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문화와 패션의 공감지대를 찾아라
가+
가-

2007-01-25 오전 11:44:07

장 소: 지하철 안 / 등장인물: 양동근, 양진석 양동근: 「펩시콜라」를 마셨더니 캔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처음 몇 곡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계속 얼굴을 찌푸리며 캔을 눌러 음악을 바 꾼 다. 이윽고 강렬한 비트의 락 음악이 나오자 이에 맞춰 힙합 댄 스를 춘다. 지하철 안이라는 장소도 잊은 듯 신이 난 모습이다. 양진석: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양동근이 부러운 듯, 역시 손에 들 고 있던 「펩시콜라」 캔을 슬며시 누른다. 순간, “청춘을 돌려다오 ∼”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양진석 창피한 듯 얼른 캔을 감싸쥔다. 일명 ‘세대차이편’으로 알려진 「펩시콜라」의 TV CF 광고다. 이 광고는 이전과 달라진 요즘의 새로운 풍속도를 확연히 보여 준다. ‘힙합’으로 대표되는 거리 문화는 더 이상 ‘무시해도 좋은’ ‘하찮은’ 문화가 아니다. 거리 문화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젊음,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과 넘치는 에너지가 오히려 기존 세대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이 광고의 기획을 맡은 대홍기획의 문일권 차장은 “상위 문화냐 혹은 하위 문화냐 하는 문화의 급(級)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광고는 「펩시콜라」가 타겟으로 하고 있는 10대들을 겨냥해서 제작됐다. 따라서 지금 거리의 청소년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창구로 어떤 것을 선택했느냐가 중요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그들만의 음악과 춤을 대표하는 ‘힙합’과 이를 대표하는 ‘양동근’씨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거리 문화의 역류 현상 이제 위의 것이 아래로 내려오는 시대는 지나갔다. 거리에서 생겨난 문화가 상위 문화를 침범(?)하는 문화의 역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러한 현상은 사실 어제오늘 시작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또 지금도 변치 않고 유행의 화두로 떠오르곤 하는 ‘히피’ ‘펑크’ ‘그런지’ 등의 뿌리는 모두 거리에서 비롯됐다. 이제 도나 카란, 장 폴 골띠에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유행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거리 문화에서 영감을 받고 그들의 옷차림과 풍습을 차용하는 시대가 됐다. 스키(Ski)의 하급 문화쯤으로 여겨졌던 스노우보드(Snowboard)는 동계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발 빠른 광고 업계, 혹은 기업 마케터들은 거리에서 올라오는 새로운 바람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 거리에서 몰려오는 문화가 바로 가까운 미래의 ‘유행’을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테크노(Techno)와 힙합(Hip-hop), 인터넷(Internet), 디지털(Digital), 익스트림 스포츠(Extream Sports), 클럽(Club), 문신과 피어싱(Piercing) 등의 다양한 거리 문화를 만들어내고 또 즐기는 이들의 특징은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을 초월한 진정한 ‘다양성’을 꿈꾼다 거리 문화를 주도하는 이들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모든 경계와 장벽을 초월한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이들에게는 성별과 연령, 언어와 인종, 국적의 구분이 없다.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준하 씨(22세, 작곡과 재학 중)는 “테크노 음악을 좋아해서 홍대 앞에 있는 클럽에 자주 간다. 파티가 있을 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든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비해 다소 연령대가 높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정말 1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외국인들도 다수”라고 말한다. 공통된 하나의 관심사를 축으로 만난 이들에게는 나이와 성별, 인종과 국적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들은 새롭고 독특한 것과 함께 복고적인 향수를 즐기기도 한다. 홍대 입구에 있는 레코드샵 ‘시티비트(City Beat)’와 클럽 ‘엠아이(M.I.)’를 운영하면서 DJ로 활동하고 있는 DJ. 엉클은 “예전에는 소울(Soul) 같이 비트가 강한 흑인 음악을 좋아했었다. 5∼6년 전에 테크노(Techno) 음악을 듣고 매료됐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클럽에서도 거의 테크노 음악만 튼다”고 말한다. 무대 조명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장미예 씨(26세, 문정동)는 “딱히 ‘나는 어떤 스타일, 어떤 브랜드가 좋아’라는 건 없다. 어떨 땐 깨끗한 정장 스타일로 차려입고 나서고 싶고, 또 어떨 땐 정말 너저분하고 껄렁껄렁한 모습으로 길거리를 누비고 싶다”며 “어떤 브랜드냐, 어떤 스타일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날은 짬뽕을 먹고 싶고, 또 어떤 날은 스파게티를 먹고 싶고, 때로는 이 모든 걸 다 섞은 퓨전 요리를 먹고 싶은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또 일과 놀이의 구분이 없다.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이 바로 그들이 먹고사는 수단인 것. 홍대 판화과에 재학 중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진 씨(26세, 서교동)는 “일과 취미

조은희·유정원 기자
hope@fashioninsight.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