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휴양지, 백화점 몰캉스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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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휴식·체험이 공존하는 복합문화 공간

2025-09-09 오후 1:23:55

Z세대, 가족 단위 고객까지 사로잡은 여름 백화점 전략


여름휴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더운 날씨, 장마, 고물가의 삼중고 속에서 해외여행이나 장거리 피서보다 더 선호되는 것이 있다. 바로 ‘몰캉스’다. 쇼핑몰(Mal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인 몰캉스는 실내에서 쾌적하게 식사하고 쇼핑하며 휴식을 즐기는 도심형 휴가 트렌드를 일컫는다. 최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이러한 몰캉스족을 적극 공략하며, 쇼핑 공간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여름철을 기점으로 몰캉스 트렌드는 백화점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다. 고객은 단순 구매보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백화점은 이제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닌 ‘놀고 쉬고 체험하는’ 공간이 됐다. 실내 테마파크, 전시, 팝업스토어, 포토존, 체험형 콘텐츠 등이 결합된 백화점은 이제 시즌 마케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몰캉스는 여름 한철 트렌드가 아니다. 장기적인 유통 전략의 전환점이다. 백화점은 지금껏 없던 새로운 피서지, 휴식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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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더현대서울은 ‘마우이 여름시장’ 콘셉트로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에게 마치 여행 온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 백화점, 어디까지 진화할까


진화형 백화점의 대표적인 예는 더현대서울이다. 개장 초기부터 실내 정원, 초대형 팝업 공간, 미술관 수준의 전시 존 등으로 이목을 끌었던 더현대서울은 여름이 되면 몰캉스족을 겨냥해 테마 공간에 더욱 힘을 싣는다. 작년 ‘포지타노의 태양’에 이어 올해 ‘마우이 여름시장’ 같은 해외 휴양지 콘셉트는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에게 마치 여행 온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동시에 ‘인증샷 명소’로도 각광받으며 SNS 유행을 선도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월드타워점을 중심으로 키즈 체험존, 전시형 푸드존, 인기 캐릭터와 연계된 팝업 부스를 마련해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체류시간 증가와 식음료 소비 증대로 이어지며, 여름철 매출을 견인한다. 부산 센텀시티점 등 지역 거점 백화점은 지역문화와 연계한 체험 콘텐츠를 강화해, 관광객까지 흡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타필드 하남·고양 등 복합쇼핑몰과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쇼핑과 함께 영화, 워터파크, 실내 놀이 공간, 펫 파크까지 연결되는 경험형 콘텐츠는 ‘도심 속 종합 리조트’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쇼핑은 물론 놀이, 여가, 반려생활까지 아우르며 몰캉스족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리뉴얼을 통해 백화점 중앙을 대형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신세계 강남점은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실내 미술관을 구성해 고객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AK플라자 수원은 7층 하늘공원에 ‘도심속 비밀의 키즈 워터랜드’를 개장해 17일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이 체험 중심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브랜드별 매장이 모여 있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테마형 구조와 동선 설계, 휴식 공간의 분산 배치 등을 통해 고객의 동선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체류 경험을 자연스럽게 확장시키고 있다. 쇼핑 중간에 쉬어가는 소파존, 창밖 풍경이 보이는 전망 카페, 조용한 북카페형 라운지 등은 소비자의 감정에 여유를 더해주는 심리적 장치이기도 하다.


이처럼 백화점의 공간 전략은 리뉴얼 차원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운영방식,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하게 설계되고 있다. 각 지점별 특성과 상권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몰캉스 전략이 실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백화점 하나하나가 각자의 ‘여름 콘셉트 리조트’로서 정체성을 갖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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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잠실 월드타워점을 중심으로 키즈 체험존, 전시형 푸드존, 인기 캐릭터와 연계된 팝업 부스를 마련해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공략하고 있다.



◇ 콘텐츠 큐레이션과 감성 소비시대


백화점은 이제 브랜드가 아닌 경험을 큐레이션한다. 퍼스널 향수 만들기, 일러스트 클래스, 반려동물 체험관 등은 소비자에게 '내가 참여한 브랜드'라는 감각을 남긴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관계 기반 마케팅의 축이 된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관계 형성을 유도하며 소비자에게 감정적 유대감을 남긴다. 백화점은 점점 브랜드의 이야기를 경험시키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실내정원에 하와이 마우이섬을 콘셉트로 한 이색 공간을 마련했다. 7.5m 높이의 야자수 10여그루를 배치하고 하와이풍 상점들을 준비해 실내에서 휴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1일까지 타임빌라스 수원점, 롯데몰 김포공항점, 롯데몰 수지점에서 여름 쇼핑 축제 ‘서머 시그널(Summer Signal)’을 진행했다. 먼저 타임빌라스 수원점에서는 여름 제철 과일 복숭아를 주제로 한 ‘복숭아 주의보’ 팝업스토어와 함께 ‘김씨네 과일’의 DIY 티셔츠 이벤트를 마련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름철 물놀이를 준비하는 고객을 위한 서핑 브랜드 편집숍 팝업스토어를 여는 한편 여름을 담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서머 해쉬태그 #서머스노우' 전시를 통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몰캉스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단연 ‘SNS 인증샷’. 백화점은 포토존, 테마 공간, 조명, 미디어 아트 등을 통해 방문객이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더현대서울의 정원, 신세계 루프탑, 롯데 캐릭터 존 등은 고객의 사진촬영을 멈출 수 없게 한다.


SNS 바이럴을 염두에 둔 기획은 실제 방문객 유입에도 큰 영향을 준다. SNS를 통한 간접 체험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백화점은 디지털과 물리 공간을 연결하는 새로운 마케팅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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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여름을 담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통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 몰캉스, ‘다음 방문’을 부르는 충성 고객 전략


몰캉스는 여름뿐만 아니라 사계절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 봄에는 피크닉 콘셉트, 가을에는 와인 마켓, 겨울에는 실내 스케이트장과 크리스마스 마켓이 몰캉스를 구성한다. 고객은 계절마다 백화점에서 다른 이유로 머무르고, 브랜드는 계절별 한정 경험을 통해 고객의 반복 방문을 유도한다.


이는 단기 매출 상승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고도화, 소비자와의 지속적 접점 확보라는 장기 전략으로 이어진다.


백화점은 고객의 동선, 체류 시간,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몰캉스를 설계한다. 앱 기반 위치 분석, CCTV 및 와이파이 센서 데이터는 어떤 구역이 인기 있는지, 어떤 콘텐츠가 매출로 이어지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몰캉스 기획은 트렌드가 아닌 성과가 보장된 전략으로 기능하며, 백화점의 새로운 기획 표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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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하남·고양 등 복합쇼핑몰과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전략에 집중하는 신세계백화점.



◇ 백화점, 복합 플랫폼이 되다


몰캉스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반복 방문을 유도해야 성공한다. 구독형 클래스, 시즌 한정 프로그램, 멤버십 전용 혜택 등을 통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전략이 확산 중이다.


더 나아가 고객이 백화점이라는 공간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도 강화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이 아닌, 공간에서 얻은 경험, 나만의 순간, 가족과의 기억 등 ‘감정 자산’을 남기도록 설계된 전략은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진다. 특히 육아 고객을 위한 키즈라운지, 시니어 고객을 위한 맞춤형 편의시설, 반려동물 동반 공간 등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핵심 포인트로 작용한다.


몰캉스의 진화는 백화점이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닌 경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AR, 라이브커머스, 메타버스와 연동된 하이브리드 몰캉스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결국 몰캉스는 백화점 생존 전략이자 정체성의 확장 도구다. 고객은 단순 소비자가 아닌, 경험의 일부로 참여하게 되며, 백화점은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는 진정한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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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eejung@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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