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컨슈머 ‘패션미즈’로 거듭난 당당한 3040세대

제 3의 성. 우아함, 여자이기, 부끄러움을 포기한 3포족. 한국 사회에서 수년간 ‘아줌마’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던 3040 패션미즈들이 달라지고 있다. 가족을 위한 무조건적 희생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이제 미즈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성숙한 여자를 일컫는다. 3040 패션미즈들의 당당한 변신을 취재했다.
미즈들이 달라지고 있다
캐나다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김유진 씨(25세). 다이어트를 위해 재즈 댄스 교습소에 등록했다.
교습 첫날, 교실에는 생각보다 많은 20여 명의 수강생이 있었다. 평일 오전 강좌였기 때문에 수강생은 20∼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준비운동 시간에 유진 씨는 유연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주부들의 모습에 놀랐다. 굳어져 있는 자신의 자세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주부들은 여지껏 그녀가 생각하던 ‘아줌마’의 이미지와 차이가 있었던 것.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반 사람들과 친해진 유진 씨는 재즈 댄스와 수영 등 운동에 관한 조언과 생활에 필요한 지혜 뿐 아니라 공연, 영화, 책 등의 정보도 얻었다.
최근 미즈들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제3의 성, 3포족은 이미 옛날 이야기다. 요즘 3040 미즈들은 성숙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아간다. 남편과 시댁의 눈치를 보는 일은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얘기다.
문화센터와 트레이너센터, 공연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20년, 15년 전만 해도 꽃꽂이, 요리, 서예 같은 강좌로 몇 시간의 수업만 진행하던 문화센터가 하루 종일 미즈 수강생으로 붐빈다.
수업도 다양해졌다. 비즈, 종이접기, 노래교실은 물론 중국어, 일어와 같은 외국어, 차밍 댄스와 요가 등의 운동까지 다양한 강좌가 준비되어 있다. 수지침, 재봉, 요리, 창업 같은 실용 강좌 역시 인기다. 오후에는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들도 눈에 띈다.
강좌를 듣는 수강생들은 20∼40대 주부들은 물론 50∼60대까지 폭넓다. 할머니들도 함께 요가를 배운다. 자신의 몸을 생각하고 가꾸는 데 연령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다.
올해 6세의 딸 하나를 둔 박선영 씨(33세). 전업주부인 그녀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오전시간 동안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듣는다. 이전에 들은 과목은 종이공예. 수강 과정을 모두 마친 지금은 직접 손으로 시계, 인형 등 장식물을 만들어 집을 꾸미거나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전업주부라고 해서 집에만 있으면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좋지 않다. 자신의 흥미를 찾고 나를 개발하는,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이 중요하다”는 선영 씨는 “문화센터는 나를 위한 시간이 준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강좌도 많고 정보 교환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독서지도사 과정을 이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즈들의 몸매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적이다.
트레이너센터를 찾는 미즈들이 많은 것은 이러한 관심을 나타낸다. 아파트 단지 내의 공원과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 하는 미즈들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즈들을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 교환이 활발하다.
커리어우먼인 이은경 씨(31세). 그녀는 출산 후 쉽게 빠지지 않는 살을 고민하다 최근 일주일에 세 번,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회사 주변의 요가센터에 다닌다. 그녀는 “아이 엄마라고 해도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며 “출산 후 오히려 미용에 신경이 쓰이고 예쁜 옷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문화활동 역시 미즈들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
이전의 구세대 주부들은 가족들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의 취미를 즐길 시간이 없었다. 이에 반해 요즘 신세대 주부인 미즈들은 자신의 시간을 갖는 데 적극적이다. 공연, 전시회 관람과 문학활동을 찾아다닌다. 예술의전당 평일 낮 공연은 미즈들의 이러한 관심을 반영한 것.
주부들을 위한 커뮤니티 ‘주부닷컴’을 운영하는 장태곤 사장은 최근 주부들의 가장 큰 변화로 ‘문화에 대한 욕구’를 꼽는다. 이전 주부들이 문화활동은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데 반해 현재의 주부들은 적극적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 그는 “커뮤니티 내 소모임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함께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때로는 커뮤니티 운영자보다 회원들이 공연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다. 얼마 전에도 나나무스쿠리 내한 공연 소식을 회원들이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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