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보다 오래 남는 콘텐츠가 AI 시대 자산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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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온라인 스토어는 브랜드를 가장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정보 창고다. |
몇 년 전만 해도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방법은 간단했다. 네이버에 ‘여성 요가복 추천’, ‘30대 운동복’, ‘여름 린넨 셔츠’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광고와 쇼핑, 블로그, 다양한 콘텐츠가 차례대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여러 정보를 비교한 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했다.
브랜드 역시 이런 소비자 행동에 맞춰 움직였다. 검색 광고에 투자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며,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곧 경쟁력이었던 시대다.
하지만 최근에는 검색의 시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필자 역시 업무를 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검색창 보다 먼저 챗GPT를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디자이너와 MD, 마케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물론 검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를 찾는 첫 번째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존의 검색은 수많은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이었다. 소비자는 여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내용을 비교하고, 어떤 정보를 믿을지 스스로 판단해야 했다.
반면 AI는 조금 다르다. 질문을 입력하면 여러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수십 개의 링크를 보여주기보다 “이런 브랜드가 적합합니다”, “이 제품이 조건에 맞습니다”처럼 먼저 정보를 정리해 전달한다.
검색이 정보를 찾는 과정이었다면, AI는 정보를 이해하고 정리해 주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AI도 브랜드를 이해해야 추천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패션 브랜드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검색 엔진이 우리 브랜드를 잘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AI가 브랜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답변 엔진 최적화(AEO: Answer Engine Optimization)라고 부른다. AI가 질문을 받았을 때 브랜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 속에 포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개념이다. 아직은 다소 낯선 용어지만,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AI는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이해할까. 생각보다 답은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가 다시 중요한 이유
많은 기업은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AI의 관점에서 보면 공식 온라인 스토어는 브랜드를 가장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정보 창고에 가깝다.
브랜드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철학을 추구하는지, 제품은 어떤 소재와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고객들은 어떤 평가를 남겼는지 등 AI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이해한다.
반대로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설명이 단편적이면 AI도 브랜드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에게 추천될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식 온라인 스토어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예쁜 디자인과 편리한 구매 환경은 기본이고, 여기에 브랜드를 얼마나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는지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 생산’이라는 말보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봉제 장인들과 협업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설명이 브랜드의 특징을 훨씬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소비자뿐 아니라 AI도 이런 정보를 통해 브랜드의 차별성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요가웨어 브랜드 ‘브리피스’ 역시 제품을 소개할 때 단순히 ‘편안한 요가복’이라고 설명하기보다, 어떤 환경에서 입기 좋고 어떤 소재를 사용했으며 어떤 점을 고려해 설계했는지를 함께 담으려고 한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제품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AI에게도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제품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누구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지, 어떤 기준으로 소재와 디자인을 선택하는지를 꾸준히 기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콘텐츠는 광고보다 오래 남는다
그동안 브랜드는 광고를 중심으로 고객을 만났다.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지만, 예산이 끝나면 노출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콘텐츠는 다르다. 브랜드 스토리, 제품 개발 과정, 소재에 대한 이야기, 디자이너 인터뷰, 스타일링 제안, 고객 후기 같은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남는다. 새로운 소비자가 브랜드를 찾을 때마다 다시 읽히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콘텐츠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설명하는 자료이면서 동시에 AI가 브랜드를 이해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좋은 콘텐츠는 단순히 검색 노출을 위한 글이 아니다. 브랜드의 철학과 전문성,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꾸준히 기록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브랜드의 역사와 신뢰가 쌓이고, 그만큼 AI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도 풍부해진다. 결국 콘텐츠는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 장기적인 투자라 할 수 있다.
검색은 바뀌고 브랜드의 역할도 달라진다
그렇다고 검색엔진 최적화(SEO)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색은 앞으로도 여전히 브랜드를 발견하는 중요한 경로가 될 것이다. 다만 검색과 AI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브랜드가 준비해야 할 전략은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AI를 통해 브랜드를 추천받고, 추천받은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방문해 제품과 브랜드 철학을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이 더욱 자연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공식 온라인 스토어는 더 이상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브랜드를 가장 정확하게 소개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패션산업은 언제나 소비자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왔다.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PC에서 모바일로, 긴 글에서 숏폼 콘텐츠로 소비 방식이 바뀔 때마다 브랜드도 함께 변화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왔다.
여기에 AI의 등장은 또 하나의 큰 변화다. 검색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찾고 선택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어디에서 살까?’보다 ‘어떤 브랜드가 나에게 가장 잘 맞을까?’를 먼저 AI에게 물어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AI가 추천한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브랜드를 이해한 뒤 구매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결국 AI는 브랜드를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없다. AI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이해하고 소개할 뿐이다.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느냐는 결국 브랜드의 몫이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브랜드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었는지, 어떤 소재와 기술을 사용했는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려 하는지를 꾸준히 기록하고 설명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광고를 가장 많이 하는 브랜드보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꾸준히 축적하는 브랜드가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추천하는 브랜드 역시 결국은 정보와 신뢰를 꾸준히 쌓아 온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색은 AI가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AI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 AI 시대에 공식 온라인 스토어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정준 대표
brpc@brepe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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