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올 한 해 캐주얼 시장은 험난했다. 지난해 겨울은 추위가 늦게까지 이어진 덕분에 짭짤하게 재미를 봤지만 3월 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일부 브랜드는 전년 대비 반토막난 브랜드도 있었다. 이렇게 3~4월 두 달을 허송세월하며 보냈다. 일부에서는 ‘마의 3~4월’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5월 들어 반짝 오른 매기는 6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제자리 걸음만 맴돌며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여름, 가을 두 시즌 장사를 망친 셈이다. 11월 말부터 추위가 시작되면서 겨울 상품이 팔리자 ‘이제 좀 나아지지 않겠나’ 기대를 걸어보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한 해 내내 계속된 매출 부진은 결국 브랜드 중단으로 이어졌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지엔코의 「엔진2」와 파크랜드의 「크렌시아」, 「인투인」 등이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상당수 브랜드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다 못해 브랜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난세에 영웅난다’는 말처럼 어려운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브랜드도 있었다.
대표 주자는 「마인드브릿지」. 2003년 런칭한 「마인드브릿지」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저변을 넓히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후 올해 들어 도약을 시작한 케이스. 올들어 유통망 수를 지난해에 비해 30개 가량 늘려 90개점으로 확대했으며 기존점포의 매출 신장률도 30%가 넘어서는 등 대형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행사 비중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상위권 브랜드와 매출 격차가 크지 않을 정도로 브랜드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엔아이 아이」와 「앤듀」 하반기 급부상은 캐주얼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엔아이 아이」는 올해 5월 세정과미래로 자리를 옮긴 김성민 사장 체제 이후 6월부터 서서히 탄력이 붙기 시작해, 11월 들어서는 히트 아이템이 속출하면서 캐주얼 리딩 그룹에 합류했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매장 인테리어와 비주얼, 상품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이탈했던 젊은 층 소비자 유입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앤듀」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하다. 「올드앤뉴」에서 「앤듀」로 리뉴얼한 이후 상당기간 고전하던 「앤듀」는 상품력과 브랜딩에 꾸준한 투자를 거듭한 결과 올 가을 들어 매출이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
2007년 캐주얼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유통의 비중이 커지고 패션 시장의 매스밸류화가 확산되면서 더 이상 소비자들을 붙잡아둘 수 없게 됐다.
더 싸고 트렌디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는 인터넷으로 떠나고, 30~40대 소비자들도 각자 자신의 세대에 맞춰 나온 브랜드를 찾아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캐주얼 시장은, 브랜드가 주는 가치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며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주기 위한 상품, 마케팅, 매장에서의 총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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