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불황에 취약한 산업…“대기업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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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삼성물산, 한섬, 코오롱FnC 모두 상시 구조조정 체제 가동

2025-10-23 오전 11:57:44

불황에 옷 소비부터 줄이는 소비자들…패션 대기업 실적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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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외한 LF,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등 4곳 패션 대기업들의 임직원 수가 전년동기대비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패션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너도나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비효율 사업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 등 경영효율화 작업으로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외한 LF,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코오롱인더 스트리FnC부문 등 4곳 패션 대기업들의 임직원 수가 전년동기대비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LF는 지난해 6월 1024명이었던 직원 수가 올해 6월 현재 1년 만에 108명 감소한 916명으로 나타났다. 한섬은 1619명에서 1579명으로 40명이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381명에서 1361명으로 20명이 감소했다. 코오롱인더FnC는 1265명에서 71명 감소한 1194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오롱FnC는 공식적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은 모든 사업부서 내 근속연수 10년차 이상, 나이 40세 이상 직원들이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소비 둔화와 패션업계 불황으로 인한 매출 및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드러내놓고 인력감축을 거론하진 않지만 꾸준히 임직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비효율이거나 적자를 내는 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인력과 자원을 재배치하는 인력 효율화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은 패션산업의 지속적인 불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내수 중심 중고가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는 대기업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경기 불황에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산업의 경우 대기업의 비대한 조직은 의사결정 및 생산 시스템에서 스트리트 캐주얼 또는 온라인 브랜드들보다 느려 대응력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청 소매 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의류 소매 판매액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다. 한국섬유산업 연합회의 2025년 봄 시즌 패션 소비 실태조사에서도 패션제품 소비액은 전년대비 8.2% 줄었다.


계절적 요인도 패션산업 불황을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패션 기업의 주력 상품인 재킷, 코트 등 간절기 의류 판매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특히 단가가 높은 겨울 아우터(패딩, 코트)의 경우 최근 몇년 간 따뜻한 겨울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대규모 재고가 쌓여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요인들로 패션 대기업들의 실적이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F 올 2분기 패션 부문 매출은 67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줄었다. 전사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한 4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금융 부문 성과에 따른 것이어서 패션 부문 영업이익은 크게 부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섬의 올 2분기 매출액은 33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82% 감소한 7억3700만원에 불과했다. 코오롱FnC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07% 오른 1조258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6% 줄어든 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매출 510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0.6%, 36.5%씩 줄었다.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증권사와 리서치기관 등 투자업계는 “하반기에도 국내 패션시장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이제 패션이 더 이상 쇼핑 우선순위가 아니며,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F&B나 뷰티 등 인접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의류 소매판매, 백화점 소매판매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초고가 혹은 트렌디한 브랜드들은 그나마 덜 하겠지만 대체로 내수 매출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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