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장이 직접 뛰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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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이 마케팅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파트너를 만나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
◇ 우후죽순 늘어나는 말만 번지르한 ‘말케팅’ 기업들
요즘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면 반드시 마주치는 일이 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마케팅 영업 관련 전화다. 스마트스토어 개설 직후,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계정 생성 이후, 심지어 사업자등록 정보가 공개되자마자 전화통은 불이 난다.
“대표님, 저희에게 맡기시면 매출이 두 배로 오릅니다.”
“한 달 만에 네이버 상위 노출 보장해 드립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확 올려드리겠습니다.”
듣는 순간 당장이라도 매출이 폭발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계약 후 몇 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은 ‘낚였다’는 허탈함만 남는다. 광고비는 날아가고, 매출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다.
나는 이런 현상을 ‘말케팅’이라 부른다. ‘말’과 ‘마케팅’을 합친 내 나름의 신조어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전혀 없는, 그야말로 공허한 약속의 마케팅을 뜻한다.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런 말케팅 업체들도 함께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특히 처음 사업을 시작한 패션 창업자들이 이 달콤한 말에 가장 쉽게 걸려든다.
◇ 직접 해보니 답이 보였다…마케팅의 진짜 얼굴
창업하기 전 나는 오랫동안 패션기업 MD로 일하며 상품 기획과 유통을 담당했다. 제품의 퀄리티, 원가 구조, 시장의 흐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 브랜드를 직접 론칭하고 마케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외주가 아니라 직접 하기로. 상세페이지를 손수 고치고 소액 광고를 집행하며 데이터를 분석했다. 어떤 문구에 고객이 반응하는지, 어떤 이미지가 클릭을 유도하는지, 어떤 해시태그가 유입을 만드는지 하나씩 배워 나갔다. 몇 개월 후,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했고 매출도 눈에 띄게 올랐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명확했다. 사장이 직접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 외부 업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없지만, 사장은 다르다. 내 브랜드의 생사가 걸려 있다. 그 절박함이 곧 마케팅의 진정성이 된다.
◇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본질은 같다
‘마케팅’이라고 하면 보통 네이버 광고,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를 떠올린다. 물론 맞다. 온라인은 지금 가장 큰 무대이고, 패션 브랜드에게는 필수 채널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패션 위크, 팝업스토어 역시 마케팅의 중요한 전장이다. 문제는 현장에서도 ‘말케팅’이 판을 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신생 패션 브랜드가 론칭하면 “런웨이에 모델 세워드립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결해드립니다”, “패션 잡지에 노출시켜 드리겠습니다”라는 제안이 쏟아진다.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하지만 막상 행사를 치르고 나면 정작 고객은 오지 않고 지출만 남는다.
온라인에서 상위 노출 보장이 허상인 것처럼, 오프라인에서도 ‘노출=매출’은 절대 공식이 아니다. 화려한 런웨이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구매’했느냐다.
◇ 사장이 마케터가 되어야 하는 이유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사장이다. 누가 이 옷의 원단을 선택했는가? 누가 핏을 고민했는가? 누가 브랜드 철학을 만들었는가? 바로 사장이다. 외주 업체는 브랜드 스토리를 외우듯 전달할 뿐이지만, 사장은 그 안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고객은 진정성을 느낀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구매로 이어진다.
고객 반응을 가장 빠르게 체감하는 사람도 사장이다.
댓글 하나, 리뷰 하나, 매장에서의 짧은 대화 한마디. 이 모든 것이 살아 있는 마케팅 데이터다. 사장이 직접 고객과 소통할 때, 그 피드백은 즉각 상품과 전략에 반영될 수 있다. 하지만 외주 업체를 거치면? 그 데이터는 왜곡되거나 묻혀버린다.
마케팅을 외부에 맡긴다는 건, 내 사업의 운명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사장 본인이 기본적인 마케팅 감각과 판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파트너를 고를 수 있고, 나쁜 제안을 걸러낼 수 있다.

◇ AI 시대 마케팅은 ‘맡길’ 것이 아니라 ‘잘 활용’ 하는 것
예전에는 마케팅 대행사를 찾아가야 했다. 브랜드 분석, 타깃 설정, 콘텐츠 기획, 광고 문구 작성까지 전부 아웃소싱이었다. 비용은 수백만 원, 결과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기본적인 마케팅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아이디어, 광고 카피, 고객 페르소나 분석, SNS 전략, 경쟁사 벤치마킹까지. 이 모든 것을 AI와 대화하며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작은 브랜드라도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대기업 못지않은 퀄리티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비용은 제로에 가깝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작은 규모로 실패해야 큰돈을 날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장은 스스로 마케팅 언어를 익히게 된다. 고객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어떤 메시지가 공감을 얻는지, 어떤 채널이 우리 브랜드와 맞는지. 이 모든 걸 몸으로 배우게 된다.
◇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고객’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마케팅의 중심에는 항상 고객이 있다. 고객은 왜 우리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 고객에게 우리 제품은 어떤 가치를 주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화려한 광고도 소용없다.
‘말케팅’은 이 질문을 가린다. 대신 그럴싸한 포장과 허황된 숫자로 ‘보여주기 효과’를 강조한다. 하지만 고객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은 결국 자신이 공감한 브랜드, 자신에게 가치 있다고 느낀 제품에만 돈을 쓴다.
물론 좋은 마케팅 파트너는 필요하다. 전문적인 영상 제작, 대규모 광고 집행,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등은 혼자 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전에 사장 스스로 최소한의 감각과 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AI는 그 감각을 빠르게 길러주는 최고의 도구다. 마케팅은 외주화할 수 있어도, 판단력은 외주화할 수 없다. 사장이 마케팅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파트너를 만나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 사장이 마케터가 되어야 하는 시대
오늘도 수많은 초보 사장들이 “광고만 하면 된다”는 말에 혹하고 있다. 수백만 원을 쓰고 나서야 마케팅은 돈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마케팅은 사장이 책임져야 할 사업의 핵심이다. 상품 기획, 재고 관리, 자금 관리만큼 중요하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고객에게 닿지 않으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업체의 말이 아니라 숫자를 보자. AI를 활용해 검증하자. 작은 실행과 학습을 통해 쌓은 감각이 결국 브랜드를 키운다.
‘말케팅’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시장이 커질수록 신생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이런 업체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사장이 직접 마케터가 되고, AI를 진짜 파트너로 삼는다면 그 덫에는 절대 걸리지 않는다.
마케팅은 외주가 아니라 내재화해야 할 역량이다. 사장이 마케터가 될 때, 브랜드는 비로소 제대로 성장한다. AI는 그 과정을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지금 당장 작은 광고 하나, 짧은 콘텐츠 하나부터 만들어보자. 그것이 바로 진짜 마케팅의 시작이다.
이정준 대표
brpc@brepe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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