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이미지에 가두점 비즈니스 패착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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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오(오른쪽) 패션그룹형지 회장과 서순희 던필드 회장이 친분을 과시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한 시대를 풍미하던 ‘크로커다일’ 브랜드가 남녀 부문 모두 소비 위축과 시장 변화로 좀처럼 실적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회장 최병오)의 ‘크로커다일 레이디’는 과거 영광이 무색하게 주요 소비층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던필드알파(회장 서순희)의 ‘남성 크로커다일’ 역시 가두점 중심의 매출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2025년 매출액은 2525억 원으로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던필드 역시 전년대비 9.7% 매출이 줄어들면서 298억 원 매출에 그쳤다.
두 기업은 싱가포르 ‘크로커다일’ 브랜드의 여성복과 남성복을 양분해 전개하고 있어 남매 기업 같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과거 가두점 중심의 비즈니스가 성공 공식으로 각광받던 시절, ‘크로커다일’ 브랜드는 남여 어덜트 시장 내 절대강자 입지를 지켜왔으나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시장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가두점 중심의 영업 방식은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에 점당 매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본사와 대리점주 모두 수익을 내기 힘든 저효율 구조가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브랜드 이미지 역시 ‘엄마 옷’이라는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남성복 크로커다일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리뉴얼하기 위해 전사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저씨 정장’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해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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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의 ‘크로커다일 레이디’도 톱스타를 전속모델로 내세우며 4050대 여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트렌드인 올드머니 룩이나 뉴 시니어 감성을 담아내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올해부터는 연예인 모델조차 기용할 수 없을 정도로 브랜드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로커다일 레이디’의 폐점률은 8~10%로 추정된다. 수도권 외곽 및 지방 중소도시의 핵심 상권 가두점들이 매출 급감과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서 2025년 말 기준 매장 수는 300개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패션그룹형지의 작년 영업이익은 177억5133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75% 늘었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수익성이 낮은 가두점 매장을 대거 정리하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그룹형지가 생존을 위해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며 ‘군살 빼기’에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간판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매출 3000억 원 선이 붕괴된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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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그룹형지가 전개하는 ‘크로커다일 레이디’ 이미지컷 |
던필드의 ‘남성 크로커다일’은 대리점 신규 출점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작년 폐점률은 5~7% 수준으로 알려진다. 2025년 남성복 시장이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방 거점 대리점들의 수익성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4050 남성들이 골프웨어나 고기능성 아웃도어를 일상복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전통적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인 ‘크로커다일’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던필드의 경우 또 다른 자사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에 집중하는 사이 ‘크로커다일’ 브랜드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됐다”며 “캐주얼 라인 비중을 늘렸음에도 올드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표적 레거시 브랜드인 ‘크로커다일’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리포지셔닝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퀸잇’ 같은 시니어 전용 플랫폼의 성장과 쿠팡 등 막강 이커머스 기업의 패션 카테고리 확장, 홈쇼핑 기업들의 PB 브랜드 강화 등으로 가두점 집객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 패션 전문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의 공통적인 위기로 살펴볼 수 있는 화두는 가두점(로드숍) 중심 비즈니스 모델의 붕괴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라며 “양 사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돌아선 주력 소비층인 시니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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