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황 직격탄에 글로벌 로드맵·투자 부재 이어져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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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현은 지난해 매출 2405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2%, 50.8% 줄었다. |
‘1세대 패션기업’ 대현이 기로에 섰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 직격탄을 맞으면서 작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데 이어 노후화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현은 지난해 매출 2405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2%, 50.8% 줄었다.
대현은 1977년 설립된 이후 50년 동안 줄곧 여성복 한 우물만 파온 중견 패션기업이다. 씨씨콜렉트, 주크, 모조, 듀엘, 데카브, 르하스, 엘유브이엠 등의 브랜드로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현의 실적 부진은 기본적으로 주력 브랜드들의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다. 최근 2~3년간 디자이너 브랜드와 신명품이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사이 대현의 핵심 타겟이었던 30대 고객층이 대거 이탈했다.
여기에 하이엔드 여성복을 지향하는 모조, 주크, 듀엘 등 핵심 브랜드들이 소비 침체 국면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할인 판매에 의존하면서 브랜드 가치 훼손을 불러오고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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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씨씨콜렉트의 작년 매출은 530억 원으로 전년대비 2.1% 줄었다. 또 주크는 5% 감소한 640억 원, 모조는 9.5% 줄어든 635억 원, 듀엘은 8.4% 줄어든 545억 원을 기록했다. 야심차게 론칭했던 온라인 전용 브랜드 데카브는 전년대비 무려 52.3% 줄어든 6억 원에 그쳤다.
최근 모조에스핀의 브랜드명을 ‘모조’로 변경하는 등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했으나 마케팅 비용 증가 대비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전환 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상황이다. 모조의 경우 단순히 경기 탓으로 돌리기엔 하락폭이 절반 이상을 넘겼다는 점에서 구조적 퇴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매출 감소폭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훨씬 크다는 점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할인 판매를 단행했거나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매장 유지비 등 고정비 절감에 실패했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 비즈니스의 구조적 한계도 아킬레스건이다. 국내 패션기업들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현은 매출의 99% 이상이 국내 백화점과 가두점에 쏠려 있다. 백화점 입점 수수료와 오프라인 매장 유지비는 매출액 감소 시기에도 고정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로드맵 없이 내수 시장에만 안주한 대현의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이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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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조’는 리브랜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년대비 9.5% 감소하는 부진함을 보였다. |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패션 기업들이 온라인 전환에 지속 시도해온 것과 달리 온라인 전환이 더뎠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온라인 자사몰 ‘대현인사이드’를 운영 중이나 무신사나 W컨셉 등 거대 플랫폼으로 이동한 MZ세대를 끌어들이기에 경쟁사 대비 파급력이 약했다는 평가도 뼈아프다.
여기에 2세 경영의 성적표도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현은 2023년 신현균 회장 체제에서 아들인 신윤황 전무에게 지분을 승계한 후 2024년 신 전무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신 대표는 취임 직후 직능별 3개 사업본부로 개편하고 온라인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체질 개선을 시도했으나 실적은 반토막을 면치 못했다.
20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사업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점도 지적받는 대목이다. 2025년 기준 대현의 이익잉여금은 2453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신성장 동력을 위한 M&A나 R&D 투자에는 인색했다.
한 패션업계 애널리스트는 “경쟁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지속성장을 모색하는 동안 대현은 남의 떡만 부러워하며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며 “주력 브랜드의 리브랜딩 작업과 온라인 전환을 뒤늦게 시도했으나 메인 고객층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턱없이 부족했다”고 일갈했다.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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