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하나 사볼까?
이번 달로 입사한 지 8개월차가 되는 새내기 직장인 윤미애(25세, 잠원동)씨.
그녀는 회사를 다닐 때나, 주말에 외출을 할 때나, 세미 정장 스타일을 즐겨 입는 소위 ‘정장파’다.
“청바지를 구입한 건 아마도 3, 4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대학교 1, 2학년 때까지는 청바지를 종종 입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왠지 어려 보이는 것 같아서 잘 안 입게 됐다. 가끔 놀러갈 때 여동생이나 오빠 청바지를 꺼내 입고 나가는 정도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진과는 담을 쌓고(?) 지내온 그녀조차 요즘 들어 데님 아이템 구입의 유혹을 느끼게 됐다.
윤씨는 “올해 봄에는 롤업진이 한창 인기여서 「리바이스」 롤업진을 한 벌 구입할까 했었다. 그런데 좀 망설이다보니 유행이 지나가 버린 것 같아 못 사고 그냥 지나가 버렸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부터는 우븐 느낌이 나는 A라인의 데님 스커트가 많이 눈에 띄는데, 데님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캐주얼한 스타일은 아니어서 정장풍으로 입고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망설이면 또 유행이 지나가 버릴 것 같아 이번 주말에 사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몸으로 느껴지는 진 트렌드
‘진’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평소 데님 아이템을 즐겨 입지 않았던 사람들의 마음도 흔들리게 할 정도로 무섭게 불어닥친 진의 열기는 이미 작년부터 예고되어온 바 있다.
갤러리아 패션관의 강민곤 대리는 “모두들 ‘올해 진이 트렌드’라고 얘기들을 하지만 이곳 압구정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녀 올해는 트렌드라기보다는 뉴베이직이 돼버린 느낌”이라며 “진 부문 매출은 작년이 전년대비 40% 정도로 크게 올랐고, 올해는 지난 8월까지를 작년과 비교했을 때 15% 정도 성장한 정도”라고 밝혔다.
압구정동의 패션 리더들이 몰고 온 진 트렌드는 이제 막강한 추종자(follower)들을 거느리고 볼륨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 롯데백화점 등 유력 백화점의 바이어들은 “의류 업계의 전반적인 비수기인 7, 8월에도 진 브랜드들의 매출은 계속 성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진 전문 브랜드 「잠뱅이」측은 “2주정도 전부터 청바지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루에만 1만3천장이 팔리기도 했다”며 “바지뿐 아니라 스커트, 재킷 등 아이템도 다양해졌다. 지난 주말부터는 요즘 유행하는 데님 원피스도 출시해 판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 디자이너스 클럽의 바지 브랜드 「T.B2」의 한 관계자는 “진이 트렌드라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실제로 청바지가 많이 팔리기 시작한 건 이번 가을부터”라면서 “이전까지는 청바지와 면바지 비율이 5 : 5 정도였다면 얼마 전부터는 8 : 2, 9 : 1 정도로 청바지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진영희(22세, 신림동)씨는 “사실 별로 유행에 민감한 스타일은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지난 주말에 갤러리아 건너편 맥도날드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 보니 청바지는 물론이고 데님 스커트와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이 하도 많이 눈에 띄어서 절로 ‘진이 유행이긴 유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사람조차도 진 트렌드를 실감할 정도로, 거리는 온통 진의 물결로 휩싸여 있는 것이다.
진 시장 - 다양화, 세분화 단계로
진 트렌드와 함께 진 시장 자체도 깊어지고 넓어졌다.
진 브랜드들에서 보여주는 아이템들도 다양해지고, 중저가에서 고가까지, 또 트래디셔널에서 힙합, 섹시한 패션 진과 캐릭터 진까지, 진 브랜드들도 세분화된 것.
「닉스」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데님이라고 하면 보통 바지를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아이템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인기 아이템도 예전에는 오버롤이면 오버롤, 스커트면 스커트 식으로 한 가지만 유행을 탔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일자 핏, 타이트 핏, 오버롤, 스커트, 재킷, 하프코트 등 인기 있는 핏과 아이템도 다양해졌다”는 게 그의 얘기다.
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최숙희(28세, 여의도동)씨는 “옛날엔 진 브랜드들에서 내놓는 스타일이 다 비슷비슷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많이 다양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여성 영 캐주얼 브랜드에서 내놓는 스타일은 사실 너무 과해서 못 입을 것 같긴 하지만, 「MFG」에서 나오는 독특한 스타일이나 「리바이스」에서 선보인 엔지니어드진 같은 스타일은 그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가 느껴지니까 하나 정도 장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엑스」 「미스식스티」 「피오루치」 등의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과감하고 섹시한 스타일의 인기도 좋다.
「엑스」의 한 판매사원은 “웬만해서는 소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20대 초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며 “일반적인 워싱이 들어
조은희·엄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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