유」 「쏘베이직」같은 브랜드에서 구입하고 있다”면서 “트렌디 제품은 오래 입을 생각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고 또 이들 브랜드는 제품 가격에 비해 디자인이나 컬러 등의 퀄리티가 좋아 티셔츠나 니트 등을 자주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나라야」 핸드백을 구입했다는 안정주(28세, 경기도)씨는 “올 겨울, 봄에 너 나 할 것 없이 리본 가방을 들고 다니길래 한 번 구입해봤다. 그런데 1∼2만원짜리 가방치고는 디자인이나 소재 등 나무랄 데 없었다”면서 “컬러도 다양해 지금은 컬러별로 몇 개를 구입해 그 날 의상 컬러에 따라 핸드백 컬러를 코디하고 있다. 다음번엔 파
유정원, 엄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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