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렌스키, 올블랙 패션에 정치적 메시지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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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디자이너가 젤렌스키의 트럼프 외교를 위한 옷차림에 도움을 준 방법

2025-08-21 오전 9: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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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군복을 연상시키는 정장을 입고 참석했다. 지난 2월 회담 때 그는 정장 대신 검은색 셔츠와 바지를 입었다가 트럼프의 비아냥을 받은 적이 있다.


이날 오후 1시 13분 젤렌스키는 백악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그는 넥타이는 매지 않았지만 ‘올 블랙’ 정장 스타일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 슈트와 검은색 셔츠를 입었다. 단추와 구두도 모두 검은색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전투적인 것과 고전적인 것 사이의 일종의 패션 비무장지대 같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있기 3일 전인 지난15일, 우크라이나 디자이너 빅토르 아니시모프(Viktor Anisimov)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새로 디자인한 검은색 정장을 선보이며, 그 정장에 특별한 디테일을 추가했다. 이 정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젤렌스키가 자주 착용했던 군복 스타일에서 벗어나, 민간인 정장에 가까운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되었다. 이는 단순한 패션의 변화가 아닌,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니시모프는 이 정장의 뒷면에 있는 얇은 슬릿을 통해 "이것이 우리의 평화에 대한 희망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젤렌스키의 이미지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군복에서 민간 의류의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행운의 부적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변화는 젤렌스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6개월만에 젤렌스키를 만난 트럼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하다”고 추켜세웠다. 6개월 전 “정장이 없냐”며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놓고 면박을 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젤렌스키의 군복 스타일은 지난 2월 백악관 오벌 오피스 회의에서 트럼프가 그를 공개적으로 꾸짖은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체르니히프 출신의 아니시모프는 당시의 영상을 보며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향해 던진 일침을 느꼈다. 그는 이를 젤렌스키가 아닌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어떻게 숨쉬는지, 어떻게 사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의 절망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월요일, 백악관 기자는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았는지 물었던 과거를 언급하며, 이번 패션에 대해 "정장이 정말 멋지다"라고 칭찬했다. 아니시모프는 이번에는 비판이나 칭찬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품위 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칭찬도 하고, 꾸짖기도 한다. 우리가 이기면, 그리고 우리는 이길 것이다, 그 양복이 누구의 것이든 상관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이후, 전투복 스타일의 의상을 착용하여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연대를 나타냈다. 그는 1년 후 우크라이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순간, 우리 모두는 내면적으로 변했고, 모든 것이 변했고, 삶이 변했다.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되었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전쟁의 참상 속에서 패션이 어떻게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 정장은 원래 8월 24일 우크라이나 독립 기념일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었다. 하지만 젤렌스키의 미국 방문을 위해 긴급하게 수정이 필요했다. 아니시모프는 정장을 수정하기 위해 팀과 논의하던 중, 대통령의 요청을 받았다. 아니시모프가 젤렌스키의 스타일을 변경하는 임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 젤렌스키는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다. 검은색 티셔츠에서 흰색 셔츠와 넥타이로, 그리고 정장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그의 이미지 변화를 보여준다. 아니시모프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젤렌스키의 스타일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했다.


아니시모프는 지난 1월 이전의 이미지 변신에서 알게 된 지인이 그에게 연락을 했을 때, 5년 이상 젤렌스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대통령을 위한 캡슐 컬렉션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아니시모프는 이 컬렉션의 모든 아이템이 다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군복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NATO 정상회담이나 트럼프와 유럽 지도자들과의 중요한 회담을 위해 특별히 수트를 제작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장은 단순히 정장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젤렌스키가 다양한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는 다용도 의상을 원했음을 나타낸다. 젤렌스키는 이미 비슷한 디자인의 재킷을 여러 벌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스타일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니시모프의 디자인은 젤렌스키가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과 6월 NATO 정상회담에서도 착용되었다. 이러한 행사들은 2월 공개적 갈등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젤렌스키의 의상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패션은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아니시모프의 디자인은 젤렌스키의 이미지 변화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평화에 대한 희망이다"라는 아니시모프의 말은, 패션이 단순한 의상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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