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브랜드 ‘카테고리 확대’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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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신규 론칭·라인 확장 잇따라…고객층 넓혀 사업 안정성 모색

2026-05-18 오후 2:03:40

패션 업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들이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활로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기 매출 확대를 넘어 기존 고객층을 지키면서 새로운 접점을 만드는 전략으로,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2025년 패션시장은 내수 경기 침체, 물가 상승, 고환율이 겹치며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고 53조 원대에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날씨마저 예상을 빗겨가 계절 의류 판매에도 제동이 걸렸고, 삼성물산패션부문·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며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소비자들이 포장된 마케팅보다 실질 가치를 따져 지갑을 여는 환경이 되면서 브랜드의 체질과 정체성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남성복의 여성 라인 출시, 여성복의 남성복 진출, 세컨 레이블 론칭 등 핵심 타깃을 넘어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카테고리 다각화와 해외 시장 개척을 동시에 추진하는 브랜드들이 불황 속 돌파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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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시리즈’는 여성 전용 상품 및 남녀 공용 아이템을 내놓고 유니섹스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24/7 시리즈, 유니섹스 브랜드로 전환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24/7 시리즈’는 이번 시즌부터 여성 라인을 함께 전개하며 유니섹스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카테고리 확장의 핵심은 소재 경쟁력. 이번 여성 라인에는 기존 남성복에서 활용해온 테이진·고마츠 마테레의 기능성 소재를 여성 상품에도 그대로 반영한 ‘코어 패브릭 시스템’이 동일하게 적용됐다. 코어 패브릭 시스템은 글로벌 소재 기업과 협업해 고기능성 원단 중심으로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남성복에서 검증된 소재 노하우를 여성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경험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테이진의 주력 소재인 ‘루나라이트’는 가볍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과 주름 방지 기능을 갖춰 ‘루나라이트 슬리브리스 스트레이트 드레스’ 등 여성 전용 제품에 적용됐으며, 고마츠 마테레의 ‘단톳츠’ 소재는 몸에 달라붙지 않는 촉감과 우수한 통기성, 발수·오염 방지 기능으로 초여름 셋업류에 활용됐다. 이번 시즌 여성 및 남녀 공용 상품은 아우터·팬츠·이너 등 총 35종으로 구성되며, XS·S까지 사이즈를 세분화해 여성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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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렌’이 캐주얼 브랜드 ‘지지오티티’와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파렌’ 협업 컬렉션으로 고객 접점 확장


신원의 프리미엄 남성 캐주얼 ‘파렌’도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지지오티티(ggott)’와의 협업 컬렉션을 내놓으며 고객 접점 확장에 나섰다.


파렌의 모던한 실루엣에 꽃 모티프 그래픽과 입체 자수를 더한 이번 컬렉션은 다양한 꽃 무늬 자수와 키치한 그래픽 아트워크를 활용해 섬세한 디테일을 만들어내는 등 액세서리와 패션 아이템을 전개하고 있다.


컬렉션은 남녀 공용으로 착용 가능한 티셔츠와 반팔 셔츠 등 의류 11종, 액세서리 7종을 포함 총 18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특히 의류 아이템에는 파렌을 상징하는 알파벳 ‘F’와 꽃무늬 그래픽, 입체감 있는 자수 디테일을 더해 브랜드 고유의 유니크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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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토'는 격식과 자유분방함, 남성적 무드와 여성적 감성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중성적 디자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렉토, 남성 라인 추가에 세컨 브랜드 ‘리지’까지


컨템포러리 브랜드 ‘렉토(RECTO)’는 격식과 자유분방함, 남성적 무드와 여성적 감성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중성적 디자인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2015년 봄·여름 컬렉션으로 첫 선을 보인 여성복 브랜드로 출발해 절제된 디자인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마니아층을 단단히 쌓아왔다.


이후 남성 라인 추가는 브랜드에 큰 전환점이 됐다. 국내외 소비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남성 라인을 새롭게 선보인 렉토는 프랑스 파리 사마리탄 백화점에 입점하며 빠르게 해외 시장에 안착했다. 초창기 남성 고객층이 전체 소비자의 20% 수준에 불과했으나 해외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렉토의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렉토를 전개하는 엘리카(대표 정지연)가 세컨 브랜드 ‘리지(LLEGE)’를 론칭해 보다 외향적이고 유연한 시선으로 경쾌한 에너지를 풀어냄으로써 MZ세대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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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토를 전개하는 엘리카의 세컨 브랜드 '리지'



아더에러 모기업의 첫 단독 여성복, 테이크툭테이큰


브랜드 이름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테이크툭테이큰(taketooktaken)’은 아더에러(ADERERROR)로 스트리트 패션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파이브스페이스의 감각적인 아트워크와 패션 노하우를 새로운 방향으로 접목한 결과물로, 아더에러의 실험적인 요소들을 계승하면서도 차별화된 여성복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공간 전략도 예사롭지 않다. 성수동 연무장길에 위치한 테이크툭테이큰 매장은 기존 아더에러 시절부터 축적해온 파이브스페이스의 공간 브랜딩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매장 자체를 예술적 공간으로 연출했으며, 중앙의 자석을 이용한 소용돌이 구조물이 방문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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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툭테이큰’은 '아더에러'의 실험적인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차별화된 여성복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드로우핏, 남성복 강자에서 여성복으로 외연 확장


온라인 남성복 시장의 강자 '드로우핏(DRAW FIT)'의 행보도 이번 흐름과 맞닿아 있다. 2014년 론칭한 드로우핏은 코트, 셔츠, 재킷, 팬츠, 슬렉스 등 다양한 아이템 전반에서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에는 여성 라인을 신규 론칭해 남성복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여성 고객층에게도 적용했다. ‘드로우핏 우먼’은 단순히 남성 라인에서 파생된 기획이 아닌, 남성과 여성 고객의 니즈와 성향 차이를 감안한 독립적인 설계로 전개된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 컨템포러리 웨어를 내세우며, 무신사와 W컨셉 등 주요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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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우핏을 전개하는 디알에프티 법인은 '드로우핏포우먼'을 별도 브랜드로 함께 전개하며 여성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고객층, 더 깊고 더 넓게


제로섬 게임으로 평가된 지난해 패션시장은 스포츠·SPA·핸드백 등 일부 복종만 성장세를 타고 나머지는 역성장을 면치 못한 채 마무리됐다.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린 이 구도 안에서, 온라인 특화 전략을 앞세운 신흥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렉토·아더에러·드로우핏처럼 디지털 감각과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을 무기로 성장한 브랜드들은 세컨 레이블 론칭, 이성 라인 확장,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등 다층적 확장으로 점유율을 더욱 넓혀갔다.


이처럼 기존 브랜드 자산과 팬덤을 발판 삼아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는 방식은 신규 브랜드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낮고, 불황일수록 그 효율이 더욱 도드라진다. 여성 브랜드의 남성 진출, 남성복의 여성 라인 확장, 메인 브랜드에서 파생된 세컨 레이블 등 경계를 허무는 확장의 움직임이 불황을 넘는 새로운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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