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택·키네틱그라운드·하이퍼그라운드 등 백화점 3社도 동참

대형 패션 유통사들이 신규 브랜드 육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유통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하고하우스 등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 인큐베이팅 전략이 백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사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대형 브랜드만으로는 다변화된 소비자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워지면서 인큐베이팅을 통해 독창적이고 유망한 신진 브랜드를 조기 발굴해 자사 채널에 단독으로 선보임으로써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인큐베이팅 성공 사례를 배출하면 시장의 새로운 유행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먼저 확보해 유통사 스스로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고하우스의 ‘마뗑킴’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자 최근엔 이같은 인큐베이팅 사업을 백화점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 ‘어택(ATTAG!)’을 론칭했다. 또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하이퍼그라운드’, ‘키네틱그라운드’ 등의 이름으로 백화점 내 조닝을 구성해 유망 브랜드를 입점시켜 핵심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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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오픈한 ‘소담상회 with 무신사’ 오프라인 스토어 내부 모습 |
◇ 무신사·하고하우스, 온라인 브랜드 성공사례 만든다
무신사와 하고하우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K패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무신사는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플랫폼의 트래픽과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해 신생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고, 하고하우스는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 시스템 구축과 오프라인/글로벌 판로 개척으로 메가 브랜드를 키워낸다.
무신사는 지난해 9월부터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 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업계의 흐름 속에서 중소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사계절 시즌에 맞춰 연 4회씩 운영되는 무신사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은 판매 지원 활동 위주로 진행된다.
무신사는 디자이너 브랜드에게 고객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퍼포먼스 마케팅 같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무신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고, 신상품 홍보 및 브랜딩을 위한 팝업스토어 오픈도 지원한다.
실례로 패션·뷰티 분야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돕기 위해 서울 성수동에 구축한 ‘소담상회 with 무신사’가 지난 6월 초 시범 오픈 이후 한 달여간 온·오프라인 누적 판매액 30억원을 돌파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소담상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및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민간과 협업해 만든 O2O(Online to Offline) 플래그십 스토어다.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가 온라인에서도 거래액 성장세를 보인 만큼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1000개 이상의 소상공인 패션ㆍ뷰티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무신사 스토어 온라인 기획전, 인플루언서 협업, 퍼포먼스 광고 등 판매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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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뗑킴’은 하고하우스 투자를 받으면서 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 2000억원 이상을 내다볼 정도로 폭풍 성장하는 성공신화를 썼다. |
하고하우스는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주목받는 브랜드 인큐베이터다. 하고하우스가 키워낸 마뗑킴은 2015년 자본금 30만원의 블로그마켓에서 시작했지만 하고하우스를 만나면서 성공신화를 썼다.
마뗑킴은 하고하우스 투자 이전 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1년 2월 투자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2022년 500억원, 2023년 1000억원, 2024년 1500억원, 그리고 올해 2000억원 이상을 내다볼 정도로 폭풍 성장했다.
하고하우스는 잠재력 있는 신생 브랜드에 투자를 한 뒤 상품 기획, 유통 관리, 인력 확보 등 전방위적 지원으로 K패션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은 물론 백화점 유통망 확대, 세계 각국으로의 글로벌 진출까지 하고하우스가 총괄한다. 이 같은 전방위적 지원으로 성장한 마뗑킴, 드파운드, 유니폼브릿지 등 39개 브랜드를 거느린 하고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5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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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뗑킴의 뒤를 이을 하고하우스의 투자 브랜드 ‘드파운드’는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높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
새로운 성공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마뗑킴의 뒤를 이을 하고하우스의 투자 브랜드 ‘드파운드’는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하고하우스의 투자를 받은 지 1년 만에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신장하며 300억원 규모의 볼륨 브랜드로 훌쩍 컸다.
하고하우스 투자 이후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이상 증가했고, 오프라인에서는 112%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고하우스는 이어 올 3월엔 차세대 K패션을 이끌 대세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트리밍버드’에 투자를 결정했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체계화된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경영 지원, 생산라인 증대,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대,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유망 브랜드의 성장을 다각도로 지원한 것이 기대이상의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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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은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를 선별해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방위 지원하는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 ‘어택(ATTAG!)’을 지난 9월 론칭했다. |
◇ 백화점 3社,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 사업에 속도
이 같은 플랫폼의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 전략을 백화점들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를 선별해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방위 지원하는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 ‘어택(ATTAG!)’을 지난 9월 론칭했다.
ATTAG!은 AT(사람들이 모여드는 곳)과 TAG(인증된 라벨, 큐레이션)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큐레이션된 브랜드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백화점의 큐레이션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디자이너 브랜드에게 안정적인 판로와 브랜딩 기회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플랫폼을 지향한다. 단순 입점에 그치지 않고 정부 기관(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의 협력을 통해 발굴(디자이너 어워드), 육성 지원(팝업 운영, 시 제품 제작 지원), 판로 개척(백화점 전용관)에 이르는 체계적인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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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의 ‘키네틱그라운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K패션을 육성하기 위해 기획된 신개념 K패션 전문관이자 실험적 플랫폼이다. |
롯데백화점의 ‘키네틱그라운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K패션을 담아내기 위해 기획된 신개념 K패션 전문관이자 실험적 플랫폼이다. 단순한 쇼핑 매장을 넘어 글로벌 2030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K-패션 브랜드의 성장 및 글로벌 진출 거점을 마련하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 콘셉트는 K패션, 라이징 브랜드, 그리고 콘텐츠(IP)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마뗑킴, 더바넷, 스탠드오일, 드파운드 등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높인 K패션 라이징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롯데타운 명동 및 잠실의 강력한 상권 특성을 활용해 백화점, 면세점, 기타 쇼핑몰 간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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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은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지역 1번점 입지 강화와 K패션의 글로벌 마중물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 일본 도쿄 시부야 패션위크에 참가해 ‘하이퍼그라운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무센트, 몽세누, 쓰리투에이티 등 7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신만의 착장으로 시부야 중심가 도로 위 런웨이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하이퍼그라운드는 MZ세대 고객을 겨냥한 영패션 전문관이다. 백화점의 공간 혁신과 K패션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략적 플랫폼을 수행한다. 이미스, 포터리, 스탠드오일, 케이스티파이 등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은 K패션 라이징 브랜드와 백화점 최초 & 지역 단독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신세계는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지역 1번점 입지 강화와 K패션의 글로벌 마중물이라는 두 가지 주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 후 20대 고객 137% 증가, 전체 방문객 중 20·30대 구성비 48% 달성 등 압도적인 수치로 젊은 고객층 유입에 성공함으로써 백화점 고객 연령층 다각화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이 중 센텀시티점 하이퍼그라운드는 전체 브랜드 중 절반 가량을 지역 단독 신규 브랜드로 구성해 서울 외 지역 MZ세대의 원정 쇼핑을 유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사업은 유통사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강력하고 독점적인 콘텐츠(브랜드)를 데이터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육성해 급변하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수익 구조를 다각화 하려는 핵심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우현 기자
whk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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