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시드니 스위니가 모델로 출연한 아메리칸 이글 광고 |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스(American Eagle Outfitters Inc.)의 주가는 지난 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기업의 광고를 칭찬한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65% 급등 마감했다. 25년 만의 최대폭 상승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메리칸 이글은 2000년 이후 최대 상승세를 기록하며 소매업체의 주식을 밈주식 영역으로 밀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등록된 공화당원인 시드니 스위니는 지금 가장 '핫'한 광고를 내놨다. 아메리칸 이글 광고이고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힘내라 시드니!"라고 언급한 후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24%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스위니가 지난해 6월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원으로 등록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그의 광고는 환상적”이라고 추켜세웠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들을 “나쁜 유전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달 미국의 백인 여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내세운 새로운 광고 시리즈를 공개한 뒤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메인 광고 문구로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Jeans·청바지)을 가졌다'를 내걸었는데, '진'(jeans)과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s)이 영어로 동음이의어라는 점에서 인종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광고 문구를 비판하는 이들은 시드니 스위니가 광고 중 한 장면에서 "유전자(genes)는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되며, 종종 머리색이나 성격, 나아가 눈 색깔도 결정한다. 내 진(jeans)은 파란색이다"라고 말한 점을 들며 '백인우월주의'가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샬리니 샨카르 노스웨스턴대 인류학 교수는 CNN에 “이 광고는 백인 민족주의적이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와 지지층을 의미)’ 친화적”이라고 진단했다. 마커스 콜린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AP통신에 “의도적이든 아니든 백인의 유전적 우월성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말장난에 불과하나 문구를 두고 진보 진영이 '워크'(woke·'깨어있다'는 의미로 진보 진영의 문화 의제를 뜻함) 프레임을 씌워 과장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국 백악관과 집권 공화당의 주요 인사가 공화당원인 스위니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가 미국 사회의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일종의 ‘문화 전쟁’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3일과 4일 연속 시든; 스위니를 두둔했다.
하지만 시드니 스위니의 유전적 특성과 청바지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방식으로 조명한 광고 캠페인이 실제로 쇼핑객들이 이 회사의 의류를 구매하도록 설득하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들이 청바지와 기타 가을 필수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신학기 시즌에 아메리칸 이글의 실적이 어떻게 될지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월요일 발언은 회사 실적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아메리칸 이글 주가에 대한 과대 광고를 더욱 부추겼다. 그리고 이는 과대 광고 자체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의 전형적인 징후다.
밀러타박앤코(Miller Tabak & Co)의 최고 시장 전략가인 맷 말리(Matt Maley)는 “대부분의 밈주식은 가장 인기 있는 주식을 쫓는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월요일의 움직임으로 해당 주식의 연초 대비 하락률은 20%로 줄었다. 해당 기업은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지난 분기에는 봄과 여름 상품에 대한 감가상각으로 7천5백만 달러의 비용을 기록했다.
월요일 주가를 급등시킨 일부 트레이더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주목이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주가 변동의 규모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 맷 말리는 아메리칸 이글 경영진이 예를 들어 주식을 더 발행하는 등 이러한 관심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밈주식의 인기 기업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AMC Entertainment Holdings Inc.)와 게입스탑 코퍼레이션(GameStop Corp.)은 과거에 이러한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은 “단기적으로 트레이더들은 과대 광고를 따르는 데 매우 능숙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가 더 많이 언급될수록 주가에 더 유리하다고 믿는다면, 이는 확실히 호재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한 이후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지, 아니면 줄어들지”는 “며칠, 몇 주, 몇 분기”가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과 같은 또 다른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아메리칸 이글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맷 말리는 “모멘텀이 있다. 알고리즘 거래가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시장은 구매자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판매자를 제거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인물인 시드니 스위니는 과거에 주가를 상승시킨 적이 있지만, 그 상승세가 항상 지속된 것은 아니다. 1년 전, 신발 회사인 크록스(Crocs Inc.)는 헤이듀드(HEYDUDE) 라인의 글로벌 대변인으로 시드니 스위니를 공개했다. 발표 당일 주가는 4.1% 상승했지만, 그 이후 주가는 약 30% 하락했다.
1997년 워싱턴주 스포켄의 보수적인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스위니는 케이블방송 HBO의 인기 드라마 ‘유포리아’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녀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Z플립5’를 들고 아이브 장원영과 같이 셀카도 찍었다. 또 스위니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브랜드 홍보 모델로도 활동했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