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패션업계 동전주 3대장, 상폐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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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동전주’ 시리즈 (5)

2026-08-13 오후 3:15:23

정부, 신설 ‘상폐 개혁안’ 이달부터 본격 시행…펀더멘털 개선 없으면 ‘퇴출’


패션그룹형지 계열사, 한세엠케이, 인디에프 등 3곳 상폐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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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세엠케이, 인디에프, 패션그룹형지 사옥 전경



자본시장의 질적 개선을 표방한 금융당국의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저가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이 새롭게 신설·적용됨에 따라 고질적인 주가 침체에 시달리던 패션 상장사들이 벼랑 끝 기로에 섰다.  


각 기업은 주식병합과 무상감자 등 가용한 모든 카드를 꺼내 들며 ‘장부상 주가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본업의 체질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임시방편식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패션업계 주식이 대표적인 밸류업 소외주로 인식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인 형지엘리트, 형지글로벌, 형지I&C 등을 필두로 한세엠케이, 인디에프 등이 대표적인 업계 동전주로 꼽힌다.


◇ “30거래일 미달 시 관리종목 전락”…조여오는 동전주 퇴출 압박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새 상장규정이 전격 시행됐다. 핵심은 주가 1,000원 미만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이를 단순 저평가가 아닌 상장 유지 능력 부재로 판단하고 시장에서 강제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즉각 관리종목으로 떨어진다. 이후 90거래일의 유예기간 중 연속 45거래일 이상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별도의 위원회 심의 절차조차 없이 사실상 즉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여기에 거래소는 인위적 단가 조정을 통한 무분별한 규제 우회를 막기 위해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감자를 단행한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추가 병합을 전면 금지”하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퇴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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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3사의 주식 변동 현황



◇ 패션그룹형지·한세엠케이·인디에프 등 3대장, 너도나도 주가부양 ‘총력전’


상폐 유예 시한이 바짝 다가오자 저가주 비중이 높은 패션 상장사들은 올 상반기부터 선제적인 자구책 실행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곳은 글로벌세아 그룹 계열의 인디에프(대표 김한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디에프는 지난 4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5대 1 주식병합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주당 액면가는 기존 500원에서 2,500원으로 변경됐으며, 발행주식 총수도 약 7,511만 주에서 1,502만 주로 대폭 줄었다.


지난 6월 말 병합 신주가 상장되면서 700원 안팎을 맴돌던 명목 주가는 단숨에 2,000원대로 올라서며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세엠케이(각자대표 김지원, 임동환) 역시 지난 4월 28일을 효력발생일로 삼아 2대 1 주식병합을 단행했다. 발행주식 총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며 재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1,000원대로 진입했으나, 실적 정체 우려로 다시금 주가가 900원 선을 위협받자 최근 오너 일가가 수억 원대의 자금을 긴급 수혈하고 장내 매수에 나서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달 들어서도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 14일 종가 기준 923원으로 여전히 1,000원 선을 밑돌고 있다.


패션그룹형지 역시 전방위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형지엘리트(대표 최준호)는 지난 7월 6일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와 저가주 탈피를 목표로 5대 1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했다. 8월 25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기존 6,139만 주에 달하던 주식 수는 1,227만 주로 축소되고 액면가는 2,5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형지글로벌(대표 최준호)은 지난달 30일 1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 기준 주가(508원) 대비 약 10% 높은 559원에 신주(179만 6,990주)를 발행하고 주주의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주가를 지지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형지I&C(대표 최혜원) 역시 이미 10대 1 무상감자를 거치며 자본잠식률을 낮추고 주당 단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등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재무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 ‘장부상 꼼수’ 부리면 곧 패가망신…본업 펀더멘털 개선 뒷받침돼야


이 같은 패션업계 동전주 기업들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들은 주식병합이나 감자는 기업의 실질적 가치(시가총액)나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본질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당장 화면에 표시되는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적자 구조가 누적된 상태라면 결국 시장의 매도세에 밀려 주가가 다시 흘러내리는 악순환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정 동전주 기업들을 옥죄는 또 다른 족쇄가 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달부터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으로 시가총액 하한선을 높였다. 내년 1월에는 각각 500억 원과 300억 원으로 허들을 한 단계 더 올릴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꼼수 병합을 통해 주가를 1,000원 위로 올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시가총액 자체가 체급 미달을 극복하지 못하면 퇴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패션 동전주들의 생존 여부는 인위적인 주가 부양으로 어렵사리 확보한 골든타임 동안 얼마나 신속하게 수익성 개선 및 체질 변화를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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