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의 객체에서 소비의 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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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6 오후 1:29:15

광고를 통해 본 한국 여성 변천사 1980년대: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에 금성, 대우, 삼성 등 가전 3사는 올림픽을 겨냥해 예약 녹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대신 다른 기능들을 간소화한 ‘올림픽형 VTR’을 출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남편 귀가 시간은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 “남편 사랑은요 가끔 확인해 봐야 해요” 등의 카피와 더불어 최진실의 애교 넘치는 새댁 모습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광고에서 선보인 새댁 최진실은 도전적이고 깔끔하며 자신에 차 있었지만 여전히 자립적인 주부의 모습은 아니었다. ‘여자의 행복은 남편과 가정과 물질 속에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충실하게 표현하는 최진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당시 여성상을 그대로 투영한다. ‘결혼식 참석’ 편에서 최진실은 하객으로 참여한 남편이 신부를 보고 감탄하자 뾰로통해진다. 집에 온 최진실은 VTR로 자신의 결혼식 모습을 재생해 남편의 사랑을 확인한다. “신부가 예쁘다”라는 남편의 말에 “안 예쁜 신부도 있나 뭐?”라고 대응하는 광고 속 갈등구조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 대부분의 주부들은 불특정 다수의 젊은 여성들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여기에 젊음과 아름다움이 남편의 사랑과 함수관계에 있기 때문에 젊음과 미를 잃으면 사랑도 탈색하고 실추할 수 있다는 복선도 깔려 있었다. 1990년대:1990년대 초반, 광고를 통해 여성들에게는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수동적이던 여성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변화하면서 ‘나 자신’을 찾기 시작했다. 남녀차별이 사라져 감에 따라 여성의 이미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가 미모의 여형사로 나오는 마몽드화장품 CF는 변화된 여성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광고였다. “세상은 지금 나를 필요로 한다”는 카피와 함께 운동과 사격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사건현장에서는 남자들을 지휘하는 이영애의 모습이 등장한다. 능력 있는 여자지만 동시에 모델 같은 아름다움도 유지하고 있다. 다소 비현실적인 이 상황 설정은 타인과 자신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은 여자들의 바람을 담고 있었다. 특히 캠페인 초기에 등장한 “결혼이 목표는 아니다” “나의 삶은 나의 것” “성취는 남자의 것만이 아니다” 등의 카피에서 드러나듯 20대 여성의 가치관 변화는 ‘남편은 여자 하기 나름이다’라는 1980년대식 사고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온다. 이제 아름다움의 상징인 화장품 광고 속 여성들은 인형 같은 미인이 아닌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개성파 미인으로 변신한다. 카피도 “세상은 지금 나를 필요로 한다” “이 봄을 정복하라” “이 봄의 출격 암호” 등 남성적인 색깔로 바뀐다. 동시대의 잘 나가는 배우들이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미소를 짓는 식의 광고는 이제 화장품 광고에서는 고전이 되었다. 이미숙이 모델로 등장한 코리아나의 1, 2, 3차 캠페인은 “여우 같은 여자” “사랑받는 여자”로 소구했으나 당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여옥으로 인기를 끌었던 채시라가 새로운 모델로 발탁되면서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전 지금 유혹받고 있다구요” “말할 순 없어요. 아니, 어쩜 혼자 생각인지도 모르죠. 전 지금 흔들리고 있다구요”라는 카피를 통해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여심을 제품에 대한 유혹으로 연결한다. 2000년대:2002년은 신용카드 광고가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삼성카드의 정우성과 고소영이 등장한 광고. 연작 시리즈였던 이 광고는 ‘남자’ ‘여자’ ‘아내의 승진’ ‘친구 가족과의 식사’ ‘유람선 여행’ 등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남자’ ‘여자’ 편에서는 도회적인 젊은 부부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달리는 장면을 배경으로 낮게 깔리는 친구의 목소리는 정우성을 “남자가 봐도 멋진 녀석”이라고 말하며, ‘여자’ 편에서는 자신의 남편을 ‘능력 있는 남자’이자 ‘여자를 사랑할 줄 아는 남자’라고 말한다. 주인공 부부는 전형적인 여피족 혹은 보보스족. 고급스러운 정장, 멋진 소품으로 사용된 자전거와 배낭, 바게트와 오렌지, 액세서리, 핸드백, 외국의 중산층 주거지처럼 보이는 한적한 곳의 집, 세련된 인테리어와 모던한 스타일 등이 그 증거다. ‘아내의 승진’ 편은 능력 있는 아내의 승진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연출되는 깜짝 파티를, ‘유람선’ 편은 윤택한 그들의 휴가 문화를 보여준다. 하룻밤에 30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유람선 투어, 그 유람선 위에서 두 남녀는 조깅하고 독서하고, 파티와 망중한을 즐긴다. 이들 부부의 높은 생활수준과 소비 성향은 자유분방한 보보스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투영한다. <참조=광고로 읽는 한국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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