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적 특징과 편익,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당연시 여기고, 그 이상의 것을 브랜드에게 기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고 가슴에 와 닿는 판매공간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캠페인을 요구하기도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주5일 근무제에 따른 7대 트렌드를 ‘FREEDOM’으로 요약, 발표했다.
‘FREEDOM’이란 가족과의 유대 강화(Family), 휴식과 오락 선호(Recreation), 체험형 소비의 일반화(Experience), 학습기회의 증가(Education), 복수직업(Dual job), 야외활동(Outdoor), 매니아의 증가(Mania)를 나타내는 영어단어들의 머릿글자을 모은 단어다. 소비자는 소비가 아니라 체험을 원한다.
패션 마케터는 제품에서 시작해서 매출로 끝나는 기획에서 벗어나, 문화와 가치에서 시작해 체험으로 끝나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제품으로만 승부하려는 특징-편익 중심의 마케팅적 접근법은 이제 한계에 부딪쳤다. 소비자의 가치관점과 변화를 인정하고 대응해 소비자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브랜드는 누가 될까?
오후 4시 갤러리아 「페이퍼백」 매장.
웨스턴 분위기의 강한 비트의 힙합음악이 흘러나오는 이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들은 단지 쇼핑만 즐기지 않는다.
매장 벽면에 붙은 책장에서 책을 고르고, 가운데 놓여져 있는 바(bar)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하고 매장 한편에 있는 기부함에 돈을 넣기도 한다. 매장직원들은 소비자에게 직접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매장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내셔널 지오그라픽을 찢어 나사와 못을 넣어 투명하게 굳혀 만든 상판과 마네킨, 골판지를 쌓아 만든 디스플레이대, 대못을 박아 만든 네임보드, 기차레인의 지지목같은 느낌을 내는 벽재가 눈길을 끈다. 또 자갈과 콘크리트를 이용한 바닥 등 건물 외관제로 쓰이는 듯한 소재를 사용해 「페이퍼백」이 내세우고 있는 빈티지 내추럴리즘을 강조했다.
이 매장에서 만난 이영호(25, 역삼동)씨는 “여느 매장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맘에 들어 「페이퍼백」을 자주 찾는다. 옷 뿐 아니라 인테리어, 음악에서 「페이퍼백」 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현재 「페이퍼백」 매장에 어울릴만한 로큰롤, 하우스류 음악 위주로 골라 CD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이 매장의 직원에게 완성된 CD를 전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적 특징과 편익,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당연시 여기고, 그 이상의 것을 브랜드에게 기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고 가슴에 와 닿는 판매공간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캠페인을 요구하기도 한다.
압구정 갤러리아 「데얼즈」 매장은 지난 2월 매장을 리뉴얼 한 후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단순히 상품만을 부각시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살아있는 느낌의 매장전개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모던함이 강조된 전면과 고목을 사용한 거울과 DP대, 유머러스한 일러스트에서 풍기는 포스트모던적인 이미지에서 침대 스프링과 학교 사물함 패박스를 소품으로 한 친숙함까지 한 매장에서 다양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매장을 찾은 김소현(23, 청담동)씨는 “여기에 오면「데얼스」 만의 감성이 느껴져서 좋다. 다른 매장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신발, 소품이 많은 것도 좋지만, 다양한 감성이 섞여있으면서 편안한 매장이미지가 맘에 든다”고 말한다.
「데얼스」 매장은 한달 평균 1억 1천만원 팔다가 매장 리뉴얼 후 1억 8천만원으로 같은 층에서 매출 1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 런칭한 쌈지(대표 천호균)의 「쌤」 매장에는 인디, 언더밴드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태준 작가의 전시회도 열고 있다.
「쌈지」 매장도 이진경, 최경화 등의 예술가의 손을 빌려 브랜드 컨셉을 독특하게 표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브랜드가 표방하고 있는 감성과 문화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냐에 따라 브랜드의 성패가 달려있다. 상품의 특징·편익 전달에만 집중했던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감성’문화를 전달하기 이전에 무엇보다 브랜드 컨셉이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정확한 컨셉설정 없이 트렌드에 떠밀려 섣부르게 하는 프로모션은 오히려 부작용을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컨셉에 맞는 통일성 있는 프로모션이다”고 지적한다.
오감으로 브랜드를 느낄 수 있게
「데얼스」 「애스크」 브랜드의 인테리어를 맡고 있는 태인기획(대표 김태욱)
조정민 기자
jeong@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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