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색·명도·채도의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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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오후 2:43:54

채도가 낮은 보색들은 우아함과 대비감을 두루 갖춘 복합적인 대비라고 할 수 있다. 튄다는 특징과 가라앉는다는 모순되는 특징이 자아내는 효과는 명쾌한 색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색의 명도 차이에 채도가 가미되었을 때도 재미있는 색의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색상의 효과에 채도가 가미되면 보다 농익은 색 조화를 꾀할 수 있다. 



우아하기 짝이 없는 낮은 채도의 보색
대비를 이루고 있는 보색들의 채도가 모두 낮으면 아주 재미있는 효과가 난다. 보색대비인 것은 분명하지만 마치 인접색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평범해 보이기 때문이다. 평범하다고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평범하다는 것을 하나의 색상효과로 본다면 이것도 하나의 효과이다. 막상 표현하려고 하면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이런 표현들이다. 게다가 보색대비처럼 대비가 두드러지는 색깔들이 평범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은 평범한 색들이 튀어 보이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을 보자. 오른쪽의 빨간색과 녹색의 대비에 비해서 왼쪽의 색들은 같은 색에서 연원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달라진다. 색과 색이 서로서로 밀어내는 반발력이 확연히 줄어들고 마치 친한 친구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게 연결된다. 이렇게 모든 색의 채도가 같이 낮아지면 차분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색의 성질들이 차분하게 누그러진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색들이 뭉쳐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색끼리의 반발감은 많이 없어지지만 색과 색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에 있어서는 보색의 성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채도를 더 많이 떨어뜨려주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채도를 많이 떨어뜨려 주더라도 색의 구분은 변함없이 명확하다. 낮은 채도의 색이 보색대비를 이루게 되면 이런 효과가 난다. 자, 그럼 이런 색의 효과들은 어떨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까?


튀면서도 얌전하게…
“동서, 춤추소”라는 말이 있다. 자기는 춤을 추고 싶은데 새색시가 조신하지 않고 품위 없어 보일까 봐 옆에 있는 동서에게 괜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권하는 것이다. 잘 하면 자기도 덩달아 춤출 수 있을 테니… .

디자인을 할 때도 이런 경우가 많이 생긴다. 형태나 색을 좀 눈에 튀게 하고 싶은데, 너무 노골적으로 하면 품위가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싸 보이기 쉽다. 좀 우아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화려하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위에서 살펴본 낮은 채도의 보색대비이다.

일단 채도가 낮기 때문에 가볍거나 품격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반면에 색의 대비가 강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뒤떨어지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고품격의 명품들에서 이런 색채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많이 떨어져서 점잖은 분위기로 낮게 깔리기 때문에 명품들 중에서도 고 연령층이나 전통을 극히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이런 색 원리들을 많이 구사하고 있다.

<그림 3>은 전체적으로 밝은 명도에 저채도 색들이 보색대비를 이루고 있는 경우이다. 명도가 높고 거의 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채도가 낮아서 색상의 역할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지만 이 미세한 색의 대비는 밝고 화사한 품격 속에서도 색을 뚜렷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림 4>는 명도가 낮은 색 간에 보색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이다. 모자 색깔이 명도나 채도가 약간 높기 때문에 약하긴 하지만 대비효과가 이중 삼중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약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대비의 효과가 여러 차원으로 겹치게 되면 색의 효과는 증폭된다. 하지만 이렇게 낮은 채도의 색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들뜨게 하지 않기 때문에 「에르메스」의 중후한 품격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그림 5>는 명도가 낮지도 않고 높지도 않은 상태에서 빨간색 계통의 색과 녹색 계통의 색들이 대비를 이루고 있는 경우이다. 빨간색과 녹색의 색상 차이가 워낙 두드러지기 때문에 보색대비의 효과가 강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채도의 제어로 색의 분출이 억제되고 있다. 다른 보색들, 즉 파란색과 오렌지, 보라색과 노란색들의 경우에 비해서 빨간색과 녹색은 상대적으로 우아하기(?)가 어려운데, 적절히 채도가 낮추어짐으로써 활발한 느낌과 우아한 느낌이 교차되는

최경원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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