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기술·문화가 함께 만든 시민 참여형 ‘패션 플랫폼’ 선보여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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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P에서 진행된 시민참여형 패션체험 행사 ‘RE:STYLING, OUR MOMENT’ |
경험하는 패션
패션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브랜드 중심의 일방향적 트렌드 전달 방식은 힘을 잃어가고, 대신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이야기하며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서울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DDP 쇼룸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민참여형 패션체험 행사인 ‘RE:STYLING, OUR MOMENT’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사례 중 하나다. 이 행사는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세대·기술·문화가 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패션 플랫폼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대가 함께 즐기는 패션 놀이터: K-패션을 연결하는 열린 구조
이번 행사는 ‘세대별 패션 체험’이라는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었다. 키즈, MZ세대, 시니어 등 생애주기별로 다른 방식의 접근을 준비했고, 이 구성이 자연스럽게 K-패션의 확장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했다.
키즈들을 위해서는 비즈 활용한 팔찌 만들기, 자투리 천 활용한 키링 만들기 같은 업사이클링 기반의 경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완성된 결과를 가져가는 과정은 패션을 하나의 창작 놀이로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로는 스타일링 클래스, 디지털 룩북 제작, 포토존이 마련되었고, 이는 ‘패션=콘텐츠’라는 세대적 감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들에게 패션은 구매 행위보다 기록·공유·브랜딩의 영역에 훨씬 가깝다.
시니어를 위해서는 보다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돋보였다. 전통과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되찾는 장면들은 패션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존감의 표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K-패션 경험 설계였다. 한복 디테일을 가볍게 적용한 포토존, 한국적 감성을 담은 패션 일러스트와 스타일링 요소 등 ‘K-패션을 도시의 문화경험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작동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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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크리에이터 협업: 콘텐츠 시대의 새로운 전시 방식
전체 공간 연출에는 SNS 크리에이터 ‘Grim_b(그림비)’의 작품이 활용됐다. 미묘한 색감, 따뜻한 캐릭터 표현, 일상과 도시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이 행사 전반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완성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선택이 단순한 전시 미감의 차원을 넘어 ‘공간을 콘텐츠화하는 전략’으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그림비의 시각 언어는 사진·영상 콘텐츠에 최적화되어 있어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포토존과 전시 공간에서 촬영을 시도했고, SNS를 통한 2차 확산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은 최근 패션·전시 분야에서 확대되는 흐름이지만, 이번 행사는 이를 공공 문화행사 차원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민 체험의 결과가 즉시 ‘도시의 이미지’가 되어 확산되고, 그 자체가 새로운 패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과정이 진행된 것이다.
업사이클링 체험: 지속가능성의 일상화
행사의 중심에는 업사이클링 워크숍이 있었다. 유일자수, 보네까 등 지속가능 패션 관련 창작자들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은 폐기된 소재를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시민이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헌옷 조각이나 남은 원단이 손을 거쳐 새로운 키링, 액세서리, 인형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며 ‘버려진 것의 재발견’이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지속가능성은 종종 난해한 규범이나 제도적 언어로 설명되지만, 이 워크숍은 그것을 생활의 감성 언어로 바꾸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 비율이 높아 환경 교육의 효과 역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MZ세대는 업사이클링을 새로운 자기표현 수단으로 이해했고, 시니어에게는 오래된 물건에 담긴 서사를 다시 꺼내는 감성적 장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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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토봇: AI가 확장한 패션 이미지
AI 기반 경험 중에서도 빔스튜디오가 운영하는 ‘포토봇 스튜디오’는 전 세대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사용자가 기기 정면에 서면 AI가 얼굴과 신체를 인식해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면 촬영 과정 전체가 타임랩스 영상으로 기록된다. 촬영 후 제공되는 QR 코드를 통해 영상과 사진을 24시간 동안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촬영 장비가 아니라 AI가 인간의 이미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구도·색감·무드가 AI의 알고리즘에 의해 재구성되는 경험을 하며 디지털 패션의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생성형 AI 기반 패션아트 워크숍과 콘테스트 역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텍스트 기반 프롬프트만으로 새로운 패션 이미지를 만드는 경험은 창작의 진입장벽이 기술에서 상상력으로 이동했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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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미래는 ‘참여’와 ‘경험’으로
DDP 쇼룸의 시민참여형 패션체험 행사 ‘RE:STYLING, OUR MOMENT’가 보여준 것은 명확하다. 패션은 더 이상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창작하고 즐기는 복합 문화 경험이라는 점이다. 세대별 참여, 크리에이터 협업, AI 실험, 업사이클링 체험이 한 공간에 공존했다는 사실은 패션의 확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이번 행사는 패션 산업이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를 시사한다.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성, 글로벌 소비자 경험,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등 당면한 과제들이 시민 참여 중심의 콘텐츠 구조 속에서 하나의 방향성으로 모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패션이 사람의 삶과 밀착되는 순간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DDP 쇼룸에서의 실험은 이 변화를 미리 보여준 사례이며, 앞으로 도시 기반의 패션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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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대표
nyxnox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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