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파도 타기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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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8 오전 9:54:47

짧은 커트, 이마를 덮은 앞머리, 환한 미소가 만년 소녀 같은 디자이너 손정완. 한결 같이 여성스러운 로맨틱 룩으로 사랑받아 온 손정완이 지난 9월 1일 파리 후즈넥스트에서 외국 디자이너로써는 최초로 단독 패션쇼를 열었다. 첫 번째 해외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한 그를 논현동 본사에서 만났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기자가 인터뷰를 기다리는 동안 직원 세 명이 바쁘게 움직이며 매장 디스플레이를 바꾼다. 테이블에 펼쳐놓은 카달로그와 행어에 걸린 옷을 바꿔 거는 그들의 움직임에서 손정완의 에스프리를 읽어낸다. 이번 시즌 손정완의 의상은 역시 페미닌. 화이트, 핑크, 골드와 실버에 채도가 낮은 브라운, 그레이 컬러가 조화를 이룬다. 도산 사거리에 위치한 사무실도 시원시원하고 편안한 디자이너의 느낌을 닮아있다. 1층은 빛이 잘 들어오는 넓직한 공간에 2층까지 툭 터놓은 높은 천장과 공사가 덜 끝난 듯한 느낌을 주는 기둥, 브랜드 고유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어우러져 깨끗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잠시 후 디자이너 손정완이 매력적인 목소리로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약속 장소에 들어섰다. 검정 레깅스, 목선이 깊게 파인 흰색 롱 티셔츠에 청재킷 차림은 ‘페미닌, 럭셔리, 섹시’를 화두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만의 패션 에센스를 보여주는 듯 하다. 얼마전 참여한 파리 후즈넥스트가 신선한 도전의 장이 되었다는 손정완이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디자인은 파도 타기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트렌디한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디자이너들이 짊어진 숙명적인 과제다. 사회 현상과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흡수하면서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이 디자인이라면 손정완은 그 과정을 ‘파도 타기’에 비유한다. “디자인은 파도 타기와 같아요. 서퍼가 바다에서 잠시 멈추면 파도에 휩쓸려버리는 것처럼 디자이너가 트렌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잊혀지는 거죠. 속된 말로 표현하자면 디자인은 ‘물 먹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예요.” 그는 트렌드와 오리지널리티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소비자들을 리드할 수 있는 때 진정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트렌드를 너무 많이 받아들여 오리지널리티가 죽거나 혹은 오리지널리티를 지나치게 고집해 노화된 브랜드는 더 이상 패션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마크 제이콥스, 스텔라 매카트니와 같이 트렌드와 오리지널리티의 미묘한 밸런스 맞추기에 성공한 스타 디자이너들이 한국에서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는 손정완은 항상 젊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만화 영화를 보라고 추천한다. “최근에는 「몬스터하우스」 「카」 같은 만화 영화가 많이 나왔잖아요. 만화 영화를 보면서 크리에이티브하고 소프트한 면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브랜드 「손정완」도 젊게 변하고 있다. 초창기 손정완 디자인의 특징은 로맨틱한 예복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진, 다이마루 등이 전체 아이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캐주얼해졌다. 현재 25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3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손정완」의 힘은 ‘페미닌, 럭셔리, 섹시’라는 오리지널리티 속에서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손정완의 감춰진 노력의 결과인 듯 하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2~3년에 한 대의 자동차를 디자인한다고 하던가. 그에 반해 매 시즌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패션 디자인에 대해 그는 “힘들다기 보다는 중독 현상”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웃는다. 젊고 진보적인 패션쇼, 후즈넥스트 손정완은 이번 후즈넥스트 패션쇼 참가를 통해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에게 이번 패션쇼는 어떤 의미일까. “실제로 본 후즈넥스트는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또 다른 행사였어요. 프랑스 내에서도 ‘크레이지(crazy)’하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젊고 진보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패션쇼였죠. 디자이너로써 자극이 된 중요한 시간이었어요. 숙제를 잔뜩 안고 돌아온 느낌이랄까...” 후즈넥스트는 지난 1994년부터 연 2회씩 개최되온 패션 전시회로 세계 각국 500여 업체가 참여해 젊은 감각을 지향하는 패션 전시회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타라자몽이 초청 디자이너로 초대받아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손정완은 이번 후즈넥스트에 해외 디자이너로써는 처음으로 초청돼 단독 패션쇼를 열었다. 이번 패션쇼는 디자이너 손정완의 첫 번째 해외 컬렉션인 동시에 후즈넥스트의 첫 번째 해외 디자이너 초청 패션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의 후즈넥스트 참석은 지인의 소개로 성사됐

신수연 기자
ss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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