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니콜라스 케이지’가 영화홍보 차 부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받은 첫인상으로 ‘한국 여성들이 스타일리쉬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80년대 유럽출장 다녀 온 디자이너 친구에게 ‘이태리 사람들 모두가 옷 입는 것이 예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태리 패션에 대해 동경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1970년대 ‘패션’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이래 40년이 지나지 않은 우리에게 세계적인 스타가 남긴 말은 상당히 의미있게 느껴졌다. 여성들의 패션 감각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에 우리나라 여성의 패션 감각에 긍지심마저 느껴졌다.
도대체 패션은 무엇인가? 패션이란 남들과 다르다는 구별감을 충족시켜 줄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활수준이나 지위, 감성, 개인적 취향, 미적 감각까지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패션에 대해 더 확실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구식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아무리 멋진 패션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초라한(dowdy)’, ‘끔찍한(hideous)’ 대상이 되는 데, 이것은 변화의 속성 때문이다. 아무리 인기 있는 패션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 패션에 싫증을 내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그렇다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항상 같은, 웅덩이에 고인 듯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 권태로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젊은 세대이다. 변화가 싫다면, 젊음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젊은 세대의 특권이다.
패션은 이제 더 이상 상류계층과 중간계층의 상호작용에 의한 계급적 미학이 아닌 젊음의 미학으로 설명된다. 패션은 귀족계급의 전유물이 아니고 누구나 저렴한 가격대로 패션 감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H&M, 망고, 자라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들도 패션을 즐길 수 있는 대중화를 이루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패션은 더욱 열광적이다. 젊은 세대는 다른 사람과의 구별과 자기표현을 넘어 패션을 통해 자신을 훨씬 멋있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창조하는 재미로 이어지고, 부러워하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신감과 행복감을 준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는 패션에 대해 더 몰두한다.
최근 들어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IT 기업들이 패션을 끌어들이는 공동 마케팅을 수행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 소형 디지털기기의 주된 고객이 10대, 20대의 젊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성능 이상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므로 소형 디지털기기 업체들은 이들의 기호에 맞춰 패션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수행하거나 공동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최근 SKY의 ‘MUST HAVE’시리즈 광고는 패션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 ‘MUST HAVE ITEM’을 연상하게 함으로써 패션을 사랑하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듯하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여 패션을 다른 산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 광고에까지 적용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패션이 바로 젊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패션을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현재 젊거나 젊게 살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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